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이해
지난 11월 마지막 금요일,
학교 개교기념일을 맞이하여 일본여행을 다녀왔다.
이번 여행은 일본 네 번째 방문에
특히 후쿠오카 지역은 세 번째 방문이다.
처음부터 여행 생각은 없었는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에서
곧 마일리지가 소멸된다는 메일이
신랑과 나에게 동시에 왔기 때문이다.
마일리지가 소멸되기 전에 쓰려니
갈 수 있는 곳이 국내 아니면 일본뿐이었다.
마침 계속되는 엔저로 일본여행을
결정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부담 없는 이동 시간과
시차적응, 날씨 적응, 음식 적응 따윈 필요 없는
익숙함과 편안함이 어린이와 함께하는
여행에서의 가장 큰 장점!
어떻게 보면 새로울 곳이 전혀 없는 상황이지만
이번 여행을 통해 여러 가지 생각하게 되었다.
1. 타인에 대한 배려로 운전하기 좋다
매일 호텔을 옮기며
이곳저곳 다니는 일정이라 렌트를 했다.
우리나라와 통행방향이 반대라
역주행할까 봐 걱정을 했는데
초반에 우회전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익숙지 않아 몇 번 헤맨 거 빼고
운전에 어려움이 없었다.
깜빡이 켜면 뒤에 차는 항상 기다려주고,
경적소리 한번 울리지 않았다.
운전자의 친절함과 여유로움이
부럽기도 하고 본받고 싶은 부분이었다.
2. 식당에서 동영상 보는 아이들이 없다
안타깝지만 우리나라에서 밥 먹을 때
1 어린이 1 휴대폰,
1 어린이 1 태블릿은 너무 익숙한 환경 아닌가.
하지만 일본 아이들은 그렇지 않았다.
아무리 어려도 영상을 보면서 먹는 애들이 없었다.
사진 찍을 때 외엔 휴대폰, 태블릿 자체를 쓰지 않았다.
그리고 울고 떼쓰는 아이들은 정말
기저귀찬 어린아이들 뿐
유치원생 정도만 되어도
질서를 잘 지키고 암 전하고 차분했다.
엄하게 교육해서일까,
아이다움을 지나치게
억누른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으나
점점 늘어나는 버릇없어 보이는 아이들과
노키즈존을 보면
양육은 과거방식로 돌아가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다.
3. 레트로 감성이 아니라 여전히 유효한 레트로
이번 여행에서 료칸식 호텔에서 2박을 했다.
호텔의 외양은 연식이 있는 모습이어서
어느 정도 세월의 흐름을 짐작했는데,
방에 들어갔을 때 아직도 이것을 쓰다니...?
하며 놀란 것들이 몇 가지 있다.
형광등을 끄고 결 때 벽에 있는 스위치도 있지만
천장에 매달린 줄을 잡아당긴다던지,
물을 끓이는데 커피포트가 아닌
보온병으로 불러야 할 것 같은 보온병이 있다던지 등등
초딩시절 부모님과 함께 다니던 온천여행을
어른이 되어 그 장소를 다시 찾아가는 느낌이었다.
한마디로 부모님 시대에 신혼여행지나 핫플이었던
수안보나 백암, 부곡하와이 등 온천으로 유명했던 곳이
우리나라는 망했지만 일본은 여전히 인기 관광지라는 것?
새로운 것이 편리하고 깨끗하고 좋지만
불편해도 지켜간다는 것은
그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역사나 정치적인 이슈를 제외하면
이런저런 이유로 일본은 가볍게 여행하기 좋은 나라이다.
앞으로도 종종 가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