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글을 쓰게 된, 지금도 쓰고 있는 이유

글쓰기의 이해

by 꿈기획가

남편이 예전에 이런 질문을 한 적 있다.
"책 한두 권 냈으면 어렸을 적 꿈도 이뤘겠다 할 만큼 한 거 아니니. 이제 그만큼 했으면 (글 쓰는 일, 책 쓰는 일) 그만할 때도 된 것 같은데."
목적 지향성이 강한 남편은 10년이 되도록 여전히 (돈 안 되는 글쓰기를) 붙들고 있는 나를 신기하게 여겼다.
그에 대한 나의 대답은 이러했다.
"목적이 있어서 하는 게 아니라 재미있어서 계속하는 거야."

나에게 글쓰기는 시간을 재밌고 보람차게 보낼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의 역할을 한다. 그래서 출장뿐 아니라 여행을 가도 블루투스 키보드나 컴퓨터를 꼭 챙긴다.

더 예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초등학교 시절,
왕따를 당한 적 있는데 그때의 슬픔, 분노, 그리고 외로움을 책과 글로 풀었다. 지금처럼 유튜브나 게임이 없던 시절이라 할 게 없어서 시작한 글쓰기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글쓰기는 스트레스 해소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아이가 어렸을 때 남편과 싸우고 나면 밤새 씩씩거리다가 다음날 새벽 눈뜨자마자 집을 나섰다. 정처 없이 걷다가 PC방에 들어가서 맘 카페에 남편 욕을 써놓고 나면 속이 후련해졌다. 싸움 후 분노는 내 손가락을 키보드 위에서 춤추게 했다. 그런데 나만 그런 게 아닌가 보다.

미국의 작가 브렌다 유랜드는 책에 이렇게 썼다. "실제로 분노하고 있을 때야말로 글을 쓰기 가장 좋은 때다. 만약 당신이 어떤 의무적이고 말뿐인 시시한 이야기가 아니라 분노하고 있는 것에 관해 쓴다면 그 글은 훌륭할 것이다. 격렬한 열정은 생생하고 훌륭하고 완벽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글을 쓰고 싶다면> 중)

언어는 생각을 표현하는 도구이면서 생각을 형성하는 도구이기도 하다. 글을 쓰면서 모호했던 생각이 명확해지고 상황을 복기하면서 과거에 있었던 일도 다른 시각으로 다시 볼 수 있게 된다.

일본의 철학자 우치다 타쓰루가 쓴 글쓰기 책 <어떤 글이 살아남는가>에서도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쓰는 것이 아닙니다. 글을 쓰는 동안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무엇을 알고 있는지 발견합니다. 글을 써보지 않으면 자신이 무엇을 쓸 수 있는지, 무엇을 알고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일반적인 이해는 순서가 거꾸로 뒤집혀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계속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활동이 바로 글쓰기이다. 화려한 삶을 살았던 카사노바도 노년에는 집필을 했다고 한다. 나 역시도 숟가락 들 힘만 있으면 죽는 직전까지 글을 쓰고 싶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나의 가장 취약한 부분을 채워주는 사람을 조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