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귀 뗄 준비가 되었다고 해서 많은 엄마들이 갑자기 변기에 앉히기 시작하더라구요. 카페에 질문이 올라오거나 댓글로 질문을 주실 때 보면 상당수가 아이가 시기가 되긴 했는데 변기에 앉혀도 영 거부하고 기저귀만 찾아요. 오히려 기저귀만 입으려 해요 (응가 표현도 다 하거든요) 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되었어요.
즉 아이는 준비가 되긴 했지만 그건 신체적인 준비이지 마음의 준비는 아직 안되었을 수도 있어요. 바로 변기에 앉히는 게 아니라
제가 알려드린 팁을 적용하시고 나서 자연스럽게 아이가 변기에 앉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거지요 스스로 앉을 수 있도록이요.
여기서 가장 중요한 팁은 스스로 앉는 거예요!
2. 변기를 미리 사두고 친해지세요.
변기를 사두기는 했는데 어떻게 친해져야 하는지 모르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변기는 용변을 보는 곳이긴 하지만 처음부터 쉬를 하는 곳이라고 아이에게 자꾸 주입하듯이 설명하면 오히려 거부감이 들 수 있어요. (아직 어리둥절하거든요.) 그냥 오다니는 길목에 앞으로 쉬를 하게 되면 변기를 놓게 될 위치에 두고 거기에 물건도 담기 놀이도 해보고요 똥을 만들어서 가짜로 똥 싸는 놀이도 해보고요. 인형이 똥을 싸는 시늉으로 놀이를 해보는 거예요.
여기서 주의해야 할 건 절대로 아이에게 엄마의 의중이 들켜서는 안된답니다. "이제 너 변기에 해야 해 그래서 내가 너 알려주는 거야! 이 아이처럼 이렇게 말이야!" (요런 의도를요)
그냥 변기랑 친해지게 해주자에 만 집중해주세요. 그럼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변기랑 친해지게 되어요. 막상 마음의 준비가 되어서 변기에 앉으려는데 변기가 낯설어 앉기 싫을 수도 있거든요. + 소소한 팁을 하나 더 드리면 변기에 관심 가지며 아이가 이거 뭐야? 하고 처음 물어보는 질문에 응 이거 변기에 여기에 쉬하는 거야 하고 아주 시크하고 무심한 듯 답변해주세요.
이때다 싶어 주저리주저리 설명하지 마시구요 ^_^ 더 궁금해하면 모를까요~ ㅎㅎㅎ
3. 조급함을 버려요.
엄마의 조급함이 아이에게도 전달될 확률이 높아요. 전전긍긍 "이제 기저귀에 그만해야지~" "언제까지 기저귀 차고 다닐 거야~" " 기저귀랑 안녕하자~" " 이제 기저귀에다 쉬하는 거 아니야~" "변기에다가 해야지~" 같은 말로 아이를 압박하지 말아요.
엄마는 친절하고, 온화한 표정과 말투로 이야기 했겠지만 아이에게 압박하는 걸로 들릴 수 있어요. 오히려 더 두려움을 갖게 되지요.
속 마음은 속이 타들어갈지라도 겉으로는 괜찮아 네가 하고 싶으면 해! 네 마음이 준비되었을 때 변기에 앉으렴 하고 여유를 부려보세요.
4. 아이도 수치심을 느껴요.
아이가 쉬나 응가를 할 때 자꾸 가라고 해요~ 남이 쳐다보거나 제가 쳐다보아도 싫어해요.
아이도 어른들처럼 수치심을 느껴요. 그건 아주 정상적인 과정이에요.
엄마가 걱정하거나 하지 않아도 될 문제이지요.
어른도 마찬가지잖아요. 공중 화장실에 볼일을 보는데 누가 문을 두드리거나 문을 벌컥 열어버리면 어떨 것 같으세요?
마음의 조바심이 나거나 불안하지요. 아이도 같아요.
수치심을 인정해 주세요.
" 시우야 엄마가 쳐다보니까 싫었어? 혼자 볼일 보고 싶구나? 그럼 엄마가 비켜줄게 편하게 응가 싸고 와~"
하고 안심을 주세요. 그럼 편안하게 기저귀에 응가나 쉬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변기에 앉게 된답니다.
5. 기저귀만(를) 좋아해요.
아이가 기저귀 뗄 시기도 되었고 충분히 뗄 수 있을 것 같은데 기저귀가 아닌 변기에 할 수 있을 것 같은 엄마만의 생각이 들어요 촉이 오지요 그쵸? 그런데 아이는 기저귀를 너무 사랑하는 것 같아요. 사랑하다 못해 한 몸이 되어가지요.
기저귀를 너무~~좋아해요~ 라고 하지만 사실 너무 좋아하는 게 아니라
기저귀가 익숙한 거예요. 익숙한 기저귀와 쉽사리 이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랍니다.
6. 엄마들의 편견
엄마들이 "언젠가 다 뗄 거야 조급해 하지 마!" 라고 하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려요!
조급해 하지 말아야 하는 건 맞지만 언젠가 뗄 거야 하고 세월아 네월아 아무 준비 없이 있는 것도 아니지요.
배변은 정말 속 시원하고 즐거운 일이에요. 세상에 태어나 무엇이든 처음인 아이에게 익숙한 기저귀가 아닌 낯선 변기에 하는 일은 어려울 수 있어요.
변기와 친해지고요 용변 보는 일이 정말 즐거운 일이라 생각되게 해주시고요 행복한 일임을 느낄 수 있게 해주세요. 마지막 스스로 변기에 앉아 시도하게 하세요.
성공하게 되면 성취감을 줄 수 있는 무한 칭찬 아끼지 마시고요!
소소한 팁 하나더
+
이런 경우도 있어요. 아이마다 정말 천차만별이에요. 제가 아는 아이 중에는 소변은 되었는데 대변만 유독 구석에 가서 한참을 싸서 엄마가 걱정을 한 아이도 있었어요. 반대로 엄마가 전혀 생각도 없었는데 아이가 먼저 기저귀를 불편해하고 배변 훈련이 저절로 된 아이도 있었답니다. 무수한 아이들이 성향과 특성이 있어요. 그리고 각 가정의 상황이 있지요. 그러니 무조건 이렇게 하세요. 하고 절대적인 것처럼 단정 지을 수 없지만 예외의 사항만 아니라면 제가 알려드린 배변 훈련 팁을 성실히 실행해 보시면 충분히 기저귀 떼는 일에 어려움이 없을 것 같아요. 그밖에 질문이 있으시면 댓글로 주세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