간혹 열정을 가진 척하며 살아가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더 먹고 싶은, 더 자고 싶은, 더 놓고 싶은 자기 욕구와의 싸움에서 매번 무참히 지면서 "나는 열정을 가졌어."라고 말한다.
그리고 "작가님, 제 넘치는 열정을 좀 작동시켜 주세요."라고 말한다.
미안하지만 나는 그들을 절대 변화시킬 수 없다.
'자는 사람은 깨울 수 있지만, 자는 척하는 사람은 절대 깨울 수 없기 때문이다.'
- 김종원 <생각 공부의 힘> 중에서
"선생님, 오늘 너무 기분이 나빠요."
"무슨 일있니?"
"글쎄 저(C)와 함께 노래 부르기로 했던 친구(A)가 갑자기 다른 친구(B)와 한다고 해서 저혼자하게 되었거든요."
"에고, 그런 일이 있었구나"
(그 친구A를 부르고)
"오늘 갑자기 파트너를 바꾼 이유가 뭔지 알 수 있을까?"
"아 그거요?! 쟤(C) 와도 부르고 싶긴 했는데 이 친구(B)가 함께 부르고 싶다고 해서 그냥 그러자고 했어요."
"그렇구나.그런데 친구 C가 기분좀 나쁘지 않았을까?"
"왜요? 저는 그냥 둘다 친하니 그의 말에 응해준 것 뿐인데요^^;;"
"한번 생각해볼까? 친구 C의 입장에서 보면 너와 하려고 했던 계획이 너의 선택으로 인해 한순간에 끊어지게 되었잖니! 선생님이 그 친구의 입장이 되었다고 생각해보면 기분이 상당히 좋지는 않을 것 같구나! 너도 똑같은 경우를 경험했다면 기분이 어떨것 같니?"
"기분이 좋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래 맞아!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하면 되겠니?"
"그 친구에게 사과하고 다음부터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겠어요."
"그래. 너가 말한대로 행하렴."
"네"
고학년 아이들과 함께 하다보면 위와 같은 일들이 비일비재 일어나고 합니다. 똑같은 상황이 자주 일어나지요. 그리고 누군가는 아파하고. 그렇게 행동하는 친구는 또다른 곳에서 비슷한 상황을 연출하곤 합니다. 그런데 정작 본인이 누군가로부터 쉽게 단절되는 경험을 하면 분을 못참고 자기 목소리를 내는데 바쁜 친구들이 바로 그런 친구들입니다.
저는 아이들에게 '착하다'와 '척하다'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물론 이것은 지극히 제 개인적인 개똥철학일 뿐임을 말씀드립니다.)
우리 보통 착한 아이라고 칭하는 데는 그 친구가 누군가의 말들로 부터 무조건 순종하는 모습에서 그와 같은 호칭을 붙이곤 합니다. 엄마말을 잘 듣는 아이, 선생님 말을 잘 듣는 아이, 친구말을 잘 듣는 아이 등 사람들로부터 잘 들어주고 크게 토달지 않는 친구들에게는 하나같이 '착한 아이'라는 이름표가 붙게 됩니다. 그래서 친구 관계에 있어서 가운데 끼는 친구들이 거의 대부분 그와 같은 친구 '착한 아이'들이 있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저친구와도 친하게 지내고 싶고, 또 다른 친구와도 친하게 지내고 싶고.
양쪽 아이들은 서로 자신의 이야기를 토달지 않고 들어주는 그 '착한 아이'를 갖기 위해 서로 으르렁 거리며 미묘한 경쟁 구도를 가집니다.
A와 착한 아이가 이야기 하고 있을 때 B가 데려가기도 하고, B가 착한 아이와 함께 있을 때 A를 데리고 가는 둥 이런 행위들이 결국 A와 B 사이를 등돌리게 만들고 무엇보다 그런 작은 행위들이 오해에 오해를 불러일으켜 결국 서로에게 심한 상처를 입히게 만들곤 합니다.
초등학교 고학년 친구들에게 이런 현상이 많이 일어나는 데 최근에 저희반 아이들에게도 이런 것 때문에 긴 시간 상담을 한 케이스가 많이 있었습니다.
