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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기획가 Dec 08. 2023

예전 동료의 퇴사소식 2

직장의 이해

연말이 다가오면 임원 인사와 더불어
함께 일했던 동료의 퇴사소식도 함께 들려온다.
가까운 사람의 퇴사소식은
각자의 선택이 최선인 것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한때 가깝게 지냈지만 내가 2년의 휴직을 하고
내가 복직하기 직전에 휴직에 들어가
3년 가까이 자연스레 연락이 끊긴 동료가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듣기로
내년 4월까지 육아휴직이라고 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출근을 하더니 복직계를 쓰고
출근을 하지 않지만
12월 31일 자로 퇴사한다고 했단다.

직접 이야기를 듣지 못했기에
자세한 연유는 모르지만
아직 결정의 시간이 남아 있는데
미리 결정을 했다는 것은
지금 결정했을 때 더 좋은 혜택이 있었겠지...?
짐작만 할 뿐이다.

그 동료와는 사는 곳, 나이도 비슷하고
아이 나이도 비슷해서
육아고민, 회사 고민을 종종 나누었다.

예전에 서로가 너의 상황이 더 낫다고
농담배틀을 한 적이 있다.
나의 주장은
너는 집이 강남이지 않느냐,
너는 유학도 갔다 오지 않았느냐,
(나는 가장이라 돈을 벌어야 했다)
너는 친정엄마가 운전이 가능해서
아이 라이딩도 도와주시지 않느냐
(나는 독박이다)
그러니 네가 위너다 였다.

이에 대해 동료는 다음과  같이 반박했다.
친정이 강남이어도 집값이 비싸서
친정 가까이 살지 못하고
떨어져 사는 건 너나 나나 똑같다.
나는 환율 비쌀때 유학 가서
10년 지나도 그때 학비 아직 건지지 못하니
ROI (Return of Investment)가 좋지 않다.
너처럼 학사 졸업해서 취업하고
적정한 나이에 결혼한 게
현명한 선택이었다,
그러니 네가 위너다라고 말했다.

말 그대로 농담 따먹기식으로 한 이야기라
승자도 패자도 없는 배틀이었다.
내 입장에서는 그 동료가 부러운 점이 많았는데
부러움의 당사자는
자신이 가지지 못했던 것에 대해
아쉬움이 있구나 느낄 수 있었다.

나도 한 때 MBA와 해외 이민을 고민했고,
유학 후 진로는 당연히 미국에 머무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동료가 그때 왜 한국으로 돌아오는
선택을 했는지 궁금해서 물어본 적도 있었다.
동료의 대답은 외로움 때문이라고 했다.
해외 살이는 2년만 해도 충분하더라는 대답에
아.. 그 럴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이번의 퇴사 결정도
아이를 케어하기 위해서라고 짐작된다.
씩씩하게 오랫동안 일함으로써
워킹맘의 심적 동지로 남아주길 바랐지만
그것은 나의 욕심이었던 것이고.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존중해주고 싶다.

우리의 인연은 여기까지인 듯
삶의 방향이 달라져
앞으로 함께 할 일은 없겠지만
후회 없는 선택이 되길, 행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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