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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폐허가 된 도시)

폼페이, 쏘렌토

by 드림맥스


이탈리아에서 두 번째 아침이 밝았다. 고속도로를 달리던 버스가 휴게소에 잠시 멈춰 섰다. 커피와 빵으로 간단히 아침 식사를 대신했다. 에스프레소 한 잔과 크루아상. 평소 커피를 즐기지는 않았지만 모닝커피 향이 이탈리아에서의 아침을 상쾌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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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식사를 마치고 유네스코로 지정된 폼페이(Pompeii)로 이동했다. 폼페이는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도시 전체가 폐허가 되어 버린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곳이다. 지금은 유적지 형태로만 복원되어 관광지로 개발되어 있다.


"화산 폭발로 하루아침에 멸망한 도시

79년 8월 24일 오후 1시,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 연안에 우뚝 솟아 있는 베수비오 화산이 돌연 폭발하는 뜻밖의 일이 일어났다. 거대한 폭발하고 함께 검은 구름이 분출되면서 화산이 분화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화산은 엄청난 양의 화산재와 화산분출물을 뿜어내면서 인근 도시로 쏟아져내렸다. 나폴리 남동부에 자리 잡고 있던 폼페이는 이 화산 폭발로 커다란 피해를 입고 소멸한 도시 중 하나다. 하늘에서 비 오듯 쏟아져내리는 엄청난 양의 흙과 돌은 순식간에 폼페이를 뒤덮어버렸다. 운 좋게 도망친 사람들도 있었지만, 조금이라도 늦은 사람들은 피할 겨를도 없이 지상을 뒤덮은 고온 가스와 열구름에 질식하거나 뜨거운 열에 의해 타 죽고 말았다. 이 폭발로 당시 폼페이 인구의 약 10퍼센트인 약 2,000명이 도시와 운명을 함께 했다고 한다." (출처:위키백과)


폐허가 된 폼페이에 도착했다. 복원된 도시를 걸으니 화산 폭발 당시의 상황들이 생생히 느껴졌다. 약 2000명 정도의 폼페이 사람들이 희생되었다고 한다. 그 당시는 얼마나 참혹했을까? 화산 폭발 잔해물에 뒤덮였던 도시를 이 정도로 복원한 것도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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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그러니 솟아 있는 입구 구조물과 기둥들이 여기가 폼페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크나큰 재앙을 맞이한 폼페이는 세월이 흘러 세상 사람들에게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삶의 애환이 서려 있을 이곳은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지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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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공동 목욕탕이다. 전기 시설이 없던 시절이라 천정을 뚫어서 자연 채광이 되는 구조로 되어있다. 벽면에는 이탈리아 답게 조각상으로 둘러져 있다. 옛날 그 당시에 이런 구조의 목욕 시설을 만들어 사용했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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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둘러보다 보니 어느 집 앞에 사나운 개 한 마리가 떡하니 지키고 있었다. 개조심 (Cave Canem) 표시가 있는 비극시인의 집(Casa del Poeta Tragico)이다. 이 집에 비극적인 내용의 시집이 많이 발견이 되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폼페이는 2만여 명이 살고 있었는데, 현관문이 있거나 바닥에 모자이크 개 그림이 있으면 꽤나 부유했던 집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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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비가 오락가락했다. 구름이 배경이 된 폼페이 하늘 아래 역사의 현장에서 사람들은 그날을 떠올리며 도시 곳곳을 둘러봤다. 현세의 사람들이 과거 폐허가 된 도시에서 그 시대의 사람들을 상상 속에서 만났다. 그런 역사적인 만남의 순간 비가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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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와서 우산을 쓰고 다니느라 조금 불편은 했지만 나름 운치는 있었다. 화산재로 뒤덮여 있던 폼페이였지만 그 당시 도심의 도로 시설은 잘 복원되어 있었다. 마차가 다닐 수 있도록 길에는 마차 바퀴 폭의 길이 나 있었고, 사람들이 지나다닐 수 있도록 징검다리도 설치되어 있었다. 고대 도시였지만 도심 전반에 걸쳐 인프라가 잘 갖춰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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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여전히 폼페이 유물 발굴이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화산재에 뒤덮였던 다양한 도자기와 그릇 등 물품들이 복원되고 있었다. 실제로 발견된 사람의 시신도 전시되어 있었다. 그 당시의 참혹했던 순간을 시간이 지난 지금 시점에도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시간이 멈춰버린 폼페이 현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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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지 않는 고대 도시 폼페이 유적지 관람을 마쳤다. 수천 년 전의 화산 폭발로 비극의 주인공이 되어버린 도시였지만 시간이 흘러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 되었다. 삶의 애환이 서려 있던 그 당시로 타임머신을 타고 다녀온 듯했다. 폼페이 관람을 마치고 다음 목적지로 이동했다.


역으로 이동 중에 피사의 사탑 근처에서 봤던 독성이 아주 강하다는 협죽도 (유도화) 꽃이 또 보였다. 폼페이라 적힌 가게가 이뻐서 떠나기 전에 한 컷 남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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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렌토로 이동했다. '돌아오라 소렌토로' (Torna a Surriento)라는 곡이 떠올랐다. 이탈리아 음악가 에르네스토 데 커티스가 작곡하고, 시인이자 화가인 형제 지암바티스타 데 커티스가 작사한 나폴리의 노래다. 기차를 타고 이동했다. 이탈리아 현지인들과 외국인 관광객들로 만석이었던 기차는 달려서 소렌토에 도착했다.


기차에서 내려 소렌토 도심을 걸어서 이동했다. 역시나 수많은 관광객들로 붐볐다. 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이 뒤섞여 있었다. 일행들과 함께 소렌토 시내를 걸어서 관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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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렌토 시내에서는 별다른 관광 일정은 없었다. 시내를 걸어서 관통했고, 다음 행선지인 카프리 섬으로 이동하기 위해 바닷가 선착장으로 연결되어 있는 계단을 따라 걸어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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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 절벽을 따라 절벽 위에 주택들이 들어서 있었다. 고풍스러운 건물들에서 바라보는 바다 전망도 제법 괜찮을 듯했다. 주택 담벼락을 뒤덮어 버린 덩굴들이 잘 조화를 이루며 아늑한 가정의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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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아래로 내려와 올려다보니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에 우뚝 서있는 저택들이 다시 눈에 들어왔다. 아래에서 보니 아찔한 높이에 층층이 쌓아 올려진 듯이 집들이 자리 잡고 멋스럽게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저 집에서 바라보는 바다 전망은 얼마나 멋질까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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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어디를 가도 만날 수 있는 친구가 있다. 여기서도 고양이를 만났다. 길고양이 같은데 사람을 피하지 않았다. 손을 내미니 곁으로 와서 잠시 시간을 내어 준다. 쓰담쓰담~~ 눈을 지그시 감은 한 녀석이 사람의 손길을 느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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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 바다 넘어 보이는 곳이 카프리 섬이다. 구름이 잔뜩 낀 하늘이었지만 시야가 탁 트여있어서 몽환적인 카프리 섬의 신비감을 더했다. 어떤 곳일까 궁금해졌다. 마치 신비의 나라로 항해를 떠나기 전의 설렘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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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바다 위에 떠 있는 요트들이 절벽을 배경으로 평화롭게 정박해 있었다. 휴양 도시라고 말하고 있었다. 나도 저런 요트 한 척 보유하고 별장이 있다면... 잠시 행복한 상상을 하며 카프리로 이동할 배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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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동화 같은 신비한 느낌의 카프리 섬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다음 편에서 만나 보기로 하자.



(2018년 감성 충전, 유럽 이야기 by 드림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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