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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맹샘 Oct 30. 2022

스스로를 성장시키는 사회인

기록을 남겨야 해

  선생님이 처음에 함께 근무하신 교장선생님께서 신규발령을 받으니 이 말씀을 하시더라.


  "승진을 할 수 있는 데 안 하는 것과 못하는 것은 달라요."


  그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 거 보면 엄청난 충격이었나 봐. 사실 선생님은 교사가 된 후에 교장이 되어야지라는 생각까지는 하지 않았었거든. 승진은 그냥 권력욕이 있는 사람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교장선생님이 그게 아니라고 하니까 조금 의아했지. 그러면서 수업 실천사례 대회에 나갈 것을 말씀하셨어. 그때 선생님과 같이 발령 난 동기가 1명 있었고, 그다음 해에도 3명이 발령이 났는데 선생님만 수업 실천사례 대회에 나갔어. 물론 교장선생님께 물어물어 썼고, 교무부장님의 도움도 받았지. 그런데 그 과정에서 선생님은 아주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되었어.


  그걸 쓰려고 생각하니 수업이 훨씬 풍성해지는 거야. 내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아이들을 가르치는지, 내가 어떤 철학으로 아이들과 수업하는지를 정리하게 되니까 말이야. 그동안은 교과서에 있는 것을 약간 변형해서 잘 가르치고자 했다면, 이걸 글로 표현하니까 내 철학을 담게 되는 거야. 아이들이 놀이처럼 편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수업이 되어야 한다는 식으로 말이야. 기록하는 건 그런 거더라. 그래서 매년 수업 실천사례 보고서를 썼어. 주제도 조금씩 바꾸고 내용도 풍성하게 말이야. 1년이 지나면 작은 책자가 하나 되는데 그게 엄청난 자신이 되더라. 


  그게 선생님이 책을 쓸 수 있는 힘이 되었고, 다른 사람 앞에 서서 강의를 할 수 있는 기초가 되었어. 매년 기록을 남기는 거 말이야. 기록하지 않으면 금방 사라져. 특히 교사는 더 그렇다. 아이들을 1년 만나고 헤어지고 나면 허무한 마음이 들 때가 있어. 내가 정말 최선을 다해 잘 가르친 게 맞나, 더 잘할 수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말이야. 그런데 1년이 지나면서 쓴 기록을 보면 나 스스로를 칭찬하게 된다. 그래, 내가 이런 자료로 아이들을 가르쳤지. 이런 생각으로 아이들을 만났지 하면서 말이야.


 어떤 선생님은 블로그에 남기기도 하고, 어떤 선생님은 학급경영일지를 쓰기도 해. 또 어떤 선생님은 유튜브를 찍기도 하고 말이야. 그 방법은 다를 수 있지만 기록을 꼭 했으면 해. 사실 초보 교사들일수록 엄청 바쁘지.  학교 시스템을 적용하기 위해서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리니까 말이야. 그래도 그럴수록 자신의 것을 돌아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기록을 해둬야 돼. 무엇이든 기록하는 습관이 아주 중요해.


  특히 일주일의 수업을 미리 정해보고 그 수업에서 자신이 어떤 활동을 할지를 미리 생각해 보는 게 엄청나게 중요하단다. 물론 지도안을 짜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 짜는 것도 중요해.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할 활동이나 학습 목표를 정해서 흐름에 맞게 미리 표시를 해놓았다가 실제로 수업에서 적용을 해보는 게 엄청나게 많은 도움이 된단다. 그리고 그때마다 아이들 사이에서 반응이 좋았던 내용이 무엇인지, 그리고 수업이 끝난 후 아이들이 실제로 어떤 걸 얻었는지를 기록하는 거야. 그런 것들을 기록을 하다 보면 네 스스로 성장에 엄청나게 많은 도움이 된단다.


  기록을 남긴다는 건 자신이 브랜드화한다는 의미도 있는 거야. 자기가 꾸준히 글을 쓸 수 있는 플랫폼을 하나 만든다던가 또는 꾸준히 정보를 모을 수 있는 어떤 자료를 만든다든가 하는 것들이 굉장히 중요하단다. 그 과정에서 네 스스로 훌쩍 자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거야. 선생님이 되면 너를 위해서, 아이들을 위해서 꼭 기록해 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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