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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맹샘 Aug 27. 2021

나는 시간제 엄마입니다

직장을 가진 엄마의 마음

"할머니 안오고, 엄마도 학교 간 꿈 꿨어.

엄마 오늘 꼭 빨리 와"


아침부터 울상을 짓는 아이의 얼굴을 보니 마음이 무겁다. 출근하자마자 빨리오라고 재촉전화가 온다.  6살이 되었지만 아직도 엄마의 품에서 세상 가장 행복한 웃음을 짓는 아들의 모습이 가끔은 마음이 저리다. 온종일 함께 있지 못하고 출근을 해야 하고, 퇴근으로 아이를 하루에 4시간 남짓 볼까? 나는 시간제 엄마라는 생각이 든다.


온종일 아이와 함께 하는 전일제 엄마가 아닌 시간제 엄마.


하루 일과는 6시 30분에 시작된다. 6시 30분 알람에 옆에서 곤히 자는 아이도 깬다. 아이와 30분정도 소소한 이야기를 하다가 7시가 되면 어김없이 길을 나선다. 학교에 도착 후 간단히 통화하고, 학교의 정신없는 하루가 시작된다. 코로나로 인해 아이들이 있을 때 화장실을 가는 것도 사치다. 혹시나 내가 없을 때 방역에 문제가 생길까봐 안절부절이다. 아이들은 8시 40분부터 등교지만 그 전에 오는 아이들이 있어 교실에 가서 정리를 하려면 8시 10분에는 학교에 가야 한다.

아이들을 보내고 나면 과제확인, 교실정리, 동학년 회의를 거쳐 부장회의, 업무 회의, 수업 준비 등 바쁜 하루가 지난다. 밀리는 퇴근 길을 밀려밀려 오면 집에 7시는 넘어야 도착한다. 교육청 회의라도 있는 날엔 더 늦어진다.친정엄마는 아이 목욕도 다 해놓고, 밥도 차려준다. 그러면 매달리는 아이를 달래가며 허겁지겁 밥을 먹고, 후다닥 씻은 다음 아이와 30분정도 놀다 책을 읽어주고 같이 잔다. 잠깐 잔 후 일어나 학교에서 마무리하지 못한 일을 마무리한다. 12시 전에 자본 날이 언제인가 손에 꼽는다.


온전히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은 하루에 많아야 1시간 30분, 짧으면 1시간이다. 육아시간이 있긴 하지만 각종 회의나 업무 때문에 육아시간 사용하기는 사실 사치다. 온전히 쓰는 선생님은 거의 없다. 집에 가면 아이와 함께 할 수 있지만 일은 못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가끔 생각한다. 내가 엄마가 맞나?가슴이 갑갑해지면서 취침시간은 늦어질 때가 잦다.고민한다고 해결되는 일도 아닌데 머리 속도 갑갑하다.


매일 1시간 아이와 만나는 시간제 엄마


그 시간에 아이와 정성껏 놀아주어야 한다고 생각은 한다. 하지만 사실 아침에는 출근준비로 정신이 없고 저녁에는 온 에너지가 빠져 쉽지 않다. 조잘조잘 할 말도 많고 엄마에게 사랑으로 듬뿍 충전해야 할 아이지만 자는 모습만 빤히 바라본다. 신랑은 더하다. 아침에 6시 40분이면 나서고 밤에는 8시 넘어서야 오는 날이 많아 평일에는 아이랑 말한마디 하기 하늘의 별따기이다.


대부분의 가정이 마찬가지일 것이다. 부모님이 직장에 다닌다는 건 그런 거다. 사실 난 항상 집에 엄마와 아빠가 있는 어린 시절을 보냈다. 아빠는 시간이 자유로운 직업이었고, 평일에도 아빠는 항상 함께 하는 존재였다. 맞벌이가 이렇게 아이와 보낼 시간이 없는 생활이란 건 사실 상상도 하지 못했다.


아이와 행복한 시간을 누리기 위해, 내 꿈을 이루며 행복하기 위해 열심히 사는 데, 그 행복을 누릴 시간이 짧다는게 참 아이러니하다. 시간제 엄마로 살면서 정말 눈코틀새 없이 바쁘면서 맘 한구석엔 찜찜함이 남는다.이게 진짜 내가 원하는 삶인가.나 잘 살고 있는거 맞나.

 

시간제 엄마로서의 마음과 삶을 이야기로 풀어가고자 한다.이 세상 모든 시간제 엄마들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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