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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eamLabs Feb 04. 2024

멀티태스킹보다 하나에 집중하는 힘을 길러야

멀티태스킹과 집중력 & 기억력의 관계


아주 평범한 일상


내일 중요한 발표가 있어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 대략적인 스토리 구성은 마쳤고 가장 중요한 페이지를 작성하는 중이다. 내용에 몰입하다 보니 30분이 순식간에 지났다. 갑자기 카카* 채팅창에서 띵동 메시지가 뜬다. 열어보니 단체 대화방에 초대되어 있었고 쏟아지는 대화를 읽고 있자니 재밌다. 대학동기들이 오랜만에 옛 얘기를 나누는 것을 보니 반가운 마음에 나도 인사를 전했다. 잠깐... 이려니 했으나 20분이  쓱~ 지났다. 다시 작업하던 페이지로 돌아가 잠시 흐름을 살펴본 후 다시 집중해 본다. 10분이나 지났을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이메일 알림 팝업이 뜬다. 클릭해 보니 이번엔 사내 뉴스레터다. 이번에 입사한 신입 공채 직원들의 자기소개 내용이 눈을 사로잡았다. 요즘 세대들의 톡톡 튀는 취미생활이 재미고 참 신박하다. 10명쯤 살펴보다 다시 작업하던 나의 작업 페이지로 돌아갔다. 다시 20분이 쓱 지났다.

"어디까지 했더라?..."


일상적인 우리의 모습이다. 무언가에 집중을 하지만 이내 집중을 잃고 딴짓을 한다. 대표적으로 스마트폰과 SNS의 무분별한 사용과 관련이 깊다. "딴짓"을 하는 이유는 내가 지금 하는 일이 꼭 지루해서만이 아니다. 무엇인가 나한테 자극이 오면 그쪽으로 주의가 꼴리고 그러다 그쪽에 관심이 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또는 물리적으로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결코 딴짓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나쁜 습관이 몸에 배이면 시간 내 집약적으로 일을 하거나 몰입할 수 있는 시간들이 점점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시간이 없어서 일을 못 하는 게 아니라 집중하는 시간이 부족해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다.


집중하기 힘들다는 것은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우선 소요시간을 늘림으로써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실수나 에러가 늘어 품질(qualty)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때로는 미스커뮤니케이션(소통 오류)이 빈번하게 야기되기도 한다. 인지과학으로 보면 집중하지 못하고 딴짓을 함으로써 작업기억(working memory)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한다.   

뇌의 정보처리 프로세스: 단기기억 단계를 작업기억(working memory)이라 부른다


작업기억(working memory)은 여러 가지 복잡한 인지 과제들을 수행할 때 일시적으로 정보를 저장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정보들은 작업기억에서 일시적으로 보관한 후 부호화과정(인코딩)을 거친 후 장기기억으로 저장된다. 특히 작업기억 용량은 노년층의 언어 능력에 관여하는데, 작업기억은 제한된 용량을 가지고 있으며 노화에 따라 감소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ADHD로 알려져 있는 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 장애(Attention-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도 작업기억과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ADHD는 부주의(inattention), 과잉행동 (hyperactivity) 및 충동성(impulsivity)이 주요 증상으로 주로 아동기에 진단(5%)되는데, 현재는 성인 ADHD의 유병률도 약 2.5%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성인기에서 ADHD는 아동에 비해 과잉행동이 현저히 줄어들지만 부주의 증상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하나에 집중하지 못하고 딴짓을 하면서 여러 일을 산만하게 하는 행동이 작업기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뇌의 정보처리 프로세스를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실험 1


연구를 통해 멀티태스킹이 기억력, 집중력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자. 학생들(262명)을 대상으로 미디어를 사용하는 동안 총 사용하는 미디어 종류의 개수(출판물, TV, 컴퓨터 영상, 음악, 음악이 아닌 소리, 게임, 전화통화, 인스턴트 메신저, SMS, 이메일, 웹서핑, 기타 컴퓨터 작업)로 평균을 낸 결과로 고 멀티태스킹 그룹(HMM)과 저 멀티태스킹 그룹(LMM)으로 분류하였다.

  


이 두 그룹에 각각 기억해야 할 화면을 순서대로 보여주었다.  첫 번째, "Cue(준비)"화면을 보여 준 후, 두 번째, "Memory Array(기억)"화면에서 빨간색 네모의 방향을 기억시켰다. 이때 파란색 네모는 방해요인(distractor)으로 주의를 분산시키려는 실험의도다. 시간을 두고 "Cue"화면을 다시 보여 준 후 마지막으로 "Test Array(테스트 화면)"을 보여주었다. 그다음 첫 번째 화면과 마지막 화면의 빨간색 네모의 방향이 바뀌었는지 안 바뀌었는지를 테스트했고, 파란색 네모(방해요인)의 변화에 따른 정확도를 측정했다.


