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강의를 하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
"메타버스 교육이 아이들에게 정말 도움이 되나요?"
"전두엽 발달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도 있던데요."
메타버스 강의 요청이 이어지면서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마을교육, 각종 공공기관에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TV 출연의 여파가 생각보다 크다고 느낄 정도로 많은 강의 요청들이 이어지고 있고, 실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본업이 교사이니만큼 수업에 지장이 되거나 학교 업무에 지장이 되는 강의들은 미루고 있다. 하지만 강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곳은 되도록 강의를 하려고 한다. 바로 저 질문 때문이다.
메타버스 교육이 아이들에게 정말 도움이 되나요? 내 대답은 항상 YES다. 누구보다 메타버스 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변화를 지켜봤기 때문에 고민하지 않고 YES라는 답을 자신 있게 던진다. 그 정도로 메타버스 교육은 아이들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온다.
사람들은 새로운 것에 두려움과 의심을 느낀다.
사진기가 처음 발명되었을 때, 영혼을 빼앗긴다고 사진을 찍지 않은 사람들이 많았다. 인터넷 쇼핑이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인터넷 거래를 신뢰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사진기가 영혼을 뺏는다고 생각하거나 인터넷 쇼핑은 사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사람들이 새로운 것에 적응하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특히 교육은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아이들의 변화는 아주 천천히 일어나며, 어떤 때는 1년 안에 교육의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내가 무심코 한 한마디의 칭찬이 아이의 장래희망을 바꾸기도 하고, 내가 무심코 가르쳤던 한 부분에서 아이의 꿈이 자라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강의에 나가서 메타버스가 정말 교육에 도움이 되느냐는 의심을 던지는 사람들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대학원에 다닐 때 교수님께서 꼭 읽어보라고 하셨던 '디지털 치매'책을 읽고 난 후의 충격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각종 디지털이 뇌의 발달을 저해하고, 사람들이 금방 잊고 돌아서는 치매와 같은 현상을 겪는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살짝 고개를 갸웃했었다. 이렇게 유해한 것을 현대 사람들은 생활의 일부처럼 사용하고 있구나. 그럼 곧 인류는 디지털 치매로 두뇌발달이 저해되는 것인가. 그럼 아이들을 컴퓨터도 활용하지 않고, 휴대폰도 활용하지 않고, 디지털 문맹으로 두어야 훌륭하게 자라는 것인가.
실제 틱톡이나 유튜브, 각종 게임들이 등장하면서 아이들이 책에서 멀어지게 되었고, 자극적인 현상에 몰두되어왔다. 그러나 그 흐름을 막을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은 계속해서 든다. 2022 교육과정의 핵심과제 중 하나는 인공지능 교육의 도입이다. 컴퓨터 코딩을 통한 인공지능의 도입이 교육과정 전면에 나오고, 정보처리역량이 핵심역량으로 다루어지고 있는 요즘, 두뇌발달에 저해가 된다는 이유로 아이들을 디지털에서 저 멀리 떨어뜨려놓아야 하는 걸까? 그럼 이미 활용을 하고 있는 아이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이런 의문이 계속 들었다.
그런데 현장 아이들을 들여다보면 메타버스에 빠져있는 아이들은 훨씬 많다. 초등학교 3학년 한 아이는 쉬는 시간 심부름을 왔다가 내가 작업하는 일부분을 보고 "어, 선생님 제페토 캐릭터도 있어요?"라고 이야기를 한다. 초등학교 6학년 한 아이는 "선생님, 로블록스 알아요?"로 운을 띄우고 1시간 동안 로블록스 이야기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마냥 미루어 두는 것이 정답일까에 대해서 어른들은 고민을 해 볼 필요가 있다.
메타버스 교육을 실제로 진행하다 보면 아이들은 정말 메타버스 안에서 날아다닌다. 선생님들이 시작하기 어려워서 그렇지, 막상 아이들과 해 본 후의 소감은 모두 아이들의 실력에 깜짝 놀란다는 것이다. 일단 시작이 어렵지 그 후에 아이들은 그야말로 일사천리이다. 교사의 역할을 아이들이 올바른 메타버스 예절을 지키며 수업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도와주는 역할이다. 메타버스 교육의 효과는 크게 3가지이다.
우선, 가장 큰 효과는 수업에서 소외되었던 아이들이 수업의 주인공이 되는 경험을 한다는 것이다. 게임에 몰두하는 아이들이 메타버스에 적응하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 매번 학습에서는 뒤처지던 아이들이 메타버스를 수업에 끌고 오는 순간 우등생이 된다. 다른 친구들을 도와주는 경험을 하게 되고, 그 안에서 겪는 희열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크다. 이 자양분으로 아이들은 또 다른 학습을 할 힘을 얻게 된다. 온라인 게임을 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현실에서 나를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온라인 게임에서의 나는 인정받기 때문에 온라인 게임으로 몰두하게 된다. 메타버스 교육은 아이들이 수업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한 사람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이 가능한 것이다.
두 번째로, 아이들이 직접 만들며 사고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메타버스는 단순히 소비하는 수동적인 태도로는 활동할 수가 없다. 아이들이 직접 움직여야 하고, 메타버스 공간을 만들 때에는 끊임없이 사고해야 한다. 아이들이 소비자에서 생산자가 되는 경험을 하면서 사고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예를 들어 세계 여러 나라의 박람회를 꾸밀 때에 아이들이 사고를 해서 움직여야지만 제작이 가능하다. 자신이 직접 세계 여러 나라의 특징을 조사하고, 그 특징이 드러나게 공간을 꾸미려면 사고해야 한다. 만들어보고 수정해 나가는 과정에서 손과 머리는 끊임없이 상호작용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친구들과 협력하여 의견을 나눌 수밖에 없다. 메타버스라는 큰 공간을 조직적으로 구성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과정들이다. 아이들이 직접 할 수 있는 경험을 주는 활동이 가능하다.
세 번째로, 아이들의 생활에 좀 더 들어가 안전한 메타버스 생활을 독려할 수 있다. 우리도 어렸을 때 부모님이 이야기하는 것이 잔소리로만 들릴 적이 있었다. 사춘기 때에는 친구의 말이 선생님이나 부모님의 말보다 훨씬 와닿는다. 그 이유는 같은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친구이기 때문이다. 선생님이나 부모님께 말씀을 드리려면 처음부터 끝까지 다 설명을 해야 하지만, 친구는 같은 경험을 공유하기 때문에 척하면 척이다. 메타버스도 마찬가지이다.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메타버스를 교육으로 가져와 관심을 가지면 그 안에서 생기는 문제점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된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의 생활에 들어가 보다 안전한 메타버스 생활을 독려할 수 있다.
이처럼 메타버스 교육을 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 단순히 새로운 것이라고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좀 더 면밀히 들여다 보고 아이들의 생활에 한발 더 다가갈 필요가 있다. 앞으로 만날 무수히 많은 선생님들께도 이 이야기를 꼭 드리고 싶어 기꺼이 강의에 나선다. 아이들이 살아갈 시대에 좀 더 관심을 가진다면 아이들이 미래를 살아가기 위한 힘을 기를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