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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기획가 Aug 12. 2021

조직의 룰을 익혀라

당신이 직장인이라면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조직의 룰이 3가지가 있는데 바로 말투, 복장과 근태이다. 한 기업에 입사를 했다는 것은 그 회사가 요구하는 기본역량은 갖추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당신이 기본기를 갖춘 준비된 사회인인지 아닌지 여부는 사소한 순간에서 티가 나게 마련이다. 다음은 어느 조직에서나 통용되는 직장인으로서 반드시 주의해야 할 항목들이다.


언니라고(형으로) 불러도 돼요? 

우리나라 특유의 문화가 있는데 두 사람 이상 만나면 나이부터 묻는 것이다. 나보다 연상인지, 연하인지에 따라 호칭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언니’, ‘형’이라는 호칭은 학교 선후배 사이에, 사적인 모임에서 많이 쓰며 우리는 친한 사이임을 나타내는 표현이기도 하다. 하지만 직장에서는 쓰지 말아야 할 호칭 1순위다. 이 말을 하는 순간 ‘얘가 아직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하는구나’라며 스스로에게 낙인을 박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물론 말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친해지고 싶어서 그렇게 말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말을 듣는 사람은 회사 선배로서 참으로 불편하다. 조직 내에서 공식적인 호칭이 아닌 사적인 호칭을 부르겠다는 것은 실수를 해도 이해해달라는 말인지, 잘 가르쳐 달라는 말인지, 앞으로 잘 부탁한다는 말인지 해석하기가 너무나 모호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말을 제3의 다른 사람이 들었을 때도 “너네들은 회사에 놀러 왔니?”라는 핀잔을 들을 수 있게 한다. 

입문 교육 중에 멘토로 만난 선배나 또는 같은 부서 내 함께 일하게 될 직장 선배에게는 “언니라고 불러도 돼요?” 그런 질문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선배님, 김 대리님, 홍길동 매니저님 또는 홍길동 님이라고 조직 내에서 통용되는 적절한 호칭을 쓰자. 혹여나 ‘오빠’라고 부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과감히 무시해도 좋다. 공이 우선인 곳에서 사를 내세우지 말자.

내가 생각하는 ‘언니’라고 부를 수 있는 사이는 회사의 공식적인 행사 외에도 따로 만나는 사이, 여행을 함께 가거나, 집으로 방문해서 가족들도 알고, 퇴사 이후로도 인연을 유지하는 것이 충분히 예상되는 사이이다. 그 외는 회사에서 만나 회사를 떠나면 정리되는 공적인 관계이므로 호칭도 회사가 지정한 공식적인 호칭을 써야 한다.



TPO에 맞는 복장

업계에 따라 정장 차림을 요구하는 기업도 있으나 많은 회사가 권장하는 의상은 비즈니스 캐주얼(또는 스마트 캐주얼)이다. 비즈니스 캐주얼을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힘들지만 업무에 적절하지 못한 옷, 단정하지 못한 옷은 입지 말라는 의미이다. 단정하지 못한 옷을 예를 들면 가슴이나 겨드랑이가 깊게 파여 노출이 심한 옷, 하의 실종에 가까운 짧은 반바지, 로고나 장식이 화려한 옷, 라운드 티셔츠, 후드 티셔츠, 찢어진 청바지, 란제리 룩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에 청바지는 시대 분위기나 인사팀장 성향에 따라 허용되었다가 단속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청바지 단속이 심하던 시기에는 단색 청바지임에도 불구하고 청바지를 입은 사람이 인사과 직원 눈에 띄면 사 번을 적고 별도로 면담을 할 정도였다. 

하지만 2000년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이러한 인식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창의와 혁신의 아이콘인 스티브 잡스를 떠올릴 때 그의 패션을 빼놓을 수 있을까. 키노트 스피치를 할 때마다 입었던 검은색 터틀넥과 리바이스 청바지, 뉴발란스 운동화 외 다른 의상 특히 슈트를 입은 잡스의 모습은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에게도 트레이드마크가 있다. 바로 후드 티셔츠이다. 몇 해 전, 한국을 방문했을 때 과연 마크 저커버그는 어떤 의상을 입을 것인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았다. 대통령을 영접할 때는 슈트를 입었으나 그 외 기업을 방문할 때는 예외 없이 후드 티셔츠를 입었다. 

엔비디아 젠슨 황 역시 공개 행사에는 검은 가죽 재킷을 즐겨 착용하며 팔뚝의 문신 로고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처럼 캐주얼한 의상은 자유로운 기업문화와 창의성을 대변하고 있고 기업이 지향하는 방향을 나타내는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의상은 단순히 몸을 보호하거나 멋을 내는 수단이 아니다. 상황에 따라 조직이 추구하는 분위기에 따라 같은 옷이라도 아직 학생 마인드에서 벗어나지 못했냐는 핀잔을 듣기도, 자율과 창의를 독려하는 도구로 사용되기도 한다.

옷차림의 TPO (Time, Place, Occasion)이 다시 한번 부각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출필고 반필면* (出必告 反必面)

회사에서 한 사람을 평가하는 척도 중 하나는 바로 근태이다. 그 사람이 성실한가, 불성실한가를 가늠하는 기준이 되며 징계 및 퇴직처리에도 영향을 끼친다. 그러므로 근태는 규정에 맞게 사용해야 하며, 특이사항이 발생할 경우 상사에게 꼭 알려야 되는 사항이다. 

직장 동료 중에 제주도가 고향이라 회사 근처에서 혼자 자취하는 여직원이 있었다. 그 여직원은 지각을 자주 했는데 늦게 일어나는 날에는 오후 1시 넘어서까지 일어나지 못하고 또 전화도 받지 않았다. 부서장 입장에서는 혼자 사는 여직원이 연락도 없이 출근을 하지 않으니 무슨 사고라도 당한 것이 아닐까 걱정을 했고 내가 집으로 찾아간 적도 몇 번 있었다.  

그 여직원은 평소에 무척 열심히 일했다. 여직원이라는 이유로 배려받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고 일이 바쁠 시기에는 자청하여 야근과 주말 특근을 할 정도였다. 하지만 열심히 일한 것으로 받는 칭찬보다 사전보고 없는 잦은 지각으로 인해 ‘일을 열심히 하려고 하지 말고 기본생활습관부터 바로 잡아라’는 경고를 더 많이 받게 되었다. 그녀는 결국 몇 년 뒤, 퇴사했는데 건강상의 이유도 있었지만 무단 지각으로 인해 ‘성실성 결여’라는 평가 역시 역할을 했다.



이 일을 통해 근태에 대해 특히 자리를 비우는 상황에 대해서는 상사들이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휴가, 외근, 출장, 파견, 부서이동, 휴직 등 이 모든 것들이 출필고 반필면에서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최근 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를 하는 경우도 많은데, 원격근무 역시 재택근무로 인정되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회사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다고 호텔/커피숍에서 일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은 근무지 이탈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보고는 격식을 갖출 필요도 없다. 전화나 이메일, 메신저, 문자 무엇이든 가능하다. 출필고 반필면은 상사와 동료에 대한 기본 예의라고 생각하고 꼭 지키자.


*출필고 반필면(出必告 反必面) : 나갈 때는 부모님께 반드시 출처를 알리고 돌아오면 반드시 얼굴을 뵈어 안전함을 알리는 것을 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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