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생산적 행동(counterproductive behavior)
회사의 물건이 사라진다?
2000~2002년 독일에서 회사 내 화이트칼라에 의한 크고 작은 절도행위로 빚어진 회사의 총손실이 총 230억 유로(한화 약 30조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었다(Bechtoldt et al., 2007). 미국 역시 한 해에 직원들의 절도로 인한 손실이 거의 2,000억 달러로 독일의 10배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었다(Spector & Fox, 2002). 단순하게 비용으로 추산하기 힘든 부정행동까지 모두 고려한다면 상황은 더 심각할 것이다.
절도행동을 사례로 들었지만, 조직이나 그 구성원에게 해를 입히는 의도된 행동을 폭넓은 의미에서 “반생산적 행동”이라 부른다. 예를 들어 공격성, 절도, 결근, 모욕 등 명백하게 드러나는 행동뿐만 아니라 의도적인 직무누락, 지시 불이행, 업무 회피 등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행동 역시 이에 포함된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살펴보면 크게 5가지로 구분 지을 수 있다. 크게는 행동 지향성(대인 지향 vs. 조직 지향)과 임무 관련성(임무 관련 vs. 임무 무관)의 2개 차원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를 다시 조직 지향 X 임무와 관련한 행동(결근, 시간과 자원의 남용 등), 대인 지향 X 임무와 관련 행동(조작이나 안전하지 않은 행동 등), 대인 지향 X 임무와 무관한 행동(동료에 대해 언어 공격, 인신공격 등), 조직 지향 X 임무와 무관한 행동(재산 파괴, 절도 등)으로 나뉜다. 지향 정도가 모두 약한 행동으로 음주, 약물 남용 등의 행동도 해당된다.
반생산적 행동은 개인이 행동하는 의도가 조직 또는 조직 구성원에게 불리한 영향을 초래하는 행동으로 공격, 절도, 결근, 모욕 등 눈에 보이는 행동이다. 일부는 고의로 지시를 위반하거나 잘못된 방식으로 일하는 등 소극적인 행동을 포함한다(Spector & Fox, 2002)
반생산적인 행동인지 아닌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있다. 첫째, 우연한 행동이 아니라 고의성이 있어야 한다. 1회성 충동이 아니라 의도성을 갖고 여러 번 행동한다는 의미이다. 둘째, 조직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이다. 특히 비용은 회사의 수익과 직결된다. 만약 열심히 할 수 있었음에도 노력하지 않았다면 회사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이 기대하지 않는 행동에 해당된다. 마지막으로 반생산적 행동은 은밀하게 행해진다. 주변인도 모르게.. 나만 하는 은밀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약 이들 중에서 대부분 해당된다면...... 회사에는 있지만 회사에 피해를 끼치고 있는 것이 맞으니 행동의 의도는 각자의 몫이다.
누가 삐딱선 타기 쉬울까?
왜 이러한 부정한 행동들이 발생하는 것일까? 몇 가지 이유를 살펴보자.
첫째, 회사가 자신에게 불공정(Unfair)하다고 인식할 때이다. 공정성 인식은 지극히 주관적이고 상대적인 자기 인식의 결과이다. 그런데 승진, 연봉, 정보의 범위, 인사고과(평가), 발령, 경력개발 기회 등에서 자연스럽게 자신만의 주관적인 생각이 만들어지게 된다. 만약 개인이 회사가 유독 자신에게만 불공정하다고 느끼게 되면 분노나 화 등 부정적인 생각이나 감정이 야기되고 이로서 반생산적인 행동의 동기가 형성되게 된다.
