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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중은 버스 천국

궁원안과 홍루이젠 춘수당 그리고 패밀리마트

by Mong

대만은 동북쪽에서 서남쪽으로 길게 누워있는 섬이다. 우리나라처럼 남북으로 긴 모양은 아니지만 약간의 위도 차이가 있고 딱 그만큼 기후도 동네 분위기도 차이가 난다.

우리나라가 서울 대전 부산이 있는 것처럼 대만은 타이베이 타이중 가오슝이 위아래로 놓여 있고 이 도시들은 고속철도로 이어져 있다. 재미있는 점은 그 도시들의 느낌도 각각 우리의 서울 대전 부산과 묘하게 매칭이 된다는 것이다.

타이중은 딱 우리나라의 대전쯤 된다.

위 배경사진의 장소는 버블티의 원조 춘수당이다.

타이중시 중구에 위치한 지광 상점가(繼光商店街). 지광 상점가는 다양한 먹거리와 쇼핑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특히 길거리 음식과 전통 상점들이 유명하다. 대전 중구 으능정이 거리 주변을 연상시키는데 거리의 역사, 구도심, 역사 주변이라는 것도 비슷하다. 이 거리는 7,80년대까지 타이중에서 가장 번화한 상업지역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도시개발의 여파로 예전의 영광을 거의 다 잃고 일부 맛집과 카페들만 성업 중이다.


타이중은 시내 8킬로 구간에서의 버스요금이 무료다. 유명 관광도시의 Hop on Hop off 시티투어 버스가 부럽지 않다.

캔자스시티의 무료트림도 떠올랐다. 교통복지는 그 도시의 또 다른 관광자원이 된다. 내가 대전 시장이라면 이 정책 한 번 고려해 보겠다. 노잼도시라는 대전에 사람들이 몰려오지 않을까?

대만 여행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장소다. 공항에서 버스로 터미널에 도착한 아내를 데리고 처음 방문한 장소다. 타이중 버스터미널 뒤편에 있다. 1층 편의점에서 음식을 사서 2층 카페 공간에서 취식할 수 있는데 편의점 공간이라고 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분위기가 훌륭했다. 오래된 도심의 낡은 건물들과 그곳을 오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기에 딱 좋았던 공간.

2층은 거리를 지켜보는 최고의 장소다. 거리풍경, 분위기, 냄새, 사람들의 표정을 피관찰자의 거부감 없이 몰래 다 지켜볼 수 있는 공간이니까...

대전의 성심당 같은 곳이 대만에 있다. 튀김소보루 대신 파르페 아이스크림을 대표메뉴로 팔지만 한 도시의 랜드마크 역할을 톡톡히 하는 곳이다. 일제강점기 때 안과로 사용하던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디저트카페로 사용하고 있다. 대만 먹거리치고는 꽤 비싼 디저트를 판매하고 있는데 내부 인테리어가 이쁘고 사진이 잘 나와서 구경하는 사람들이 많다. 밖으로 빠져나오면 궁원안과에서 운영하는 미야하라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다.

아이스크림을 와플용기에 담아 파는데 우리 돈 만원이 조금 넘는다. 아이스크림을 테이크아웃해서 주변 여기저기에 걸터앉거나 서서 아이스크림을 먹는 사람들이 많다. 오래된 돌다리, 수변벤치들의 풍경이 좋아서 모든 곳이 야외카페가 된다.

유명한 샌드위치 프랜차이즈인 홍루이젠 본점이다. 여기가 본점이 맞나 싶을 정도로 허름하다. 대만 국민샌드위치고 우리나라나 홍콩 등지에서도 성공적으로 론칭한 브랜드의 본점 같지 않은 모습이다. 애초에 홍루이젠은 1947년에 작은 제과점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가정식 같은 정직한 맛"을 강조하는 브랜드 이미지 때문에, 일부러 화려한 인테리어나 고급스러운 매장 대신 소박한 느낌을 인테리어 포인트로 두고 있다고 한다. 본점은 ‘상징적 의미’가 강해서 최초 매장이긴 하지만, 실제 판매 중심보다 브랜드의 뿌리를 보여주는 장소로 남겨두는 듯 하다. 실용적인 서민음식이라는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상징적 매장인 셈이다. 시애틀의 스타벅스 1호점 같은 느낌이다. 1호점은 겉에서 구경만 하고 근처에 대형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시애틀을 갔었던 기억이 난다. 1호점의 분위기를 생각한다면 스타벅스는 좀 초심에서 많이 벗어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타이중의 무지개 마을(彩虹眷村, Rainbow Village)은 대만 중부 타이중시 난툰(南屯) 지구에 위치한 독특한 예술 명소로, 원래는 국공내전 후 군인과 가족들을 위한 군인촌이었다.
이 마을은 퇴역 군인 황용 푸(黃永阜, Huang Yung-Fu) 노인이 2008년, 마을이 철거 위기에 처했을 때 그저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집 벽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그의 독특하고 다채로운 그림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고, 지역 대학생들의 지지를 받아 마을은 철거를 면하고 예술 마을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대전역 뒤쪽 철도관사촌이 있던 소제동 골목과 비슷한 서사를 가지고 있는 것이 흥미롭다. 낙후된 동네의 저렴한 임대료와 부동산 가격 때문에 생겨난 독특하고 개성 있는 카페들이 동네를 개발로부터 빗겨나게 만들어 도시의 새로운 어트랙션이 스토리랑 어딘가 닮아 있다.

이제 무지개 마을은 타이중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입장료는 무료고 주변에 예쁜 카페들도 많이 있다. 구글 켜고 무료인 시내버스를 타고 버스창밖 풍경을 구경하면서 3~40분 가다 보면 타이중 어디에서든 쉽게 찾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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