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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기획가 Oct 21. 2021

승격의 비밀

직장의 이해

혹자는 회사생활의 꽃을 승격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서 일을 하므로 조직생활을 함에 있어서 월급, 보너스도 큰 동기부여가 되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지금 직급에서 한 단계 더 올라가는 것, 승격 역시 큰 자아실현과 동기부여가 된다. 아무리 월급을 많이 주는 회사라고 해도 진급이 되지 않아서 이직을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진급이 누락될 때 급여와 관계없이 의욕과 자존감이 떨어지고 조직내에서 존재감이 사라진다고 생각하며, 

더 심한 경우 자신이 쓸모없는 존재가 아닌가, 잉여가 아닌가 자책감을 가지기도 한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일정 기한이 지났는데도 승격하지 못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인사조치를 취하기도 한다.  조직생활에서 승격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기 때문에 여기에 초연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승격을 하는 건 아니다. 어차피 N-1개의 자리를 두고 N명이 다투는 형태이다.

결국 실력 외에 운과 여러 가지 외부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게 마련이다.


source : unsplash


1. 같은 부서내 승격대상자가 몇 명인가

승격시즌이 되면 동기가 경쟁자가 된다. 겉으로는 웃지만 '저 사람은 되고, 나는...?' 속으로 긴장타게 된다. 자신이 유일한 후보라면 일단 한시름 놓아도 좋다. 하지만 후보가 여러 명이라면 전략을 잘 짜야한다.

과장 승격 대상자, 즉 대리 4년차일때 일이다. 그때 같은 부서 내 과장 승격 대상자 후보가 3명이 있었다. 

한 명은 작년에 승격이 누락된 여자 대리, 한 명은 남자 대리, 나머지 한명이 나인 상황에서 매년 승격현황을 지켜봤을때 승격이 될지 말지 가장 불안한 사람은 바로 나였다. 정황상 작년에 누락된 사람은 올해 챙겨줄 것이고, (원래 여직원보다 남직원에게 기회를 몰아주던 부장이었기에) 남사원은 승격에서 빼놓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과연 부장이 3명을 모두 진급시킬 것인가...? 라는 물음에 확신이 들지 않았고 내 입지가 가장 간당간당했던 것이다. 내가 준비할 수 있는 건 다 해놔야 나 역시도 큰소리 칠 수 있을 것 같아 승격에 필요한 영어점수와 정보화자격증을 미리 확보해놓았다. 

(주말마다 학원을 다니며 시험치느라 바빴다) 그리고 부장을 찾아가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부장님, 영어 1등급 만들고 정보화자격증도 따놨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으니 실적 낼 수 있게끔 도와주세요"

그리고 1년 열심히 일했고 드디어 1차 고과 오픈 시점. 점수를 확인하니 C였다. 이 상태로 가다간 진급 누락이 명확했다. 가만히 있다가는 당할 것 같아서 부장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예상대로 이런저런 답정너같은 핑계를 댔다.

"아니, 부장님. 제가 부장님 밑에서 4년을 일했는데 저에게 기회도 제대로 주시지 않고 성과 운운하시면 

제가 어떻게 더 할 수 있을까요? 이래서 부장님 믿고 함께 일할 수 있겠어요? (버럭)" 

(이때 신랑은 볼펜을 던지라고까지 코칭했다) 

이때의 버럭질이 효과가 있었는지 2차 고과는 A보다 더 높은 EX를 받았고 무난히 과장 진급을 했다. 수석 진급때는? 운 좋게도 진급 대상자가 나 혼자였다. 리더 입장에서는 TO를 어떻게 나눠야 하나 고민할 필요가  없는 그야말로 땡큐케이스였던 것이다. 나 역시도 눈치작전 필요없이 내 일만 신경쓰면 되었기에 상대적으로 순조로웠다.


2. 승격 직전에 휴직이나 부서이동을 했는가

똑같은 조건의 승격대상자 후보가 두 명 있을 때, 두 사람의 차이가 한 명은 나와 오래 일한 사람이고, 다른 한 사람은 같은 부서에 조인한지 얼마되지 않은 사람이라면? 상사는 본인과 좀 더 오래 일한 사람의 손을 들어주게 마련이다. 본인과 오래 일한 부하직원이 승격을 못하게 되었을때는 미안하게 여기지만 새로 온 사람에 대해서 느끼는 미안함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 심리가 그렇기 때문에 승격 대상이 되는 해에 부서를 이동하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못하다. 

임신, 출산휴가, 휴직도 마찬가지이다. 곧 휴직 들어갈 사람, 눈 앞에 당장 보이지 않는 사람에 대해서는 누락되어도 덜 미안하게 여긴다. 불편한 기간 몇 달만 참으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생이 계획대로 되지는 않지만 기왕이면 마음편하게 승진한 이후 조직내에서 적성을 찾거나 진로를 바꾸거나 가족계획을 세우기를 추천!


3. 상사가 나를 견제하는가 지지하는가

상사가 나를 경쟁대상자로 여긴다면 안타깝게도 승진이 녹록치 않다. 미국에서 MBA를 하고 와서 영어가 유창한 신차장. 그녀는 부장진급 대상자인데 이번에 승진에서 누락되었다. 그녀는 직속리더인 파트장과 나이차이가 얼마나지 않았다. 게다가 그녀의 파트장은 국내파. 알게 모르게 그녀를 견제하고 있다. 본인보다 스펙이 더 좋고 영어도 유창하니 신차장이 같은 부장 직급이 되면 언제라도 자신의 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은근히 진급을 훼방놓는 것이다. 




4. 나와 일했던 상사가 승격시점에 다른 부서로 이동하는가 

우리 회사는 임원 발표가 12월 초, 직원 대상 승격 발표를 2월 마지막 날에 실시한다. 나와 함께 일했던 상사가 임원으로 승진한다면 축하할 일이지만 그로 인해 상사가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난다면? 그래서 내가 일했던 히스토리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새로운 리더로 부임한다면? 나의 진급도 앞날이 묘연해진다. 리더를 따라가던지, 최대한 바짓가랑이를 붙들어야 한다. 다른 부서로 이동해서 본인도 정신없는 마당에 후임자에게 예전부서 직원의 승격을 챙겨달라고 말하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고 그 말을 들었다고 해서 그걸 이행할 신임 리더도 많지 않다. 그야말로 운이다.

조직에서 다음을 기약할 수 없다. 


위 4가지 경우가 아니라면 승격은 가능성이 있을때, 기회가 왔을때 반드시 잡아야 한다. 그것이 살아남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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