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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eamju Mar 08. 2020

우리가 모르는 타이페이 브런치 '찐' 맛집 TOP4

지속가능 브런치맛집


한국에서도 꾸준히 인기 있는 대만 샌드위치 ‘홍루이젠(洪瑞珍)’
진하고 고소한 두유 맛이 일품인 대만 브랜드 ‘기실두제소(其實豆製所)’



타이페이의 평일 아침 식사는 간단하다. 남녀노소 아침부터 밖에서 사 먹는 것이 매우 보편적인 대만 문화에 물들어 어느덧 나도 따끈한 국과 반찬이 필수인 엄마식 아침 대신, 냉장고에서 미리 구입해 놓은 완제품들을 쏙쏙 꺼내 편하게 아침을 차린다. 가장 자주 먹는 조합은 달달한 특제 소스가 별미인 ‘홍루이젠(洪瑞珍)’의 현미 샌드위치와 신선한 콩으로 만들어 유통기한은 매우 짧지만 맛은 최고인 ‘기실두제소(其實豆製所)’의 고소한 두유.



무궁무진한 타이페이 맛집의 세계 (인스타그램 @dreamju)



주말은 상황이 좀 다르다. 평일 집밥에 질려 토일 외식을 하는 한국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평일 ‘간단한’ 외식에 질린 대만 사람들은 주말을 맞아 가족, 친구들과 ‘진정한’ 외식에 나선다. 특히나 주말의 시작을 알리는 브런치 집들은 젊은 층에게 인기가 많아 인스타그램을 둘러보면 매주 가장 핫한 곳이 바뀔 정도! 



물론 이런 핫한 가게들도 나름의 매력이 있지만 오늘 소개할 곳은 그보다 훨씬 더 값진, 타이페이 피플들에게 다년간 꾸준하게 사랑받고 있는 일명 ‘지속가능 브런치 맛집’ 네 곳이다. 로컬들에겐 늘어지는 일요일 아침이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곳이자 매일이 주말인 여행자들에겐 언제 가도 좋을 곳. 지금부터 랜선 여행으로 함께 둘러보자!




1. The Antipodean Specialty Coffee

 - 위치 : No. 4, Lane 26, Gangqian Road, Neihu District, Taipei City 114

 - 영업시간 : 매일 9AM to 6PM



The Antipodean Taipei
파란 테이블이 인상적인 테라스석. 햇살 좋은 날엔 이곳이 제일 먼저 만석이다



타이페이에서 가장 좋아하는 브런치 집. 별다른 기교 없이 기본에 충실한 따뜻한 음식으로 로컬들 사이에서 초창기부터 입소문을 탄 곳이다. ‘이런 곳에 그 브런치 집이 있어?’ 할 정도로 조금 외진 위치에도 불구하고 항상 만석이며 타이페이의 유명한 푸디(foodie)들도 단골 고객으로 자주 방문한다. (주말에 가면 막 아침 운동을 마치고 온 핫한 친구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곳이기도…)



The Antipodean Big Breakfast NT$340, 아보카도 추가 NT$80
Signature Acai Bowl NT$390
Avocado Breakfast Plate NT$390



해쉬브라운, 소시지, 스크램블 에그, 구운 토마토 등 푸짐한 한 그릇이 제공되는 'The Antipodean Big Breakfast'는 이 곳 최고의 인기 메뉴. 모두 직접 만든 홈메이드로, 막 튀겨져 나온 속이 촉촉한 해쉬브라운이 별미이다. 필수 사이드 디쉬인 ‘아보카도 꽃’까지 추가 시 한화 약 16,000원 정도로 한국의 일반적인 브런치 집과 비슷한 수준의 가격.



플랫 화이트 NT$120
매장에서 판매하는 Antipodean의 커피콩



이 곳의 오너는 오랫동안 호주에 거주하다 몇 년 전 타이페이로 이주한 젊은 사업가로, Antipodean 역시 호주에서 영감을 받은 브런치 카페이다. 호주식 카페의 모토인 '1. 신선한 음식, 2. 편안한 분위기, 3. 맛있는 커피' 삼박자를 충실히 따르는 이 곳은 자체 커피콩 브랜드를 만들어 팔만큼 커피맛에도 자신이 있는데, 그중 베스트는 단연 호주에서 유래되었다 전해지는 고소한 '플랫 화이트’이다. (음식을 다 먹은 후 따로 시켜 천천히 음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Antipodean에서 판매하는 맥주 역시 호주 브랜드 'Little Creatures'의 맥주. 홍콩, 싱가포르에 이어 작년 타이페이에도 독립된 맥주집을 연 이 브랜드는 감각 있는 빈티지 라벨 안에 담긴 특색 있는 수제 맥주로 유명하다.



