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꿈기획가 Oct 19. 2021

의전에 대해 생각할 때라면

직장의 이해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사원 대리보다 부장 임원을 대하기가 더 편하게 느껴지는 나이라면, 또는 조직에서 위로 올라가고 싶은 욕구가 있다면 실력과 성과 조직관리 리더십 외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의전이다.


의전은 그야말로 잘해봐야 본전이고 못하면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는 그야말로 티 안나는 막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선 수없이 많은 의전이 이루어지고 있고 그것은 일종의 불문율처럼 상사를 보필하는 매뉴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한 의전을 잘하던 사람이 임원으로 승진하는 경우가 많다. 즉 의전을 잘하는 것은 다른 경쟁자들 중에서 나를 돋보이게 하는 차별화하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내가 들어본 의전의 사례는 때로는 '정말 이렇게까지 해야 해?' 싶을 정도로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었고 웬만한 컨시어지 서비스 뺨치는 수준이었다. 예를 들자면

1. 해외출장을 임원과 함께 가게 되면 공항에서 호텔 법인까지 모든 짐을 다 나른다. 

특히 호텔로 가게 되면 상사의  짐 정리뿐 아니라 바지와 와이셔츠(정확히는 드레스 셔츠)까지 손수 다림질한다.


출처 : 픽사베이


2. 해외출장 기간 중에 상사의 생일이 겹치면 미역국이 나오는 한식당을 예약하고 작은 생일 케이크도 준비해 조촐한 파티를 한다.


3. 상사가 기러기인 경우 금요일 저녁부터 주말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함께 놀아준다. 주말특근이 될 수도 있고 음주가 될 수도, 골프나 사우나가 될 수도 있다.


4. 출장지가 관광으로도 유명한 곳이라면 (하필) 이스라엘 사해라면  물에 떠 있으며 신문 읽는 모습의 사진도 찍어드리며 (feat. 같이 수영복으로 갈아입는 것은 필수), (또 하필) 프랑스라면 에펠탑, 이탈리아라면 콜로세움 정도는 방문하여 인증숏 찍을 수 있는 짧은 관광과 명품쇼핑도 일정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솔직히 이 정도 수준의 의전이라면 상사와 내가 성별이 다르다면 수행하기 어려운 일도 많다. 이걸 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고민되는 상황이라면 상식선에서 좀 무리다 싶은 상황은 굳이 나서서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럴 땐 의전의  기본 원칙을 생각하면 된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찾기 전에 먼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이전에 의전의 기본 원칙은 상대방을 기다리게 하지 않는 것이다.


같은 상황이라도 출장에서라면 더욱 예민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비행과 시차에 대한 피로, 기한 내에 끝내야 한다는 부담감, 먹고 마시고 자는 것에 대한 불편함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사소한 것에서도 지적받기가 일쑤이다. 특히 예민해지는 것이 비행기에서 내린 직후이다. 

출처 : 픽사베이


상사들은 대부분 비행기 일등석을 타기 때문에 빨리 내린다. 그런데 이코노미석을 타는 실무자들은 어떤가. 일등석 승객이 다 내린 후 겨우 내릴 수 있기에 하차하는데 시간이 걸린다. 게다가 거기에 짐을 수화물로 부쳤다면? 짐 찾는 데까지 상사와 함께 기다려야 한다면 그 자리가 그야말로 가시방석일 것이다. 실제로 신 차장은 김상무와 함께 해외출장을 갈 일이 있었는데 이런 상황에 직면했다. 김상무는 일등석이라 비행기에서 일찍 내렸고 신 차장은 이코노미석에 짐을 수화물로 부친 것이다. 신 차장과 김상무 함께 짐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서 김상무는 급하고 직설적인 성격이라 다음과 같이 내뱉었다. "(내가 같이 기다려야겠니?!) 너 저 가방 버리면 안 되냐? 내가 하나 사줄게!" 그 이후로 신 차장은 출장 갈 일이 있으면 짐은 무조건  기내용으로 준비한다. 또한 비행기에서 내려서 바로 사무실로 가도 무리 없도록 옷차림도 단정히 한다.


기본만 지켜도 무리한 컨시어지 서비스까지 하지 않아도 된다. 도저히 성격에 안 맞다면 의전으로 점수 따려고 하지 말고 평타만 유지하자. 이렇듯 상대방을 기다리게 하지 않는 것이 의전의 기본이다. 

작가의 이전글 보고는 나의 몫 결정은 상사의 몫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