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일생
햇볕이 비타민D를 만들어내고 뼈에 좋다는데 그녀는 왜 꼬부라진 허리로 노년을 맞이하게 되었을까? 평생직장에서 노후가 보장되는 일을 하면서 정교사 K는 왜 행복하지 않을까? 같은 하늘 아래에 살아도 너무나도 다른 삶을 살아온 인생의 이야기를 듣게 될 때가 있다. 여자의 일생이란 무엇일까?
그녀에게는 꽃길 대신 사람손이 닿지 않으면 그저 땅이고 흙일 뿐인 밭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에게 밭은 인생이고 애인이고 삶의 낙이었을까. 하루종일 밭에 앉아 풀을 뽑고, 올라오는 농작물들을 보며 애지중지했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도 머리 아픈 일도 전혀 없는 생활이었다. 대부분이 밭에서 앉거나 서면서 신체를 부지런히 움직여야 했다. 그녀는 자식을 살뜰히 챙긴다거나 집안 살림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개미떼가 집안을 드나들어도 그릇들이 덜 씻겨진 채로 놓여 있어도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오로지 밭일에 대한 자부심으로 일평생을 살았고, 그렇게 뼈 빠지게 한 밭일은 매년 일천만 원 정도의 소득을 안겨주었다.
농번기가 끝나면 마을 사람들과 차를 대절해서 관광을 하고, 돌아와서는 또 다른 일을 받아왔고, 쉬지 않고 일했다. 그녀의 일을 멈추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그녀는 살아있는 한 자신이 가장 일을 많이 한 사람으로 인정받기를 원하는 듯했다. 자식들에게도 "나 젊어서는 지금보다 더 일 많이 했다"라며 그렇지 않았냐고 그렇다는 자식들의 답을 듣고 싶어 했다.
정교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K가 그 꿈을 이루고 나서 허무했던 것은 또 무한 경쟁의 시작이라는 사실이었다. 사회생활, 인간관계, 맡는 업무량과 부서, 담임과 비담임 등 인사권자의 눈밖에 나서는 안되며 학생지도도 예전 같지 않다는 현실에 직면할 뿐이었다. K의 직업을 보고 사랑을 속삭이던 남자와 결혼을 했고, 남자의 외도로 이혼을 했다. 사랑과 인생의 쓴맛, 자신의 잘못이 아닌 남편의 잘못으로 인한 실패의 경험은 K를 무너지게 만들었다. 정해진 시간에 가까스로 일을 해내며 삶을 견디고 있었다.
밭일이 전부였던 그녀와 정교사의 꿈을 이룬 K의 인생은 여자의 일생이라는 공통점 밖에 없다. 자연의 공기와 햇살이 천연화장품이며 어느 것 하나 바를 필요 없이 잘 보일 사람 하나 없이 해가 지면 자고 해가 뜨면 일어나는 그녀에게 여자의 일생은 무엇이었을까?
알람장치 없이는 깨어나지 못하는 아침을 맞이하며 온갖 화장품으로 치장을 하고 출근을 해도 자신보다 더 나은 사람 앞에서는 기가 죽고 마는 멘털과 매사가 보이지 않는 경쟁에서 오는 긴장감으로 녹초가 되고 마는 K는 남편의 외도도 자신이 월등하게 이쁘지 않아서라며 자책을 하고 있는데 K에게 여자의 일생이란 무엇일까?
작가라는 자리가 내가 경험해 보지는 못했지만, 다양한 이야기들을 쏟아낼 수 있어야 한다면
오늘 나는, 여자의 일생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