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 첫걸음. 메타버스 축제-영상회(1)

교실에서 확장되어 한걸은 더.

by 꿈꾸는 맹샘

"영상제작 동아리 메타버스 영상회 하는 거 어때?

1학기 활동 마무리 겸 구독자도 올릴 겸."


영상제작 동아리 아이들이 한순간 당황한 눈빛을 주고받더니 이내 슬며시 미소 짓는다. 아이들은 잠시 고민하더니 메타버스 초안을 보여주자 눈이 휘둥그레진다. 뭐 저런 것이 있냐는 표정이다. 우리 반 학생 3명은 이미 경험해 봐서 의기양양하다. 내가 메타버스 입장을 준비하는 사이, 자랑하느라 정신이 없다. 메타버스는 최대한 우리 학교와 비슷하게 공간을 꾸몄다. 평면의 공간이라 한계는 다소 있었지만 아이들의 얼굴은 우리가 처음 동아리를 시작할 때처럼 흥미진진한 표정이다.


처음 내가 구축한 공간은 교장실, 스마트교실, 체육관, 운동장 정도였다. 아이들이 점점 아이디어를 더해갔다. 운동장에 조회대를 놓자, 의자를 놓자, 화분을 놓고 싶은데 어떻게 놓는 것이냐 난리가 났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아이들의 생각은 어른보다 뛰어날 때가 많다. 그리고 그 실행능력에는 감탄이 나온다. 다만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기회를 주지 않을 뿐. 특히 컴퓨터를 다루는 일에 있어서는 공부는 안 하고 저런 것만 한다고 한 소리 듣기 일수이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은 디지털 원주민이다. 그런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방향으로 욕구를 풀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 작업의 첫걸음에 유튜브 영상 제작 동아리가 있었고, 그 두 번째 걸음에 메타버스 영상회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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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학년 부장에, 각종 강의 요청에, 교육청이나 외부기관 일을 하면서도 학교 유튜브 동아리도 운영 중이다. 나를 포함한 3명의 교사와 12명의 6학년 학생들로 이루어져 있다. 사실 제안은 교장선생님이 하셨다. 학생이 직접 영상을 만들어 올리는 유튜브 동아리를 해보는 게 어떠냐는 미래지향적인 아이디어에 덥석 한다고 했다. 아이들의 꿈이 유튜버인 경우가 많아지고 있고, 코로나로 인해 아이들 활동이 위축된 지금 영상제작 동아리만큼 적합한 동아리는 없어 보였다. 아이들에게 학교 소식을 전하기도 하고, 직접 만들기도 하는 그런 동아리 말이다. 사실 교장선생님께서는 6학년 부장이 그 일까지 맡기는 너무 무리라고 말리셨셨지만 아무리 봐도 내가 적임자였다. 어느 회사나 마찬가지듯이 자신이 처음 맡은 일 외에 다른 일이 오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그렇다고 이 좋은 아이디어를 없앨 수는 없지 않은가. 결국 동학년 선생님 중 2명과 함께 연구회를 꾸리고 본격적으로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


처음 시작은 다들 말렸다. 더 이상 일을 어떻게 하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내 개인적으로 꼭 하고 싶은 이유가 있었다. 교실 첫걸음에서 말하기를 거부했지만 메타버스에서 날아다니던 00이었다. 사실 영상제작 동아리를 시작하면 내가 무리를 해서라도 잘 이끌려고 엄청난 노력을 쏟아부을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고민 중이었다. 너무 하고 싶고 재미있을 것 같지만 현실과 부딪히는 지점을 만났다. 고민하고 있던 중 00 이를 불러 슬며시 물었다. 00아, 유튜브 동아리 생기면 할 거니? 주저하지도 않고 눈빛이 빛나며, "네"라고 대답한다. 그 한마디로 덥석 유튜브 영상제작 동아리가 시작된 것이다. 지금도 00 이는 가장 열심히 활동하는 동아리 부원 중 하나다. 성격도 엄청 밝아져서 교실에서 단짝 친구도 사귀었다.


영상제작 동아리 박람회에 지대한 공을 세운 것도 00이다. 누구보다 열심히 였다. 우리는 진짜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했다. 모든 일에는 작전회의가 중요한 법. 머리를 맞대고 작전을 짰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12명의 아이들과 3명의 선생님은 밤낮없이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밤 10시에 메타버스에 접속하면 학생과 만나는 날도 있었다. 서로에게 내일 학교 가려면 일찍 자야 한다고 동시에 나가자고 이야기하고 접속을 종료한 적도 있었다. 학부모님들도 취지를 잘 이해해 주셨고, 아이들이 활동하는 것을 전적으로 지지해주셨다. 작전 회의는 끝났다.


1단계. 각 교실에 맞는 영상 주제를 뽑자. 물론 우리가 만들었던 영상도 포함. 모자라면 더 찍자.

2단계. 우리 각자의 캐릭터를 만들자. 명함도 만들고, 우리를 대표할 멋진 아바타를 하나 더 만들자.

3단계. 홍보사이트를 만들고 홍보 포스터와 엽서를 배포하자.

4단계. 메타버스에서 우리가 직접 영상을 소개하고, 퀴즈도 내서 상품을 주자.


우리의 작전회의는 이랬다. 아마 이 세상에서 시도된 적이 없으리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시작한 큰 일이었다. 사실 아이들이 이야기할 때마다 해야 할 일은 아메바처럼 증식하고 있었다. 예산을 어디서 구해야 하나 머리가 바쁘게 돌아갔다. 그래도 슬그머니 미소가 지어졌다. 정말 재미있겠다. 정말 설렌다. 빨리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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