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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지 못할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싸우는 이유...2

일상의 이해

by 꿈기획가

과거 셀프 소송을 해본 적이 있다.
승소했으나 원금의 1/8 밖에 찾지 못했고,
휴가 쓰고 법원 다니느라 실질적으로 따지면 손해가
더 컸다. 그냥 포기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상처뿐인 영광이었다.
하지만 이 일로 인해 법원과 재판도 경험해 보고
소송에 대한 심리적 장벽은 낮아진 셈이다.

그리고 가족 친지들이 겪었던 사례를 보면
집 안에서 누군가 한 명은 냉철하게 처리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몇 해 전, 이모부께서 요양원에서 급성 폐렴으로 돌아가셨다. 알코올성 치매로 입원하시고 요양원 생활이 몇 년째였기 때문에 가족들 모두 죽음에 대한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위독하다, 오늘이 고비다 그런 소식 없이 바로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은 것이다. 이모, 사촌 언니 동생들은 갑작스러운 비보에 장례식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이것은 뭔가 이상하다 생각한 사람은 사촌 형부였다. 병실에 있던 CCTV 영상을 보여달라 하여 열람했다. 이모부가 갑작스레 호흡곤란이 왔고 간호사가 병실에 설치된 전화기로 어딘가 전화하여 외부로 이송하는 구간을 반복해서 봤다. 간호사가 버튼을 누르는 부분을 확대해서 봤더니 119가 아닌 다른 번호임을 발견했다. 그 영상을 근거로 호흡 곤란 온 치매 환자를 왜 119로 이송하지 않았냐, 응급실로 가지 않았기 때문에 골든 타임을 놓친 거 아니냐며 요양원 대상으로 클레임을 걸었다. 이에 처음에는 단순 사고로 자기네 책임이 전혀 없다며 발뺌하던 요양원도 자신의 미흡한 대책을 인정하면서 장례식 비용을 전액 지불했다. 물론 사람 목숨에 비하면 장례식 비용이 얼마나 보상이 되겠냐마는 두고두고 가슴 아플 유족의 마음에 아쉬움이 가중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살면서 후회되는 것은 상대방의 잘못이 분명한데도
아무 말 못 하고 바보같이 당하고만 있었다는 것,
나 스스로 지키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자책이다.
비록 지더라도 최선을 다해 싸웠다면 후회는 없다.
그래서 이번 건도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여 싸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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