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하게 닦아내는 일
아내와 소풍을 다녀오는 길에 비가 내린다.
추적추적 내리던 비가 이내 빗줄기가 굵어지더니 금새 도로 곳곳에 빗물이 고인다.
옆 차로에서 달리던 차가 휭하고 지나가면서 홈에 고여 있던 물덩이가 앞 유리에 퍽하고 벼락처럼 떨어진다.
열심히 차창을 닦고 있던 와이퍼를 더 빨리 작동시켜서 고인 물을 얼른 닦아냈다.
뿌얘졌던 차창이 맑아지면서 이내 앞이 잘보인다.
와이퍼가 빗물을 닦아내기 위해 쉴새 없이 왔다갔다 하는 것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살면서 우리의 눈을 가리고 앞을 막아서는 빗물 같은 잘못이 얼마나 많은가.
나의 내면에는 언제나 죄의 씨앗이 비처럼 내리며 바른 길로 가는 나의 시야를 가리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밝은 길을 선명히 바라보고 바른 길로 똑바로 나가기 위해서 계속 나를 가리는 빗물을 닦아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비가 오는 날에 와이퍼가 고장나거나 작동시키지 않으면 이내 빗물이 차창을 뒤덮어 앞이 보이지 않고 위험에 빠지는 것처럼 내 속에 빗물이 가득 내려 내 눈을 가리면 바른 길로 가지 못하고 방황하다 결국 죄의 길로 들어설 수도 있는 것이다.
모든 불의에서 바른 길을 온전히 바라보고 나아갈 수 있도록
쉴새 없이 마음의 와이퍼를 작동시켜야 한다. 늘 성찰하고 뉘우치고 자백하고 돌이켜야 한다.
우리가 우리 죄를 자백하면, 하나님은 신실하시고 의로우신 분이셔서, 우리 죄를 용서하시고, 모든 불의에서 우리를 깨끗하게 해주실 것입니다.
요한일서 1장 9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