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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기획가 Jun 05. 2023

나르시시스트 상사를 만난다면... 1

직장의 이해


유튜브를 보다가 <어쩌다 어른>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성격장애 3 대장에 대한 김경일 교수의 강연을 보게 되었다. 성격장애 3 대장은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 나르시시스트를 일컫는다.

사실 사이코패스는 뉴스나 영화를 통해 접하는 살인마가 많아 내가 피해자가 아닌 이상 현실에서 만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소시오패스와 나르시시스트는 진짜 쉽게 볼 수 있다. 이 강연을 보며 예전 직장 상사 2명, A와 Y가  떠올랐다.


유난히 이해가 안 되고 코드 맞추기 어려웠던 A와 Y. 그중에서 A보다 Y의 정도가 더 심했는데,  그건 어쩌면 A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부장직급에 고과권, 결재권을 가진  상사였고, Y는 처음 만났을 땐 선배였고 직장동료였다가 이후 진급하면서  나의 상사가 된 케이스라 직급과 상황에 따라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았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다.


그 당시에는 소시오패스나 나르시시스트라는 용어를 몰랐기 때문에 그저 힘들고 억울하고 스트레스받는 상황이었다. 더 이상 나의 상사가 아닌 지금 시점에서 돌이켜보면 소.패 / 나르 성향이 다분하다.


에피소드 1

육아휴직에서 복직하고 얼마 되지 않아 모교를 찾아가 직무에 대해 소개하는 임직원 강연자를 선발한 적이 있었다.  강연 당일은 본행사 전에 리허설도 있는 데다가 부산까지 이동해야 했기 때문에 하루가 꼬박 소요되는 일정이었고, 개인 휴가를 쓰는 것이 아닌 업무 출장으로 인정되었다. 행사를 주관하는 부서에서는  나의 리더에게 이러이러한 사유로 1일 출장을 가게 되니 협조해 달라는 공문을 보내왔다.

그 행사는 그룹에서 회사 이름을 걸고 진행하는 행사여서 규모가 큰 편이었고 행사 끝나자마자 인터넷 기사가 여러 편 나오기도 했다. 다음날 회사로 출근했을 때 당시 리더였던 부장님은 잘 다녀왔냐고 물어보시고 그 기사를 전 부서원들에게 공유를 해주셨다. 사실 내 마음은 회사 사람들에게는 알리고 싶지 않았는데 부장님이 공유해 주신 덕(?)에 많은 사람들이 알아보고 칭찬과 덕담을 해주셨다. 그래서 내가 답례의 의미로 커피를 사기도 했다. 그런데  수십 명의 회사 지인 중에 단 한 사람, 당시 소파트장 (아직 결재권이 없는 상태이나 업무적으로는 리더급인 사람. 셀장, 셀리더 등 다양한 명칭이 있음)이었던 Y만 이런 반응을 보였다. "희영과장은 남 앞에 나서기를 좋아하나 봐~" 응? 음... 아 이렇게도 해석이 되나? 사람에 따라서는 나를 재수 없다고 여길 수도 있겠으나 마음속으로 여기는 것과 그것을 입 밖으로 표현하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이니까.

그런데 나만 그렇게 느낀 것이 아니었다. 다른 동료, 후배들도 상사가 칭찬을 하면 Y가 꼭 단점을 찾거나 그 의견에 도저히 동조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나도 겪어보고  다른 동료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Y는 본인이 늘 주인공이어야 하고 돋보여야 하고 그래서 후배가 주목을 받게 되면 못 견뎌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Y의 그런 성향은 자료를 작성하거나 팀장 또는 사장 보고를 할 때도 드러났다. 개발팀에서 작성한 자료를 보면 담당 PL이어도 메일 본문에 꼭 "자료 작성에 000님이 도움 주셨습니다."라는 멘트를 꼭 넣는 분이 있었다. 후배 사원의 노력과 역할을 윗상사와 유관부서에 어필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Y는 내가 한 일도 후배를 통해서 한 일도 모두 '내가 한 일'이었다. 본인이 돋보이고 싶은 성향이 있고 업무적으로는 소파트장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여겼다. 하지만 일이 잘 풀릴 때는 본인 역량이 뛰어난 것이고, 이슈가 발생하면 능력 없는 후배들 데리고 일하기 힘들다고 늘 말했다. (여기서 강연 내용과 너무나 똑같아 소오름)


하지만 Y와 함께 일하는 게 힘들다고 느끼는 포인트는 따로 있었는데 상식 밖의 사고방식이라고 밖에 여겨지지 않는 언행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언행은 2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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