둘째, 개인 특성으로 나르시시즘(Narcissism) 성향이다. 개인의 자존감은 일반적으로 반생산적 행동을 낮추는 결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나르시시즘처럼 과도하게 높은 자존감은 반생산적 과업행동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한다. 예를 들어 "오늘은 보는 사람도 없고 지각하면 뭐 어때!", "내가 건전지 몇 개 유용하는 게 뭐가 그리 문제가 되겠어!" "법인카드로 결제하고 대충 에둘러 청구해야겠어!".. 이처럼 자신에게는 관대하다. 문제는 이런 사람이 관리자가 되면, 자신의 부정적 경험으로 그런 의도가 없는 팀원들 마저도 심하게 불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셋째, 마키아벨리즘(Machiavellim) 성향이다. 마키아벨리즘은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수단을 가리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 보니 사실을 자신에 유리하게 조작(manipulation)하는 것에 정당성을 주여하게 된다. 리더십 분야의 연구에 의하면 적당한 마키아벨리즘 성향은 리더십 효과성을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렇다 보니 반생산적 행동의 결정요소에 마키아벨리즘 경향성이 개인특성 중 하나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마키아벨리즘이 높은 사람은 경제 범죄를 저질러 자신의 수입을 최대화하는 경향이 있고, 장기적으로 파트너와 신뢰나 협력 관계를 구축하지 않는 결과를 보였다. 또한 높은 마키아벨리즘을 보이는 사람이 낮은 마키아벨리즘을 나타내는 사람에 비해 더 쉽게 반생산적 행동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넷째, 통제소재(Locus of control)이다. 통제점이 외부에 있는지 내부에 있는지에 따라 소극적 행동과 적극적 행동으로 나타난다. 만약 내부에 통제점에 있는 개인은 자신의 행동과 결과를 연결하는 경향이 있고, 어떤 것이 정확한 판단인지에 따라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려 한다. 반면, 외부에 통제점이 있는 개인은 환경에서 실마리를 찾는 경향이 강하다. 즉, 외부 요소 때문으로 문제의 원인을 돌리는 경향이 있다. 연구에 의하면 외부이 통제점이 있는 사람이 더 쉽게 반생산적 행동을 취할 수 있음이 밝혀졌다. 이 외에도 분명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생각해 볼 시사점
개인의 입장에서 회사는 일에 대한 보상을 제공받는 것 이상으로 많은 의미가 있다. 위에서 제시한 몇 가지의 이유 중에서 나의 생각과 의도를 고쳐 먹음으로써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회사에 대한 “공정성”과 상황을 주도하려는 “내적 통제감”을 갖는 것이다. 만약 직원을 넘어 언젠가 조직을 이끄는 리더가 되겠다고 마음을 먹는다면 맞닥뜨린 내 상황들이 나에게 모두 귀중한 학습자원으로 인식될 수 있다. 어떻게 인식하는지는 순전히 내 선택의 몫! 그렇다면 회사에서 굳이 부정적인 행동으로 마음의 불편감과 또는 부정적인 행동을 저지를 이유가 사라지지 않을까? 멀리 보고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생각하려 하면 이해의 면이 넓어질 것이다. 좋은 의도는 좋은 행동으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회사로서는 직원들에게 공정성을 더 많이 이해시키기 위해 다양한 인사정책이나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경영자가 직원과의 인식의 차이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이해하는 것으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직원들이 참여하고 제도를 설계하도록 하고 실행으로 이어지게 하는 방법은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다. 구성원의 책임감이 높아 저서 좋은 실행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마키아벨리즘, 나르시시즘 성향이 너무 높은 것은 조직 내 반생산적 행동 관점에서 부정적인 효과가 예상되기 때문에 인사제도에 반영시키는 방법을 제안한다.
Robinson & Bennett(1995)
아래의 10개 진단문항을 진단해 보고, 결과를 통해 나에 대한 인식을 높여보자.
1=전혀 그렇지 않다, 2=그렇지 않다, 3=보통이다, 4=그렇다, 5=매우 그렇다
나는 가끔 동료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하고 상대가 민망해할 정도로 지나친 농담을 할 때가 있다.
나는 동료의 개인사를 제3의 타인에게 먼저 공개하는 경우가 있다.
나는 일할 때 예상보다 더 많은 시간을 의도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나는 일할 때 빨리 마무리를 할 수 있음에도 일부러 속도를 느리게 한다
나는 상사의 승인 없이 늦게 출근하는 경우가 잦다.
나는 가끔 회사의 공공 물품(예, 문구류, 회사비품, 예산 등)을 전용하는 경우가 잦다.
나는 업무 장소 등 주변의 환경에 쓰레기를 버리는 경우가 잦다.
나는 매니저의 지시를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경우가 있다.
나는 관련되지 않는 사람과 조직의 기밀 또는 중요한 정보를 주변에 공개한다.
나는 일부러 일하는 시간을 지연시켜 야간 수당을 받고자 할 때가 있다.
Reference
Robinson, S. L., & Bennett, R. J. (1995). A typology of deviant workplace behaviors: A multidi mensional scaling study.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38(2), 555-572.
Bechtoldt, M. N., Welk, C., Zapf, D., & Hartig, J. (2007). Main and moderating effects of self-control, organizational justice, and emotional labour on counterproductive behaviour at work. European Journal of Work and Organizational Psychology, 16(4), 479-500.
Spector, P. E., & Fox, S. (2002). An emotion-centered model of voluntary work behavior: Some parallels between counterproductive work behavior and organizational citizenship behavior. Human Resource Management Review, 12(2), 269-2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