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데뷰작이 은퇴작이 되지 않으려면

글쓰기의 이해

by 꿈기획가

나는 웹툰을 자주 본다.

양대 포털 사이트에서 1주일에 1~2번씩 무료로

공개되는 웹툰을 꼬박꼬박 챙겨보는데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요일별로 업데이트되기를

기다리는 이야기들이 몇 가지 된다.

일주일에 한 번 업데이트되는 것은 무료로 볼 수 있는데,

포털 별로 쿠키나 코인을 구매하면 작가들이 미리 그려놓은

이야기들도 볼 수 있어서 쿠키를 열심히 굽고 있다.


이렇게 웹툰을 십 년 넘게 보다 보니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웹툰이 있음을 알게 된다.

지금 재밌게 보고 있는 작품이면

그 작가의 예전 작품을 찾아보는 것은 기본이요,

인스타 팔로우도 한다.

신간 소식이나 드라마, 영화화되었다는 소식에 반가움이

들 정도로 작가와 내적친밀감을 형성하게 된다.


그리고 데뷰작을 인상 깊게 보아서

그 작가를 기억하고 있는데 다음 작품 소식이 없을 때는

혹시 건강상의 문제가 있는지 궁금하면서

안타까움도 느낀다. 뭐가 문제이고 어떤 어려움이 있을까.


왜 누구는 꾸준히 작품활동을 할 수 있는데

누구는 꿈같은 등단을 하고도 왜 한 편의 웹툰으로

생명을 마감하고 마는 것인지.

그 풀리지 않은 의문은 <황홀한 글감옥>을 읽으며 해결되었다.

팔순이 넘은 소설가의 경험과 조언은

제 아무리 플랫폼이 다르고 경험이 다르고 사는 시대가

다른 웹툰 작가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 인용 문구 -

제가 직접 체험은 소설로 쓰지 말아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경고했던 것은 특별한 뜻은 아닙니다.

첫째 상상력의 고갈을 막자는 것이었고,

둘째, 작품 세계의 폭과 깊이를 확장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작가는 결국 자기가 가장 잘 아는 것을 쓸 수밖에 없다.

창작론에서 이미 잘 알려져 있는 말입니다.

그 말의 타당성을 입증이라도 하든 모든 작가는

의식 무의식 중에 자기가 아는 것을 쓰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첫 작품부터 자기의 특수 체험을 쓰며

등단한 작가가 처하는 운명이 있습니다.

그런 작가들은 대부분 몇 작품 쓰지 못하고 단명하는 것이었습니다.

한 사람이 남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특수 체험을 무한히

할 도리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거기에 의존하다 보면 소재 고갈과 상상력의 고갈이 금방 와 가로서의 단명은 피할 수 없는 일이 됩니다.

그런 작가는 뜻밖에도 많고,

등단작이 곧 은퇴작이 되어버리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한 곡을 5백 번 이상 연습하지 않고는

무대에 올라가지 마라."

이 말이 무슨 말인지 아십니까?

성악을 공부하려고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학생에게

이탈리아 음악학교 교수들이 하는 말입니다.

저는 여기서 이탈리아 교수의 어법을 빌려 말하고자 합니다.

"백 권의 책을 읽지 않고는 소설은 쓰려고 펜을 잡지 말라"

그 5백 권의 책이란 세계 문화 전집 1백 권,

한국문학 전집 1백 권, 중 단편 소설집 1백 권, 시집 1백 권, 기타 역사 사회학 서적 1백 권입니다.

그것도 한 차례씩만 읽고 말 것이 아니라

5년을 주기로 되풀이해서 읽으면 그보다 더 좋을 것이 없습니다. 그뿐이 아니라 그때고 때 발간되는 신간을 골라 읽는 꾸준한 독서 생활을 글쓰기와 병행해야 하는 건 더 말할 것이 없습니다.

50권도 읽지 않고 소설가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얼마만큼 재능을 타고났다면 누구나 한두 편의 소설은 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열 편? 스무 편까지 쓰기는 어렵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화개장터의 추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