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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기획가 Nov 29. 2021

회사에서 소시오패스를 만난다면

직장의 이해

소시오 패스의 정의 : 소시오패스란,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나쁜 짓을 저지르며, 이에 대해 전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사람을 뜻한다.


이 정의에 따르면 소시오패스는 사이코패스처럼 무시무시한 인물이다.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으니 영화에서처럼 살인도 쉽게 저지를 수 있을 것 같은 존재로 느껴지기도 한다. 

래서 뉴스 사회면을 장식할 만한 심각한 사건을 저지른 사람만이 소시오패스인 것 같다.

 

하지만 생각보다 평범한 사람들 중에도 소시오패스가 존재하며 직장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다. 

나 역시도 상사, 주변 동료 케이스를 통해 '혹시 저 사람은 소시오패스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다음 사레를 보면 정말 흔하게 볼 수 있는 그래서 누구라도 겪을 수 있는 케이스이다.


사례 1. 부모님이 아프신데 출근하라는 상사

사회 초년생 시절 근무시간 중에 엄마가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지셔서 응급실로 실려갔다는 연락을 받은 적이 있다. 아무런 경황없이 자리정리도 못한채 기차를 타고 고향으로 내려왔다. 

(직장은 기차로 3시간 떨어진 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엄마는 바로 수술을 하고 중환자실로 이송되어서 나는 엄마 얼굴도 상태도 보지 못한 상태였다.

상태가 호전되는 것을 보고 나서야 다시 직장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아, 

당시 상사였던 부장님께 일주일 휴가를 낸다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휴가가 더 연장될수도 있을 것 같다고 조심스레 덧붙였더니 

"회사 걱정은 절대로 하지 말고 어머님 잘 보살펴드려라. 필요하면 휴가는 더 써도 된다"고 하셨다. 

사회생활에서 처음 만난 상사가 그러했기 때문에 모든 부장님들은 다 비슷한 줄 알았다.

 

source : unsplash


그리고 시간이 흘러 대리가 되었을때 나는 다른 부서로 이동하게 되었다.  

대리 중에 나와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  고향이 대구이고 직장은 수원인데  일하던 도중에 어머님이 

갑자기 쓰러지셨다고 연락을 받은 것이다. 그 대리 역시 경황없이 급하게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당시 부서장에게 전화를 하면서 며칠 휴가를 쓰면서 

어머님 간호하며 상태를 지켜보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부서장의 반응은 다음과 같았다. 

"아니, 자네가 의사도 아니고 옆에서 지키고 있는다고 빨리 낫는것도 아니잖아. 내일 부사장님 보고 있는 거 알지? 자기가 발표자니까 와서 발표하도록 해" 

내 자리가 부서장 바로 앞자리였기 때문에 통화하는 내용을 다 들을 수 있었다. 

내 일이 아니지만 동료가 어떤 상황에 쳐해 있는지 머릿속에 그려지고 감정이입이 되어 

마음이 아프고 화가 났다. 저 상황에서 부모님이 돌아가시기라도 하면 그 원망과 후회를 어떻게 감당하려고 저러나 싶고 회사 책상에 앉아 있는다 한들 일도 제대로 안될텐데... 매정한 부서장이 너무 미웠다. 

동시에 대리 한명의 발표도 백업못하는 부서장이 무능해보였다. 

그 상황을 보고 내가 받은 느낌은 '아 저 사람은 믿고 따라갈 리더는 못되겠구나...'였다.  

그야말로 부하직원을 도구로 밖에 생각하지 않으니 나 역시도 신뢰가 가지 않았던 것이다.   


사례2.

해외 전시업무를 할 때 일이다. 

선행과제를 CES MWC같은 전시회에 출품하는 업무를 했는데 선행과제다 보니 

아직 개발상태 중인 한마디로 안정화가 되지 않은 과제도 많았다. 

그 과제의 특징은 바로 데모 귀신이 잘 붙는다는 것이다. 

데모귀신이 붙었다는 표현은 평소에는 멀쩡히 잘 동작하다가 VIP 앞에만 서면  오작동을 한다는 것이다. 

