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nge curve(변화곡선)
사람은 기본적으로 안정을 추구한다. 그래서 변화를 수용하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 개구리형으로 자기도 모르는 사이 아둔하게 죽어갈 것인가? 아니면 배움형으로 민첩함을 길러 성공할 것인가?
변화에 무감각한 개구리형
개구리 실험
처음에 개구리가 뜨거운 물 안에 들어가면 깜짝 놀라 반응한다. 하지만, 점점 따뜻해져 아주 서서히 온도가 올라 끓게 되는 물에서는 위험한 줄 모르다가 무감각하게 죽고 만다. 이 이야기는 서서히 일어나는 중요한 변화에 반응하지 않고 무관심한 사람들을 비유할 때 사용되곤 한다.
자연계에 살아 있는 모든 존재들은 주변 환경에 맞춰 적응을 해야 한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생존하고 종족의 번영을 위해 끊임없이 주변환경에 반응하고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만큼 어려운 것도 없다. 왜일까?
인간은 수렵생활, 유목생활 등을 거치면서 기본적으로 불안전한 환경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안전을 추구해 왔다. 그리고 안전한 곳을 발견하면 정착하여 머물고 싶어 했다. 정착이 가능해 짐으로써 농경이 가능해졌고 기술의 발전으로 이어졌다. 이후 무리를 지어 정착지를 안전하게 방어하는 것도 필요해졌다. 이렇듯 "안전"은 진화를 거듭하며 인간의 유전자에 본능처럼 내재되어 왔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불안전한 환경으로부터 안전을 추구해 온 본능이 환경변화엔 다시 무감각해지게 만들어 위험을 만든다. 마치 개구리 실험에서 서서히 변하는 온도를 지각하지 못하는 개구리처럼 말이다. 그 대가는 혹독하다.
신년에 세워 놓은 계획들이 지금 쯤이면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곤 한다. 안 쓰던 근육을 사용하는 것이 불편해 다시 평소에 자주 쓰던 근육을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훨씬 편안하고 생산적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고행이 아닌, 활력과 기쁨을 가져다주는 쪽으로 변화를 만들 수 있을까?
'변화 곡선(change curve)'에 대한 이해를 통해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변화에 직면하면 사람은 일반적으로 몇 가지의 단계를 거치게 된다. 처음엔 약간의 충격(shock)과 기존의 생각과 방식을 고수하고 싶은 마음에서 거부감(denial)이 들어 에너지가 떨어진다(depression). 그 후 새로운 방식에 대해서 최초로 변화를 수용하는 단계로 진입한다. 그래도 뭔가 새로운 방식이 도움이 될 텐데.. 하며 몇 가지 실험을 해 본다(experiment). 그러면서 새로운 방식을 좀 더 깊이 이해하게 되고, 기대감이 형성되어 기분도 더 좋아진다. 좀 더 좋은 결과들로 연결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되면 곧바로 실행으로 옮기고 새로운 방식을 적용해 나아간다. 이렇듯 사람이 변화를 받아들이는 데에는 단계가 필요하고,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변화전략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실패하며 배우는 배움형
사람은 각자 경험의 결과를 통해 생각을 구조화하기 마련이다. 변화를 직면해 부정적인 생각이 드는 이유는 경험상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내가 경험하지 않은 방법이기 때문에 의심과 두려움이 생기는 것이다. "내 방법이 옳아!" "난 실패하면 안 돼!" 하는 마음속에는 정반대 상황을 전제하고 있어 쉴드를 형성하게 한다. 이 메커니즘이 전문가들이 변화를 싫어하는 일반적인 생각이다. 이 마음이 고착화되어 변화를 받아들이기 더 어렵게 만드는 역할을 하게 된다.
하지만 만약에 "실패해도 괜찮아!" 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이 깔려 있다면 어떨까? "한번 실행해 보고 방법을 바꾸면 되지!" "다음엔 다른 방법으로 해 봐야겠어!" "이번 일을 통해 배울 점이 무엇일까?" 등 초보자처럼 배움 자체에 초점을 맞춘다면, 변화 곡선에서 실험(experiment) 단계로 바로 진입이 가능해진다. 변화 자체를 긍정적으로 수용하게 되어 거부감 등이 없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변화를 빠르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생각들)
자신을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한 초보자로 여기기
실적이나 성과가 아닌 배움에 초첨을 맞추기
실수를 당연하게 여기기
다른 사람을 선생님으로 보고 도움을 요청하기
자신이 모르던 것을 발견하려 애쓰기
전문가처럼 보이지 말고 모르는 것을 발견하려 노력하기
실패를 재 정의하기
실패 = 실험하는 것
실패 = 잘 못 알고 있는 것을 깨다는 것
실패 = 프로토타이핑을 하는 것
배움형 인간이 되기 위한
학습민첩성 [Learning Agility]
배움이란 다른 말로 학습과 같다. 그리고 실패란 다른 말로 학습과 같다. 실패의 경험을 통해 학습하는 능력과 의지, 새롭게 직면하는 상황에서 학습한 내용을 빠르고 유연하게 실천하고 적용하는 능력, 이것을 학습민첩성이라 한다(Labardo & Eichinger, 2000). 변화를 유연하게 디자인하기 위해서는 학습 민첩성이 높아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개인의 변화수용을 넘어 기업의 변화는 더 어려운 문제다. 기업을 구성하는 것이 여러 명의 사람들이고, 다양한 사람들의 안전을 추구하려는 본능에 대항하여 변화의 활력을 불어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고 변화를 추구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좋은 리더란 변화의 영역을 발견하고 그 필요성을 비전으로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구성원은 리더의 말과 행동을 대하며 비로소 변화의 필요성을 수용하고 동참하게 된다.
우리 조직이 변화에 탁월한 조직인지 아닌지 반문해 보자.
우리 회사(조직)는 실패의 의미를 이해하고, 실패를 허용하는 조직문화인가?
우리 회사(조직)는 학습과 배움의 의미를 중요하게 여기고, 이를 장려하는 조직문화인가?
그동안 전문가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안전을 추구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젠 "열정 가득한 초보자", "모르는 것을 발견하려 노력하기", "빠르게 실패하기" 등 배움에 초점을 맞춰 유연하게 생각해야 겠다.
어떤 관점을 가지고 바라보는지에 따라 생각이 영향을 받고, 궁극적인 행동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Lombardo, Eichinger, & Captette (2010)
아래의 진단문항을 통해 학습민첩성 정도를 진단해 보자.
1=전혀 그렇지 않다, 2=그렇지 않다, 3=보통이다, 4=그렇다, 5=매우 그렇다
나는 호기심이 많고 탐구하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타인의 피드백을 잘 수용하고 적응하려 노력한다
나는 어떤 일이 잘 되지 않을 때 접근 방법을 유연하게 수정한다
나는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알고자 하는 열망이 가득하다
나는 스스로의 성장과 발전을 적극적으로 추구한다
나는 새로운 경험과 도전을 추구한다
나는 변화 및 새로운 아이디어에 수용적이고 개방적이다
나는 실수를 통해 배우고, 이를 반영한다
reference
Parkes, C. M. (2013). Elisabeth kűbler-ross, on death and dying: A reappraisal. Mortality, 18(1), 94-97
Lombardo, M. M., & Eichinger, R. W. (2000). High potentials as high learners. Human Resource Management, 39(4), 321-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