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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로 Apr 12. 2023

고소하고 기름진, 올리브유 고등어 스파게티

나의 한 끼

갑자기  생선 통조림이 머리에 떠올랐다. 하루 한 번 아침 단백질 섭취를 고민하다가 떠오른 재료다. 출근 준비하며 바쁜 와중에 간단히 먹을 수 있는 단백질 생선통조림!


생선 통조림은 가격도 싸다. 가장 흔한 것이 참치통조림인데 참치는 살만 잘 발라져 있어서 그런지 생선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심지어 이 글을 쓰는 순간조차도 떠올리지 못하다가 생선통조림의 분류를 생각하다 보니 겨우 생각이 난 것이다.


내 상상 속의 맛을 자극한 생선 통조림은 고등어 통조림과 꽁치 통조림이다. 결혼하고 몇 년간은 꽁치통조림, 고등어통조림을 자주 활용했다. 통조림 생선은 비리지 않고 고소하고 기름지다. 여기에 김치를 넣고 끓이면 정말 맛있다. 자주 해 먹었는데,  최근에는 먹어 본 기억이 없다. 비릿하면서도 고소한 그 맛을 먹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생선 통조림으로 뭘 해 먹을까를 떠올렸다. 가장 흔한 방법은 김치를 넣고 찌개를 끓이는 것이다. 아들이 기숙사에서 집에 왔을 때 즉시 시도해 봤는데 맛이 없다. 김치는 흐물거리고, 고등어는 부서진다. 요리법이 뭔가 잘 못 되었겠지 싶어서 다음번에는 김치를 기름에 구운 후 그 위에 넣고 구워 먹으면 더 맛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고등어 통조림을 먹을 다음 기회만 생각하다가 머릿속에 떠오른 하나의 생각은 고등어 통조림으로 스파게티를 해 먹으면 어떨까 하는 것이었다. 올리브오일과 마늘을 볶아 그 위에 통조림 고기를 올려 살짝 구운 후 스파게티면을 넣오 훌훌 말아먹으면 정말 고소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혹시 이런 요리가 있나 하고 찾아보니 이탈리아 본고장에 이미 해 먹고 있는 요리였다!


대학원이 끝나고 집에 오는 밤 10시에 집으로 오면서 열려 있는 슈퍼마켓이 있어 곧장 들어가서 3천 원을 주고 고등어 통조림을 샀다. 아침에 고등어 스파게티를 꼭 해 먹어야겠다고 다짐하며 통조림을 사가지고 집으로 왔다. 나는 집에 오자마자 스파게티를 해 먹기 위해 필요한 재료들을 준비했다. 마늘을 편 썰고, 토마토 한 개를 깍둑 썰고, 브로콜리를 잘게 잘랐다. 그리고 스파게티 한 줌. 출근을 준비하면서 먹기 위해서는 아침 시간을 단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날 밤 준비해둔 재료


나는 아침에 일어나자 고등어통조림을 생각했다. 생선 특유의 고소한 비릿함과 올리브유가 만나 스파게티까지 섞으면 얼마나 맛있을까! 머리에 그린 그림대로 실행에 옮겼다. 물을 끓여 스파게티 면을 삶았고, 그 사이에 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가득 뿌려 마늘을 구웠다. 마늘이 채 다 익기도 전에 급한 마음에 고등어, 브로콜리, 토마토를 한꺼번에 부어버렸다. 아침엔 이렇게 마음이 급하다. 스파게티면이 익는 동안 올리브유에 구워낸 고등어와 채소 사이에 익은 스파게티면을 텀벙.


고등어 스파게티


얼마나 맛있을까를 속으로 외쳐대며 접시에 완성된 고등어 스파게티를 담았다. 그리고 그 위에 올리브유를 한 번 더 뿌려주었다. 올리브유는 몸에 좋은 기름이니 얼마나 행복한지! 기름지고 비릿한 음식을 좋아하는 나는 올리브유에 한 번 더 감사를 전했다. 그리고 완성한 스파게티를 먹을 시간. 포크로 스파게티면과 고등어와 야채를 돌돌 말아 한 입에 넣으니, 과연 상상하던 그 맛이다! 덕분에 나는 오늘 하루도 행복하게 보낼 수 있게 됐다.


나의 아침 한상, 고등어 스파게티, 과일요거트, 토마토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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