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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림폴 Mar 10. 2020

배신자

최후의 만찬



  예수께서 십자가를 지시기 전 열두 명의 제자들과 함께 마지막 식사를 하였다. 열 두 제자 중 가룟 사람 유다는 자신들의 권력을 위해 예수를 처단하려고 흉계를 꾸미고 있던 대제사장들에게 돈을 받고 예수를 넘겨주기로 하였다. 유다 또한 다른 제자들처럼 예수가 이스라엘 왕국의 왕이 되면 한 자리 차지하려는 헛된 꿈을 꾸었지만 예수가 제자들에게 자신이 대제사장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고난을 받고 죽음을 당한 후에 부활할 것을 가르치자 메시아가 세상의 왕이 아님을 알고 예수를 팔아 돈이라도 챙기려고 마음먹었다.


  예수는 유다가 자신을 배반할 것을 알고 계셨지만 다른 제자들과 구별하지 않고 만찬의 자리에 함께 하는 것을 허락하셨다. 제자들이 예수와의 마지막 식사라는 것을 모른 채 먹고 마실 때에 예수는 제자들에게 제자 들 중 한 사람이 자신을 배반하고 죽음의 길로 넘겨줄 것이라 말씀하신다. 예수는 유다를 지목하지 않으시고 같은 대접에 빵을 적시고 있는 사람이라고만 말씀하셨다. 다른 제자들이 유다가 예수를 팔려고 하는 배신자인 것을 알게 되면 행여 유다가 회개하고 죄의 길에서 돌이키더라도 다시 제자의 길을 함께 하기가 어려울 것이 분명하니 정확히 지목하지 않으시고 그리 말씀하신 것은 끝까지 유다를 사랑 하시고 배려하심이 아니었을까. 예수는 이 같이 말씀하신 후에 웅성거리는 제자들에게 떡과 포도주를 나누어 주시고 그들을 축복하셨다. 하지만 유다는 끝까지 돈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칼과 몽둥이를 든 자들에게 예수를 팔았다. 그것도 사랑의 표현인 입맞춤을 통해.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나서 예수는 언제나 나를 당신의 만찬에 초대하신다. 매일을 살아갈 떡과 포도주를 떼어 주시며 축복하신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다른 사람은 모르도록 은밀하게 나에게 말씀하신다. '나와 함께 먹고 마시는 네가 나를 팔 것이다.'  그러면 나는 때로는 화들짝 놀라기도 하며 때로는 자신만만하게 '주님, 제가요? 저는 아니지요?'라고 예수께 묻는다. 그러고 나서 세상의 부귀에 눈이 멀어 천국의 복을 스스로 던져 버린 어리석은 유다처럼 나도 결국 예수를 팔았음을 깨닫는다. 헛되고 헛된 부귀와 명예에 매달리며 예수가 달리신 십자가는 그저 예수께만 계속 지게 하고 세상의 달콤한 것들을 욕심을 내어 바라보고 있다. 멈추어야 한다. 그리고 돌이켜야 한다. 예수께서 그리하셨듯이 세상의 낮은 곳과 힘겨운 곳을 바라보며 그들과 함께 하고 그들을 사랑해야 한다. 나는 왕 같은 제사장이지만 헛된 권력과 헛된 영화를 가진 세상의 왕은 아니다.


저녁때가 되어서, 예수 께서는 열두 제자와 함께 가셨다. 그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서 먹고 있을 때에, 예수 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 가운데 한 사람, 곧 나와 함께 먹고 있는 사람이 나를 넘겨줄 것이다.” 그들은 근심에 싸여 “나는 아니지요?” 하고 예수께 말하기 시작하였다. 예수 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는 열둘 가운데 하나로서, 나와 함께 같은 대접에 빵을 적시고 있는 사람이다. 인자는 자기에 관하여 성경에 기록되어 있는 대로 떠나가지만, 인자를 넘겨주는 그 사람에게는 화가 있다. 그 사람은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자기에게 좋았을 것이다.”

마가복음서 14:17‭-‬21

#배신자 #최후의만찬 #마가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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