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턴트 맨과 소시오패스

직장의 이해

by 꿈기획가

지하철 광고를 봤을 때 볼거리 많고 재밌는 액션 로맨스 영화라고 생각해서 비행기 안에서 볼 영화로 선택했다.

사실 두 주인공의 나이가 만만치 않다.
(콜트 역 라이언 고슬링 80년생, 조디 역 에밀리 블런트 83년생)
내 나이와 비슷한 그들이 불륜 영화가 아닌 달달한 로맨스 영화를 찍다니! 그 사실이 몰입에 살짝 방해가 되었지만,
아직도 초콜릿 복근을 유지하는 남주의 노력에 가산점을 줄 수밖에 없었다.
할리우드도 고령화를 피할 수 없는 건가,
나이를 뛰어넘는 할리우드식 사고방식인 건가 ㅋㅋ

이 영화에는 크게 두 가지 스토리가 있다.
메인 스토리는 스턴트맨 남주와 영화감독 여주의 사랑 이야기이다.
남주는 촬영 중 불의의 사고로 2년 가까이 잠적해 버리고,
그 사이 여주는 메인 감독으로서 실연의 상처를 투영해
자신의 이야기를 녹인 첫 영화를 찍게 된다.
다시 컴백한 스턴트맨과 영화 촬영장에서 재회하고,
이런저런 우여곡절을 겪은 후에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여
사랑을 다시 이루게 된다는 이야기다.

메인 스토리에 곁다리로 있는 이야기는 두 주인공을
헤어지게 한 계기이자 다시 만나게 된 배경이 되는 이야기인데 바로 스턴트맨의 사고와 살인 누명이다.

스턴트맨에겐 그를 고용한 '갑'인 스타 배우 톰 라이더가 있다. 스턴트맨의 태도가 맘에 안 든다는 이유로
촬영 중에 안전장치를 풀어서 사고가 나도록 만든다!

잠적한 스턴트맨을 다시 영화 촬영장으로 불러들인 사람은
영화제작자인 게일인데, 그는 콜트와 15년 함께 일한 관계이다. 콜트를 불러들인 이유는, 바로 톰의 우발적 살인에 대해 그 누명을 씌우기 위해서이다. 영화 주인공인 톱스타가 살인죄로 교도소에 가고 그로 인해 영화 촬영이 중단되면 안 되니까, 그의 대역인 콜트에게 뒤집어 씌우는 것이다. 겉으로는 세상 다정하고 용기를 북돋아 주고 기회를 준 15년 함께 일해 온 상사이자 동료가 사실은 나를 저세상으로 보낼 음모를 꾸미고 나를 불러들였다니 너무 섬뜩하지 않은가. 음모가 드러나자 조디를 영화감독으로 지정한 것도 본인의 말을 잘 들어서라고 스스로 다 까발린다... 허... 참...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소시오패스라고 부른다. 사이코패스처럼 대놓고 연쇄살인을 하지 않는다. 너무나 평범하게 보통 사람으로 함께 일하고 어울리는 사람인데 언제라도 나를 도구로 이용하고 필요 없을 땐 가차 없이 버릴 수 있다는 마인드를 가진 사람.

이 영화를 보며 회사에서 만난 여러 상사들이 떠올랐다.
또한 완전 허구가 아니라 영화업계에서는 암암리에 괴담처럼 떠도는 실화를 바탕으로 극본을 쓴 게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들었다.

다행히도 이 영화는 해피엔딩이다.
콜트와 조디가 직접 증거를 수집해 살인자 톰과 게일을 경찰에 넘기고 영화는 대박이 나고 사랑도 이룬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름 없이 사라진 스턴트맨들, 그리고 보통의 사람들 사이에 숨어 타인의 영혼과 인생을 파괴하는 소시오패스들이 얼마나 많을지... 영화가 달콤한 만큼 현실은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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