호주 맥주 브랜드 'Little Creatures’의 타이페이店



Antipodean은 모든 재료를 주변 커뮤니티의 소형 서플라이어(Supplier)들에게 공급받는다. 앉아서 브런치를 즐기고 있으면 싱싱한 식재료가 계산대 옆 작은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것을 목격하는 소소한 재미도 찾을 수 있다. 활기찬 직원들의 손님 접대도 항상 유쾌하여 찾을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맛있는 음식과 함께 좋은 에너지가 발산되는 곳이다. (자리가 협소하니 인터넷을 통한 사전 예약은 필수!)



식재료가 들어오는 계산대 옆 작은 창문





2. KiOSK

 - 위치 : No. 40, Section 1, Xinsheng North Road, Zhongshan District, Taipei City, 10471

 - 영업시간 : 매일 10AM to 5PM (화요일 휴무)



KiOSK Taipei
감각적 북유럽풍 인테리어



타이페이의 국제전자센터 격인 'Guanghua Digital Plaza(光華商場)' 건너편에 위치한 KiOSK는 로컬들 사이에서 ‘타이페이에서 가장 맛있는 아보카도 샌드위치’로 잘 알려진 브런치 집. 안으로 들어서면 채광 좋은 가로로 기다란 테이블에서 노트북을 켜놓고 일하고 있는 ‘디지털 노마드족’들을 항시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Antipodean이 친구, 가족들과 밀린 수다를 나누며 활기찬 주말 아침을 시작하는 분위기라면 이 곳 KiOSK는 혼자 차분하게 일을 하거나 책을 읽어도 어색하지 않을 비교적 느린 템포의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시그니쳐 아보카도 오픈 샌드위치 NT$180
고소한 카페 라테 NT$150



어릴 적 할머니 댁에서 보았을만한 미제 접시(?)에 담겨 나오는 이 곳의 아보카도 샌드위치는 심플한 것 같지만 한 끗이 다른 ‘크런치하고 쫄깃한 빵’ 위에 올려진 ‘아보카도와 상큼한 오이 샐러드의 궁합’이 찰떡같다. 다 먹어도 조금 허전할 때는 이 곳의 케이크와 진한 라테 혹은 플랫화이트를 곁들여보자. 안정적인 팬층을 두텁게 보유하고 있는 브런치 집인 만큼 빠질 수 없는 커피맛도 일품이다.   



앞면에 비치된 신문들



KiOSK의 사전적 의미는 ‘신문, 잡지, 쵸코렛 등을 판매하는 간이 판매대 혹은 소형 매점’이라고 하는데, 그 의미 때문인지 가게의 앞면에서는 철제 집게에 예쁘게 걸려있는 신문을 찾아볼 수 있다. 진입장벽 높은(!) 중국어 신문 이외에 ’TAIPEI TIMES' 같은 영자 신문도 비치되어 있으니, 여행객들도 브런치를 즐기며 ‘지금 이 도시에는 무슨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살짝 훑어보는 것도 재미있을듯하다. 





3. All Day Roasting Company

 - 위치 : No. 329, Yanshou Street, Songshan District, Taipei City 105

 - 영업시간 : 매일 11AM to 10PM



걷고 싶은 거리 ‘푸진 스트릿(Fujin Street)’



유명한 써니힐 펑리수의 컨셉 스토어가 있는 '걷고 싶은 거리' 푸진 스트릿에서 주택가 안쪽으로 조금만 더 들어가면 이 동네 커피 터줏대감 'All Day Roasting Company’가 푸르른 나무 아래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적한 평일 낮 시간



워낙 스페셜티 커피로 유명해 각지에서 찾아오는 많은 마니아를 보유한 곳이지만 이 곳에서 판매하는 바게트 샌드위치도 한 끼 식사로 훌륭하다. 게다가 블랙커피는 계속 리필이 가능하기 때문에 한적한 평일 낮의 늘어지는 브런치에 제격. 통창으로 들어오는 채광이 특히 좋아 (아래 디저트 사진처럼) 창가에서 '인생 음식 샷'을 찍을 수 있다는  로컬 인스타그래머들에겐 공공연한 비밀이다.



