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주제를 정해서, 직접 촬영해 보자. 메타버스에는 어떻게 연결할까?
그리고, 한 팀의 또 다른 아이들은 학교를 자세히 알리고 싶은데 교장선생님과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했다. 교장선생님께 말씀드렸더니 아주 흔쾌히 질문지를 받아 드셨다. 촬영 약속을 정하는 것 까지는 내가 도와주었다. 촬영을 가기까지 아이들은 정말 많이 고민하고 걱정했다. 그래도 메타버스에는 교장실을 꼭 구축해 달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대략적으로 메타버스 내에 가구를 배치했는데, 이것도 아이들이 교장실에서 인터뷰 한 이후 디자인을 다 바꿔 버렸다. 깜짝 놀랄 정도로 아이들이 더 훌륭하게 배치했다. 교장실에서의 인터뷰는 학교가 혁신학교로 선정된 후의 변화, 화단을 열심히 가꾸시는 이유처럼 정말 학생들이 궁금해할 만한 질문들로 채워졌다.
한편으로는 아이들이 직업 소개 파트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직업소개는 학교 밖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운동장에 꾸며달라고 요청을 했다. 역시 구역 설정은 내가 하고 세부적인 배치는 아이들이 했다. 독서치료사, 인공지능 전문가, 베타테스터, 크리에이터와 같이 다소 생소한 직업들이지만 아이들이 관심 있어할 만한 주제들로 선정이 되었다. 새로운 내용이라 영상회 자체 점검을 할 때에도 아이들의 반응이 좋았다. 특히 동영상 무료 소스 사이트를 알아내어 그걸 활용한 영상을 만들어 놀라움을 자아냈다. 어떻게 알았냐고 하니, 선생님께서 사진 무료 사이트를 알려주셔서 혹시 동영상도 무료 사이트가 있나 찾아봤다고 했다. 정말 아이들은 디지털 원주민임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그 외에도 그동안 촬영했던 학교 소개 영상, 환경보호 영상, 학교 주변 소개 영상들로 각 공간이 채워지게 되었다. 나도 아이들도 처음 시도해 보는 것이라 끊임없는 토의와 의견 나누기가 이루어졌다. 아이들이 주도하는 활동이기 때문에 교사는 보조를 해주는 역할이다. 사실 교사가 주도적으로 다 하는 것보다 아이들을 보조해 주는 게 더욱 어렵다. 아이들이 어떤 방향의 어떤 지식을 원할지 알 수가 없고, 과연 내가 그걸 지원해 줄 수 있는 능력이 될까 싶어서이다. 아이들의 요청에 맞추기 위해 매일 밤낮없이 시간이 나면 틈나는 대로 공부하고 아이들과 의논하는 나날들 끝에 동아리 만의 첫 도전이 마무리될 수 있었다.
사실 영상회를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메타버스 게더 타운을 활용하여 이 정도의 행사를 실행한 사례가 거의 없었다. 대학생들이 동아리 박람회를 하는 정도만 존재했다. 그러나 형식 자체가 메타버스 게더 타운 안에서 화상 통화를 하는 형식이지, 무엇인가를 찾고 전시하는 형태는 아니었다. 지금도 사례를 찾아보니 학생들이 직접 메타버스 공간을 구성하여 운영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 그러기에 아이들은 굉장한 자부심을 가지고 운영했다. 실제로 보도자료를 내자 교육청뿐 아니라 각종 언론에서도 취재요청이 쏟아졌다. 영상회를 마치고 급작스러운 코로나 확산으로 아이들이 등교하지 못해서 아이들의 취재요청은 불발되었지만 관련 내용은 각종 신문에 실리게 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미래 사회가 한 발자국 더 빨리 다가오기는 했지만, 그로 인한 갑작스러운 변화에 학교는 정말 혼란스러웠다. 특히 그동안 해내던 각종 학예회, 영상회, 박람회, 체험행사 등을 하지 못하게 되었다. 전인적인 교육이 특히나 필요한 초등학교 시절에 너무도 안타까운 변화였다. 컴퓨터 앞 2차원 적인 수업 영상과 실시간 수업에 아이들은 지쳐가고 있었다. 그때 메타버스와의 만남은 아이들에게 생기를 가지고 왔다. 특히 영상회를 준비하면서 아이들은 주도적으로 행사를 준비해 나가는 법을 익히게 되었다.
홍보를 위해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다양한 준비를 해 나가게 되었다. 아이들이 주체적으로 행동하고 변화하는 것이 메타버스 축제인 영상회의 가장 큰 변화였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메타버스는 자신과 다른 아바타로 살아가는 완전한 가상세계가 아니라 현실세계에서 확장된 자신이 표현되어 지는 확장세계였다. 그 놀라운 변화들은 뒷 이야기에서 계속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