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여,
비록 지금은 지하철에서, 거리에서, 버스에서, 사무실에서 끝이 없을 것 같은 높고, 외롭고, 쓸쓸한 삶을 살고 있지만, 아직은 포기지 말아요.
오늘도 '살기 위해' 시작한 나의 사소한 하루가
내 미래를 밝힐 위대한 내일의 시작이니까요.
그리고 기억하기로 해요.
'살기 위해'라는 마음만 갖고 있다면,
지금 내가 머물러 있는 자리가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곳이라는 사실을.
'그대요, 빛나는 그대여'
- 김종원 <생각 공부의 힘> 중에서
정확히 1년전. 지금의 모습과는 180도 전혀 다른 삶을 살았습니다.
제 몸과 마음은 완전히 바닥을 쳤습니다. 번 아웃을 넘어 지하 끝까지 가고 있었지요.
언젠가 불안한 마음은 없어질 것이라는 희망의 끝자락만 잡고 있었습니다.
몸과 마음이 힘드니 제대로 수업이 될일이 없었습니다. 교실에서는 더욱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제 자신에게 너무 미안했습니다.
가족에게도 너무 미안했습니다.
우리반 아이들에게도 너무 미안했습니다.
무기력과 두려움이 결국 저를 더욱 나락의 길로 인도했습니다.
다양한 처방을 받았지만 모두다 기술적인 면이라서 무너진 제 마음을 다잡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이때는 그동안 제가 붙잡아온 것들이 모두 무너진 상태였습니다. 그동안 웃고 잘 지내던 긍정의 마인드도 완전히 무너져 매일 근심 걱정에 쌓인 사람의 몰골로 다니곤 했습니다.
당시 교감선생님께서는 저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젊은 사람이 왜 그렇게 힘이 없어. 어깨좀 피고 다니게"
대답할 기운 조차 없어 그냥 목례로 가볍게 인사만 하고 지나갑니다.
매일 매일 압박해오는 심장 박동 소리가 두려웠습니다. 평상시에는 심장이 뛰는 것조차 못느끼며 살았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느껴지는 심장의 소리! 하루하루 그 소리가 제 귓가에 멤돌았습니다.
이때 딱 3가지 말씀만 붙잡고 기도하는 심정으로 '살기 위해' 애를 썼습니다.
1. 맹자의 하늘
하늘이 장차 어떤 사람에게 큰 임무를 내리려 할 때는
반드시 먼저 그의 마음을 괴롭게 하고,
그의 근골을 힘들게 하며,
그의 몸을 굶주리게 하고,
그의 몸을 곤궁하게 하며,
어떤 일을 행함에 그가 하는 바를 뜻대로 되지 않게 어지럽힌다.
이것은 그의 마음을 분발시키고 성질을 참을성있게 하여
그가 할 수 없었던 일을 해낼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함이다.
- <맹자>
'아! 하늘이 나를 시험하고 있구나! 이 고난 뒤에는 반드시 선물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나는 반드시 이 어둠의 터널에서 지나갈 것이야. 지금이 가장 어둡게 보이지만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고 하니 지금이 바로 그때일 수도 있어. 그러니 포기하지 말고 한발작 한발작 움직이자. 포기하지 마라.'
매일 매일 차안에서는 이렇게 큰 소리로 뇌에 전달되도록 외치고 또 외쳤습니다.
2. 하나님의 손길
여호와께서 사람의 걸음을 정하시고 그의 길을 기뻐하시나니
그는 넘어지나 아주 엎드러지지 아니함은 여호와께서 그의 손으로 붙드심이로다.
- 시편 37편 23절~24절 말씀
신앙인으로서 자주 넘어지나 반드시 엎어져서 삶을 포기하지 않도록 하나님의 손길이 저를 꽉 붙잡고 있다고 여겼습니다. 반드시 놓치 않겠다는 심정이었지요.
3. 결국에는 승리하리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를 넘어 '이것 또한 이겨내리라'는 마음으로 결국에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는 생각을 계속 주입했습니다.
어느 날 심신이 무너졌을 때 제가 출석하고 다니는 교회 목사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무엇이 두려우십니까? 결국에는 승리라는 길이 있는데. 승리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 그 어떤 과정도 극복할 수 있지 않나요? 하나님께서 승리케 해 주신다고 했는데 지금 거치고 있는 과정 무엇이 두려운가요? 결국에는 승리함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그 설교 중에서 마지막 한 문장이 저에게 강하게 다가왔습니다.
당시 읽고 있었던 박성후의 <포커스 씽킹>에 나온 도스토옙스키의 5분에 크게 감동받았습니다.
28살의 한 청년이 있었다. 그는 아버지가 농노들에게 죽임을 당하는 모습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아 사회주의 출판물을 만들어 배포하다 잡혀 사형의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의 인생은 지금 사형수에게 주어지는 마지막 5분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마지막 5분, 28년을 살아온 그 사형수에게 마지막으로 주어진 최후의 5분은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었다.
마지막 5분을 어떻게 쓸 것인가? 사형수는 고민 끝에 결정을 했다. 나를 알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작별 기도를 하는 데 2분, 오늘까지 살게 해준 하느님께 감사하고 곁에 있는 다른 사형수들에게 한마디씩 작별 인사를 나누는 데 2분, 나머지 1분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지금 최후의 순간까지 서 있게 해준 땅에 감사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흐르는 눈물을 삼키면서 가족들과 친구들을 생각하며 작별인사와 기도를 하고 나니 2분이 지나버렸다. 그리고 자신에 대해 돌이켜보는 순간 '아, 이제 3분 후면 내 인생도 끝나는 구나'하는 생각이 들자 눈앞이 캄캄해졌다. 그제야 지나가버린 28년이란 세월을 아껴 쓰지 못한 것이 참으로 후회되었다.
"아, 다시 한 번 인생을 살 수만 있다면 ....." 회환의 눈물을 흘리는 그 순간, 기적이 일어났다. 황제로부터 사형집행 중지명령이 내려진 것이다. 구사일생으로 풀려난 그는 사형집행 직전에 주어졌던 마지막 5분을 생각하며, 평생 시간의 소중함을 간직한 채 매순간을 삶의 마지막인 것처럼 여기며 살았다고 한다. 그는 바로 러시아 최고의 작가인 도스토옙스키다.
저역시 도스토옙스키의 마음이 강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결심했지요.
만약 이 무기력과 두려움을 이겨내고 평온한 하루를 맞이할 수 있다면 이제부터는 정말 제대로 살고 싶다고.
허투로 보내는 시간이 없는 알맹이가 꽉찬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다고.
저의 이 아픔과 비슷하게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더욱 나누는 삶을 살겠노라고.
감사하게도 2017년 3월 중순부터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미라클 모닝이라는 선물을 받았고, 무너졌던 것들이 하나둘씩 다시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습니다.
교육, 수업, 독서, 감사, 도전, 희망, 사랑, 화평, 육아, 가정 등 다양한 것들이 다시 자리를 잡아갔고, 그 에너지로 놓았던 책쓰기를 다시 감행해 제 이름으로 된 저서까지 나오게 되었으니 1년전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삶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살기 위해' 애썼습니다. 그런 저에게 토닥 토닥 쓰담어 줍니다.
지난 3월부터 부지런히 살아왔습니다. 이제 어느덧 2017학년도 마무리가 되어 가네요.
잊지 못할 2017년이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삶도 매 순간 기대가 됩니다.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살기 위해'라는 마음을 갖는 것이 무엇인지를...
'살기 위해' 애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