바게트 샌드위치 NT$280, 블랙커피 NT$140
아이스크림을 얹은 브라우니 NT$180



All Day Roasting Company에서 시내의 송산공항까지는 차로 딱 5분 거리. 송산공항을 이용한다면 출국 당일 오전 브런치를 즐기고 푸진 스트릿의 상점들을 구경한 후 공항으로 출발하는 것도 스마트한 방법이다.



구석구석 재미있는 상점들이 숨어있는 ‘푸진 스트릿'





4. Sugar Pea Cafe

 - 위치 : No.16, Alley 20, Lane 300, Section 4, Ren'ai Road, Da’an District, Taipei City, 106 

 - 영업시간 : 매일 11:30AM to 4:30PM, 5:30PM to 9PM (월요일 휴무)



여행 온 느낌이 물씬 나는 Sugar Pea의 실내 테라스석



한국계 미국인(Korean-American) 셰프, ‘SANDY YOON’이 이끄는 Sugar Pea는 ‘16년도 오픈 후부터  현재까지 쭉 인기가 대단해 최소 2주 전 예약이 기본인 곳이다. 한국계 셰프 YOON이 어떤 연유로 미국에서 타이페이로 이주하게 됐는지, 그 젊은 나이에 타국에서 수년째 성공적으로 레스토랑을 이끌고 있는 비결은 무엇인지, 실은 궁금한 점이 많아 정도 더 간다.  



스테이크 쿠스쿠스 샐러드 w/ 구운 야채 NT$580 *강력추천!
바나나 팬케이크 w/ 피넛버터 허니 소스(小) NT$240
레드 벨벳 케이크 NT$200



미국의 잘 꾸며진 하우스에 초대받아 들어온 듯한 아늑한 인테리어도 분명 인기 요소이지만, Sugar Pea의 핵심은 단연 기본기 탄탄한 음식이다. ‘Hearty Brunch’, 즉 마음이 따뜻해지는 브런치 음식을 모토로 하는 이 곳은 동양권에서 은근히 찾기 힘든 신선하고 풍미 가득한 각종 샐러드볼부터 타이페이에서 가장 맛있는 ‘레드 벨벳 케이크’까지 여느 날의 브런치로 완벽한 메뉴를 갖고 있다. (‘Korean Pork Bowl’이라는 이름의 계란 올라간 반가운 비빔밥도 보인다.)



깔끔한 오픈 키친, 가정집같은 화장실

 


브런치에 곁들이면 즐거움이 배가 되는 ‘와인’. 이 곳의 와인 메뉴에는 센스 있게도 각 와인맛의 특색이 적혀있어 손님들이 원하는 것을 비교적 쉽게 선택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렇게 A부터 Z까지 디테일한 Sugar Pea를 보고 있자면 ‘잘되는 집은 다 이유가 있다’는 말에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성공한 브런치 가게의 표본 Sugar Pea, 한국계 셰프가 이끄는 곳이라 더더욱 앞으로도 꽃길만 걸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Sugar Pea 와인 메뉴 중 일부
햇살, 브런치, 화이트 와인






이상 소개한 네 곳은 한국 여행자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타이페이에서는 다년간 검증된 실력으로 꾸준하게 사랑받고 있는, 로컬들에겐 보석 같은 곳이다. 지금은 글과 사진으로 아쉬움을 달래지만 곧 가까운 타이페이에서 일상인 듯 여행인 듯한 브런치 타임을 즐길 그 좋은 순간을 상상하며, 우리 모두 여행이 다시 가능해질 그때를 간절히 기다려 본다!




[번외 : 나가기 귀찮을 땐 홈 브런치가 최고! #타이페이우리집]


용과, 망고, 패션푸르츠 등 풍부한 대만 열대과일들
일요일 낮 브런치엔 시원하게 화이트와인 한 잔, 아니 한 병! (인스타그램 @dreamju)

 


# 더 많은 타이페이 이야기는 인스타에서 만나요 >> https://www.instagram.com/dream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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