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내가 기대했던 반응이다. 아이들의 새로움과 신기함이 함께 섞인 저 "우와"소리는 내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열정을 끓어 올리는 신호탄이다. 난 항상 새로운 걸 발견하면 아이들에게 말해 본다.
말하는 첫 번째 이유는 나만 신기한 건지, 아이들도 신기한 건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이미 다 알고 있고, 나만 신기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대부분 내가 신기해하는 것을 같이 신기해한다. 아이들에게 새로운 걸 발견해서 보여주었을 때 그 반응은 언제나 나를 설레게 한다. 처음 보는 신기한 것을 나누는 짜릿함을 공유하는 느낌은 항상 특별하다.
두 번째 이유는 같이 해보고 싶어서이다. 나는 항상 새로운 건 꼭 해보고 싶다. 그리고 아이들과 꼭 해보고 싶다. 아이들의 반응이 어떤지 살펴보고 아이들의 반응이 좋다면 그것은 밤샘의 신호이다. 관련된 수업을 밤새 고민해서 수업자료와 함께 짜잔 하고 나타난다. 그때 아이들의 환희와 기대 가득한 표정은 나의 큰 기쁨 중 하나이다.
이번엔 메타버스다.
온라인 상의 또 다른 세상.
나의 모습이지만
나의 모습이 아닌 모습으로
활동하는 새로운 세상.
베스트셀러에 올라오는 책들은 아무리 바빠도 꼭 읽어보는 편이다. 교사는 시대의 변화에 민감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미래의 변화를 앞서 감지하고 초등학교 아이들이 맞이할 미래 세계를 미리 알기 위해서 하는 나만의 작은 노력이랄까.
아쉽게도 코로나로 인해 교실에서의 그 웅성거림과 짜릿한 기쁨은 줄어들었지만 우리에게는 원격 수업이 있다. 모니터만 보고 있는 아이들에게 각종 게임과 각종 사이트를 활용하여 수업을 하고 있었지만 우리는 너무도 지쳐갔다. 내가 아무리 오버를 하고 얼러도 보고 달래도 보지만 화면은 화면이다.일주일에 두 번뿐인 소중한 등교 수업 시간에는 국어 수학 사회 과학 공부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틈틈이 평가도 봐야 했고 필수 과제들도 실행해야 했다. 원격수업 때에는 수많은 과목들의 진도를 맞추느라 허겁지겁이었다. 작년 한 해 동안 폭풍 같은 학사일정을 소화하고 수업을 진행했는데 올해도 바뀐 것이 없었다.
이건 아니지 않나. 우리가 등교를 못 해도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무언가를 해낼 수 있지 않을까.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해내는 경험이 더욱 중요한 때가 아닐까. 등교해서 모둠활동을 못하면 온라인에서라도 하자. 등교해서 행사 못하면 온라인에서라도 하자.
그런데 어떻게?
그때 나타난 게 바로 메타버스였다.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했을 때 이런 느낌이었을까. 연구회에서 직접 실행해본 메타버스를 보자 머리에 빛이 한줄기 들어오는 느낌이었다. 바로 이거다!
연구회에서 한 선생님이 메타버스 게더 타운을 활용하여 학교 모습을 재현했다. 일요일 8시에 이루어진 이 연구회 모임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이거면 아이들과 쉽게 활동할 수 있겠다.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겠다.
사실 시작할 때는 이렇게 일이 커질 줄 몰랐다. 우리의 활동은 각종 언론에서 관심을 받게 되었고, 티브이 출연도 하게 되었다. 아이들의 빛나는 아이디어와 더불어 메타버스 세상은 무한히 발전되었다. 나 혼자였으면 절대 불가능했을 다양한 시도들이 아이들을 만나 빛을 냈다. 선생님들의 협조와 아이디어들도 메타버스 세상은 지금도 새롭게 발전 중이다.
아이들과 함께 한 메타버스 수업을 기록으로 남겨보려 한다. 우리들의 짜릿하고 행복했던 순간들을 함께 정리해보려 한다. 메타버스 세상을 학생들과 함께 하고 싶은 선생님들과, 메타버스가 어느 정도로 학교에서 활용될 수 있는지 궁금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우리가 겪었던 시행착오와 성공기는 처음 메타버스를 접하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줄 것이다. 메타버스에서 새롭게 성장하는 신인류 디지털 원주민 아이들의 성장기에 함께 희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는 이 소중한 경험을 함께 나누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