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아영아(가명) 너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다 말해야 돼. 그래야 엄마가 도와줄 수 있어'
'어, 알았어. 엄마, 경찰아저씨한테 다 얘기했어. 처음에는 내가 잘못한 것 같고, 부끄럽기도 하고 해서 말을 잘 못했었는데 다 얘기 했어.'
'어, 그래? 다 얘기했어? 너가 저번에 엄마한테 얘기했던 것도 다 말했어?'
'어, 엄마. 이제 그만 물어봐, 내가 다 얘기했다고. 다 말했으니까 이제 경찰아저씨가 다 해결해 주시겠지'
경찰아저씨가 다 해결해 주시겠지
아영이 어머님이 정황증거로 제출한 통화 녹취록을 듣다가 잠시 멈출 수 밖에 없었다.
어려운 사건이었지만 아영이의 저 말이 사건을 진행하는 내내 힘이 되었다.
여러 우여곡절 끝에 범인을 특정해서 검거했고 구속을 시켜 검찰에 송치를 했다.
지금 한참 재판이 진행 중일 것이다. 아영이의 믿음 때문에 한 순간도 소홀히 하거나 포기할 수 없었다.
하지만 온전히 다 해결해 주지는 못한 것 같다.
부디 아영이가 아픈마음을 잘 회복하길 바랄 뿐이다.
때로는 도와주어야 할 대상으로만 생각했던 아이들이 내게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을 주기도 한다.
참 감사하고 미안하고 아픈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