실험결과 고 멀티태스킹 그룹에서 distractor(파란색 네모)가 늘어날수록 정확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멀티태스킹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 "자신이 집중해서 기억해야 할 내용을 다른 자극들 때문에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결과 "를 의미한다.


    



실험 2


이번엔 2 단어, 3 단어 회상 작업(Two and Three-Back task)을 측정하였다. 멀티태스킹 정도에 따른 작업기억(working memory)과 집중력을 측정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우선 실험 참가자에게 알파벳을 읽어주고 "2번 전의 것(two back)과 같으면" Yes를, 그렇지 않으면 No를 누르는 방식으로 정확도를 측정했다. 같은 방식으로 "3번 전의 것(three back)과 같으면"  Yes를, 그렇지 않으면 No를 누르는 방식이었다.


연구결과(아래의 B 그래프) 고 멀티태스킹 그룹(HMM)에서 잘못 누르는 비율이 3-back task에서 급격히 늘어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좀 더 많은 기억을 필요로 하는 환경에서 실수가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써 이 역시 "멀티태스킹을 할수록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시사한다.



2, 3개 전의 것에 실험결과, 대한 (A) = 정답률. (B) = 오답률






사람의 뇌가 멀티태스킹에 어떻게 반응하고 이때 기억력과 집중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봤다. 실험의 일관된 결과는 멀티태스킹을 많이 하는 사람들이 자신이 집중해서 기억해야 할 내용을 무관한 자극들 이 들어오면 기억을 정확히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우리 뇌의 정보처리 프로세스 중에서 작업기억의 용량에 부하가 생기기 때문이다.


멀티태스킹 능력이 좋은 사람의 경우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주의력, 집중력이 결여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ADHD질환의 기준은 부주의(inattention), 과잉행동 (hyperactivity) 및 충동성(impulsivity)을 총체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한곳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것은 주의력 결핍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맥락에서 아동(5%) 뿐만이 아닌 성인의 경우에도  ADHD(주의력 결핍 및 과잉행동 장애) 질환 유병률이 2.5%에 이른다. 성인 ADHD 질환이 아동의 절반에 이른다는 뜻이다.


SNS를 컴퓨터에 설치해 놓고, 작업을 하면서 실시간으로 반응하지 않은가?(재미야 있지만, 주의를 분산시크는 결과를 초래한다) 상습적으로 전화 통화를 하면서 다른 일을 하지는 않은가? 일을 순서 없이 펼쳐 놓고 생각나는 일들을 쳐나가는 방식으로 작업을 하고 있지는 않은가? 본래 하려는 일이 있었는데, 딴짓을 하면서 종결짓지 못하고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지 않은가? 주변에서 멀티태스킹을 잘한다고 부추겨 세우진 않는가? 공부나 책을 읽을 때 습관적으로 음악 등을 틀어 놓지는 않는가?(특히 과하게 주의를 분산시키는 음악) 운전을 하면서 SNS, 기사검색 등 주의분산을 하진 않는가? 곰곰이 돌아봐야 한다.



시간을 아끼려.. 더 빨리하려.. 더 유능해 보이려.. 2~3개를 동시에 하려는 등 멀티태스킹에 대한 혼자만의 착각을 하기 십상이다. "내가 동시에 여러 가지를 하고 있다"는 것은 "내가 그만큼 한곳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성공이나 목표, 추구하는 행복을 생각해 보면 어떨까? 모두 덜 중요한 것들 속에서 더 중요한 것을  찾아 그것을 이루기 위해 초집중(Hyper focus)함으로 가능해진다. 그것은 고도의 노력과 에너지를 필요로 하고 그럴 때 실체가 생기기 때문이다.


파올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에서 양치기 산티아고는 자신의 꿈을 찾아 나설 것인지, 현실에 안주할 것인지 고민한다. 하지만 끝내 양치기(현실)가 아닌 아프리카의 피라미드 보물이라는 꿈을 찾아 정처 없이 여행길에 몸을 싣는다. 오직 자신의 꿈에 집중하여 목적지에 이르고 만다.




멀티태스킹은 짧게 보면 "작은 일"을 이뤄내는데 도움이 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유혹적이다. 하지만 기억력을 떨어뜨리고 집중하는 힘을 분산시키는 역할도 한다. 그래서 경각심이 필요하다.


집중하는 힘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길게 보면 "큰 성공"이나 인생의 "꿈"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엄청난 집중력이 요구된다. 단 하나에 주의를 집중하고, 에너지를 모을 때 최고의 성공도 이뤄 낼 수 있지 않을까?



Reference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 2009, Vol. 106, pp. 15583-155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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