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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기획가 May 15. 2023

T의 인생 F의 인생... 1

인생의 이해

ABO  혈액형부터 시작하여 애니어그램,

DISC 등 다양한 성격 유형 분석 중에서 MBTI만큼 대중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도 없는 것 같다.

잠깐 유행인 것 같았는데 여전히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고

조직에서도 세대 간의 차이를 이해하는 데 있어서도

많이 활용된다.

최근에 검사해보지는 않았지만 과거 MBTI를 2번

검사했을 때나의 유형은 공통적으로 ESTJ가 나왔다.

그중에서 오늘 이야기해 볼 것은 'T' 그리고

T와 반대인 'F'이다.


고2 때 이과를 선택했고, 공대를 졸업 남성이 80% 이상인 전자회사에 입사해 지금까지 일하고 있으니

인생의 절반 이상은 T의 환경 속에 있다고 말해도 무방하다.

내 삶이 그렇다 보니 내 주변의 사람들도 T가 대부분이다.

T의 삶이란 무미건조한 면이 없잖아 있지만 합리적이고

명쾌하고 깔끔하게 딱 떨어지는 뭐 그런 것인데,

최근 들어 F 유형을 몇 명 알게 되면서

신선한 문화 충격을 받고 있다.

예전엔 흑백이었던 것이 조금 알록달록해졌다고나 할까.


지난 금요일 인친인 오드리님의 초대로 파티에 다녀왔다.

오드리님으로 말하자면 무용을 전공한 자칭 관종인 주부

인플루언서이다.

그리고 확인된 바 없지만 F일 것이다.

(근거 없지만 일단 T와 너무나 다르기에 ㅋ)

잘 모르는 사람이 나를 아는 척하면 불편하고

SNS에서 사생활을 드러내는 게 득 보다

실이 많다는 것이 학습된 나로서는

오드리님의 인스타와 카페활동을 보면 신기한 점이 많았다.


전문가의 메이크업을 받은 최상의 상태일 때 사진 몇 장만

올리는 나로서는 에스테틱 직후의 셀카 사진은 '굳이....?'.

특히나 오드리님 자녀 외 다른 아이의 사진이나 영상을 보면

'얼굴 모자이크 처리해야 되지 않나?'

'개인정보 동의 서약서 받았을까,

일부 극성 엄마가 초상권 침해 운운하면서

클레임 걸 수도 있을 텐데' 하는 걱정스러운 마음이 먼저

떠오르기도 했다.

어쨌든 나처럼 눈팅과 소극적으로 온라인소통 하는 사람도  

가족관계, 나이, 종교, 심지어 자임인지 시험관인지 배우자가 최근 이직을 했는지 알 수 있을 만큼 개인정보를 스스로 탈탈 털어주시기에 나 혼자만의 내적친밀감이

있는 상태였다.


행사를 주관함에 있어서 콘셉트를 잡고

게스트며 장소를 섭외하는 일, 사전 세팅,

그 무엇보다 일정 수 이상의 사람을 모객 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다.

예전에 동호회 운영진으로 파티 운영도 해봤고 회사에서

업무로 콘퍼런스도 진행해 보고, 회원이 몇 만 명인 카페

회원들 대상으로 운영진과 함께 의욕적으로 강의를

기획했으나 신청자가 단 한 명도 없어서 폭망 해본 적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드리님의 파티에 갔을 때 장소가 꽉 차도록 사람들이 모인 것에 놀랐다.

대상은 전부 엄마들... 대략 30명...?

동호회도  회사도 아니고 개인의 타이틀로 이게 된다고.

20살 정도 어린 디제이와 래퍼가 재능기부로 왔다는 것은

더 놀라웠다.

이 미친 인맥은 무엇이며 그들은 대상을 알고도

오고 싶었을까.


T에게 없지만 F에게 있는 무언가가 있다.

T가 노력으로 따라가지 못하는

F의 특별함이 있다.

꾸미지 않는 솔직함, 거리낌 없이 나를

드러내는 것, 그리고 감성적인 부분이

팬덤을 형성하는 건가.


나도 한때는 내 이름을 타이틀로 내거는

1인기업가를 꿈꾼 적이 있다.

노력해서 책도 쓰고 강의도 하고 영상도 찍었는데 그래서

준비가 된 줄 알았는데.

하지만 나를 드러내는 것에 마음의 불편함을 느끼고 모객

실패에 좌절하고

1개의 악플에도 멘털 흔들리는 쫄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쓴 글은 누군가 필요에 의해서 팁을 얻기 위해 찾아볼 수는 있지만사람의 감성을 자극하지는 못한다는 것도,

의도를 가지고 감성적이 되려고 하니

무척 기 빨리고 피곤하다는 것도 함께 알게 된 것이다.

이런 생각에 이르니 퍼스널 브랜딩도

피곤하고 그냥 나는 직장 다니며 책 쓰는 게 행복하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그 결론이 현재의 나의 모습이다.


사실 지금껏 살아오면서 내 인생에 감성이 그리 중요한

요소는 아니었다.

감성이 없다고 해도 아마 앞으로 살면서도 딱히 문제시되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내가 변화하고 싶다면 지금의 한계를 뛰어넘고 싶다면 F의 그런 감수성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삼성이 애플을 뛰어넘지 못하는 이유가

늘 감성적인 부분이 부족해서라고 말하는 것처럼.


이렇게 길게 썼는데 오드리님이 F유형 아니면

이 글도 폭망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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