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날이지만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기 위해 출근을 했다. 준비를 마치고 현장으로 가는 차에 올랐다.
여느 때와 달리 오늘은 준비를 하면서부터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거의 2주 동안을 쉬는 날 없이 추적해서 알아낸 범인이 청소년이었고 압수수색을 해야 하는 장소가 바로 그 소년의 집이었기 때문이다.
평온한 주말 아침 느닷없는 수사팀의 방문에 부모님들은 깜짝 놀랄 것이다. 그리고 까맣게 모르고 있던 자녀의 범행을 알게 된 순간 마음이 쿵 하고 내려앉을 것이다. 그 곤혹스럽고 어지럽고 아픈 마음이 느껴졌다.
'띵동'
'누구세요?'
'경찰입니다.'
'경찰이 무슨 일로요?'
문을 열어준 사람은 우리가 그렇게 보고 싶던 CCTV 속 바로 그 소년이었다.
부모님과 소년에게 혐의 사실과 수사 절차를 설명하고 압수수색영장을 제시한 후 압수영장을 집행했다.
부모님들은 수사팀의 방문과 압수수색이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는 기분이셨을 거다. 말썽 한 번 없이 부모님 말씀을 잘 따르던 아이라고 하셨다.
정당한 공무집행이긴 하지만 그들의 삶에 갑자기 뛰어들게 되어 일상을 뒤흔들어 놓는 일은 마음이 썩 편하지 않다. 불편을 끼친다는 미안함 때문이 아니라 그 무너져 내리는 마음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내 자녀가 범죄를 저질렀다는 이야기를 듣고 내 눈앞에서 증거물이 나오고 검거가 되는 장면을 지켜보면서 그 마음이 얼마나 참담했을까.
어찌 보면 범행이 발각된 것이 그 소년이나 가족들에게 다행인지도 모른다. 범행을 멈출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기 때문이다.
무거운 마음과는 달리 영장 집행은 냉정하고 철저하게 진행되었고 별 탈 없이 잘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범인을 잡지 못해 피해자에게 미안하기만 했던 마음도 한결 좋아졌다. 고생했던 사건이 잘 해결되어 홀가분하기도 하다.
무거운 영장 집행으로 마음이 가벼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