암튼 데모 귀신이 붙지 않기를 기도할 뿐이었다.

과제 담당자들은 담당 과제, 즉 전시 휴대폰을 전달하는데 심카드도 함께 준비해야 했다. 

현지에서 와이파이를 설치해도 한번에 30여개 이상의 기기가 접속하면 와이파이 접속이 

무척 불안정했기 때문이다.


source : unsplash


그런데 같은 부서 선배가 심카드를 준비하지 못했다며 나에게 심카드를 빌려달라는 것이다. 

사실 심카드 돌려쓰기는 피해야 하는 상황이다. 심카드를 꽂았다 빼는 과정에서 심각한 버그가 

발생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선배는 결국 준비하지 못했고 나에게 빌려달라고 했다. 

다들 급한 상황이니까 나의 과제 전시가 끝나면 휴대폰에서 심카드를 빼서 선배과제에 꽂아 쓰기로 했다.

그리고 데모의 날, 원래 데모리허설 했던 순서가 바뀌었고 선배 과제를 먼저 데모하게 되었다. 

배과제의 데모가 끝난후 심카드를 빼내어 내 폰으로 옮겨 끼우고 재부팅했는데... 

그 데모 귀신이 나한테 붙은 것이다. 리부팅 또 리부팅. 아주 진땀빼는 상황이 되었다. 

본사에 있는 개발자에 전달해서 상황을 알리고 급하게 버그를 고치기로 했다. 

빨리 고쳐야 했기에 결국 밤샘 작업을 해야 했다. 

그것도 12월 마지막주, 크리스마스 다음날부터 1월1일까지. 많은 사람들이 동계휴가로 쉬는 그 주간에.

솔직히 그 상황이 미안하고 좀 짜증이 났다. 

왜냐하면 심카드를 뺐다꽂았다 하지 않았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문제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배한테 말을 돌려서 이야기했다. 

심카드를 빼는 바람에 버그가 발생해서 개발자들이 고생을 했다, 

다음 전시에는 심카드를 빌려주기 어려울 것 같으니 미리 준비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이다.


내가 예상한 반응은 이러했다. "아 그런 일이 있었느냐, 미안하다.  다음부터는 준비 잘 하겠다고" 

하지만 완전 예상 밖의 반응이 돌아왔다.

"아니 그럼 과제의 완성도를 높여야지 그 문제를 왜 나한테 말하죠?"

"..."

말문이 막혔다. 누군들 안정화되지 않은 상태의 과제를 전시에 내놓고 싶겠는가. 

그 리스크는 안고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나는 그 위험을 무릅쓰고 도와준 셈인데, 

그 호의때문에 오히려 곤란하게 되었는데 그거에 대해 미안해하기는 커녕 오히려 나무라는 분위기였다. 

'아... 앞으로 이사람을 도와주지 말아야겠다.' 

그때의 쎄한 감정은 틀리지 않았는지 몇 년 후 그 선배가 파트장이 되었을 때 

악독하기 그지없는 리더가 되었고, 함께 일하기가 힘들어 그 파트를 빠져나올 수 밖에 없었다.




우연히 TV 채널을 돌리다 <어쩌다어른>이라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었는데, 거기서 소시오패스를 다루었다.

어찌나 공감이 되던지 소름이 돋을 정도였고, 프로그램 말미에 꼭 우리회사를 지정하는 듯한 내용도 나왔다.

사실 맞는 말이다. 

지금이야 조직문화가 많이 바뀌었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성과제일주의였으니 말이다.

내가 앞서 언급한 두 리더들도 회사에서 별 탈 없이 20년 넘게 일한 사람들로,

큰 문제만 일으키지 않으면 이슈화되지 않았다.


어쨌든 소시오패스는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 

특히나 사적인 모임보다 직장에서 마주칠 확률이 더 높은데 

그 사람이 동료가 아니고 직장상사라면 정말 멘탈이 갈리고 자존감과 의욕이 떨어지게 된다. 

프로그램에 출연하신 김경일 교수님 말대로 소시오패스를 만난다면 빨리 부서이동을 하는 것이 상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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