저는 아이들을 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관계라는 것은 참으로 세밀하기에 각자만의 감정선이 있습니다. 그런데 주의할 것은 가운데 껴 있는 우리 친구들의 입장이 난처 하다는 것이죠.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둘다에게 좋은 이미지를 받는 것도 좋은데 간혹 잘못된 선택으로 누군가에게는 상처를 주곤 하는 모습도 연출이 됩니다. 선생님은 이것을 착한 아이 컴플렉스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모든이들을 충족시켜주면 얼마나 좋으련만 실질적으로는 그것이 쉽지 않아요.
선생님도 겪어 봐서 알고 있어요. 이쪽에 있다고 저쪽에 있다가 때론 요쪽에 있으니 결국 '나'라는 사람은 그 어느곳에서 속하지 않는 미지근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자신의 목소리를 내어주면 됩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한마디만 하면 됩니다. "00아! 지금 내가 이 친구와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그거 마치고 너에게 갈께." 정도의 간단한 한마디! 그러면 이야기 하던 친구도 크게 상처를 받지는 않지 않을까요? 물론 이렇게 사는 것이 피곤할 수 도있지만 누군가의 감정을 쉽게 상처주는 행위는 하지 않을 수도 있기에 언제부턴가 선생님은 이런 단순한 방법으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싫으면 싫다라고 이야기도 하기도 하고, 좋으면 좋다라고 이야기도 하는 등 착한 사람, 척한 사람이 되기 보다는 그저 나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답니다.
착하기 위해 억지로 애쓰지 마세요. 그러다보면 결국 '척'하게 됩니다. 착한 아이 컴플렉스트는 바로 남을 의식하는 곳에서 발생한다는 사실! 꼭 명심했으면 해요."
척하는 사람!
저는 그동안 저를 포장하면서 살아왔음을 느낄 때가 있었습니다.
때로는 열정이 가득한 사람인 척.
때로는 공부 잘하는 척.
때로는 내 기분이 좋은 척.
때로는 훔치지 않은 척.
때로는 거짓말 하지 않은 척.
때로는 배끼지 않은 척.
때로는 힘들지 않은 척.
때로는 슬프지 않는 척.
등 척.척.척. 하는 척 박사였다는 사실!
물론 100% 순도있게 사는 것은 무리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이것만은 늘 가슴에 품고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남을 속이긴 쉽지만 자신을 속이긴 어렵다.
이런 마음을 알았는지 공자는 이미 2,500년 전부터 아래와 같은 말로써 3,000명이나 되는 제자들에게 자신을 더욱 갈고 닦을 것을 주문합니다.
자신에 대해서는 스스로 엄중하게 책임을 추궁하고,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가볍게 책임을 추궁하면, 원망을 멀리 할 수 있다.
선한 것을 보면 마치 거기에 미치지 못할 듯이 열심히 노력하고, 선하지 않은 것을 보면 마치 끓는 물에 손을 넣은 듯이 재빨리 피해야 한다는데, 나는 그런 사람을 보았고 그런 말도 들었다.
숨어 삶으로써 자신의 뜻을 추구하고, 의로움을 실천함으로써 자신의 도를 달성해야 한다는데, 나는 그런 말은 들었지만 그런 사람은 아직 보지 못하였다.
군자에게는 항상 생각하는 것이 아홉 가지가 있다.
볼 때에는 밝게 볼 것을 생각하고,
들을 때에는 똑똑하게 들을 것을 생가가며,
얼굴빛은 온화하게 할 것을 생각하고,
몸가짐은 공손하게 할 것을 생각하며,
말을 할 때는 진실하게 할 것을 생각하고,
일을 할 때에는 공경스럽게 할 것을 생각하며,
의심이 날 때에는 물어 볼 것을 생각하고,
성이 날 때에는 뒤에 겪을 어려움을 생각하며,
이득될 것을 보았을 때에는 그것이 의로운 것인가를 생각한다.
군자는 일의 원인을 자기에게서 찾고, 소인은 남에게서 원인을 찾는다.
군자는 자신의 무능함을 근심하지, 남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음을 근심하지 않는다.
인이란 것은 자신이 서고자 할 때 남부터 서게 하고, 자신이 뜻을 이루고 싶을 때 남부터 뜻을 이루게 해주는 것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미루어서 남이 원하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바로 인의 실천 방법이다.
저는 스스로 이런 다짐을 했습니다.
절대로 자는 척하는 자가 되지 말자고!
무언가를 할 때 정말 제대로 최선을 다하는 자로 살겠다고 말입니다.
오늘도 자는 척하는 것이 아닌 진정한 '나'를 만나고 있는 '나'에게 응원 가득 주고 싶습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