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이해
연초가 되면 늘 새로운 다짐을 하고 목표를 세운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새해 다짐이 다이어트, 영어공부, 금연이 아닐까.
나 역시도 수능 이후로 지금까지 다이어트와 영어공부에 대해 수십 차례 다짐을 하고 무너지고 다시 목표를 세우기를 반복했다.
그러나 올해 들면서 그 지긋지긋했던 다이어트는
목록에서 빠졌고 대신 새로운 아이템이 자리를 차지했으니 바로 건강,
특히 부상 없이 운동하기, 아프지 않기이다.
작년 하반기 코로나 전에 했던 줌바를 4년 만에 다시 시작, 12월부터 주 2회 꾸준히 수업에 참석했다.
그래서 연말 마지막 수업 시간에는 선생님으로부터
실력이 많이 늘었다고 칭찬도 들었다.
하지만 칭찬을 얻고 잃은 것이 있으니 바로 무릎.
어느 순간 무릎이 삐걱거리는 느낌이 들면서
버스에서 내릴 때는 손잡이를 잡아야 했다.
아프다고 말하기엔 통증은 없지만,
아프지 않다고 말하기엔 뭔가 신경이 계속 쓰이는?
한마디로 애매한 상태라 병원에 갈지 말지 고민하다가
혹시나 싶어 맘 카페에 글을 올려보았다.
그랬더니 줌바하면서 무릎 다친 사람이 얼마나 많던지.
이대로 방치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정형외과를 방문했다.
24년부터 정형외과를 얼마나 자주 드나들었는지. 아마 평생 방문한 횟수보다 24년 한 해 동안 간 횟수가 더 많을 것이다.
24년부터 부서 개편으로 업무가 바뀌었는데,
선행기술을 소개하고 데모하는 일을 하다 보니
예전 대비 서서 일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대리 시절에도 구두 신고 했던 일이라 어렵지 않겠거니 여겼는데... 십수 년의 세월에 내 체력도 예전 같지 않았다.
부서 이동 후 딱 3개월 만에 족저근막염을 얻었고
물리치료와 체외충격파 치료를 받았다.
알고 봤더니 같은 업무를 하는 동료들도 나같이 자잘한 부상과 통증이 있어 틈만 나면 물리치료, 한방치료를 받는 게 아닌가. 농담으로 우리 파트는 치료 수당을 더 받아야 한다고 말하는 게 괜한 말이 아니었다.
족저근막염의 시초도 처음에는 발바닥에 살짝 느낌이 있다 정도였는데 괜찮겠지 하고 넘겼더니 어느새 통증이 심해져 걸을 때 절뚝거리는 수준이 된 것이다.
그래서 신발도 쿠션 푹신한 스니커즈 같은 구두로 바꾸고
물리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일이 점점 바빠지는 하반기가 되자 단순 물리치료만으로 낫지 않아 체외충격파 치료까지 받았다. 그리고 다가온 12월,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서서 하는 업무가 줄어들면서 여유가 생기고 발바닥도 안 아픈데... 이제는 무릎이!
왜 이렇게 여기저기 아픈 것인가!
족저근막염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형외과에서 엑스레이를 찍었다. 무릎이 물이 찬 것은 아니고 부상이 없지만 약간 부어 있어 초기 증상이니 조심해야 된다고 했다.
이만하길 다행이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새해맞이로 안전한 줌바를 위해 새롭게 시작한 것들이 있다.
첫 번째, 줌바 전용 운동화 구매!
나이키, 뉴발란스 같은 대중적인 브랜드 외 줌바 전용으로 알려진 이름 없는 브랜드도 있었다. 이 운동화를 사기 위해 십수 년 만에 휴면 상태인 아마존 계정도 살리고 직구도 했다. 마침 할인 기간이라 10만 원 이하 가격으로 살 수 있었다. 오랜만에 쇼핑 언박싱~
신어보니 저렴한 운동화보다 밑창 고무가 탄탄했다.
마치 스파이더맨처럼 바닥에 찰싹 달라붙는 느낌?
미끄럼짐이 없고 발목도 잘 잡아준다. 만족!
두 번째 장비는 무릎 보호대 구매!
대한민국 사회가 고령화되듯 사내 동호회 인력도 평균이 40세 이상이라 많은 사람들이 무릎 보호대를 착용하고 있었다. 무릎이 아프기 전에는 예사로 넘겼는데 이제 유심히 보게 되었고, 여러 형태 중에 가볍고 움직임에 부담을 주지 않는 잠스트 밴드형으로 샀다.
셋째, 근골격센터 꾸준히 다니기!
다행히 회사에는 체형교정 및 재활을 위한 정확한 운동 방법을 알려주는 근골격센터가 있다. 1 대 1 맞춤식으로 통증을 풀기 위한 마사지와 운동 코칭이 가능하기 때문에 정말 유용하다. 혹자는 퇴사하기 전 반드시 해야 할 회사 복지라고 강조하기도 한다.
세 번째 수업 5분 전에 도착해서 스트레칭!
선생님이 스트레칭을 늘 강조하셨지만
수업 시작하기 직전에 헐레벌떡 도착하여
수업에 따라가기 십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미리 도착해서 워밍업을 하기로 했다.
충분한 스트레칭만이 부상을 피하리라.
사실 자격증 대비반으로 빡세게 운동했던 것도 아니고,
새롭게 시작하는 초보도 아니고
그렇다고 동호회 운영진을 할 만큼 열정적인 것도 아닌데
겨우 주 2회 수업에 병원까지 간다는 사실이
한마디로 웃프다.
체력이 받쳐주던 2,30대엔 하루 이틀 쉬면 회복이 되었다. 하지만 이젠 열정과 의욕을 쏟아부었다간 몸이 한순간에 훅 갈 수도 있다는 씁쓸한 교훈을 얻었다. 남은 반평생을 건강하게 살려면 필요한 것은 절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