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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림폴 Mar 10. 2020

도망자

어떤 젊은이의 도망

  예수가 대제사장들이 보낸 사람들에게 붙잡혀 끌려가실 때 한 젊은이가 맨몸에 홑이불을 두르고 예수를 따라가다가 그들이 자신마저도 잡으려고 하자 홑이불도 벗어던진 채 맨몸으로 도망쳤다. 


  그저 홑이불 하나로만 내 육신의 욕심을 살짝 가린 믿음, 그 얄팍한 믿음으로 끌려가시는 예수를 뒤따르면서 나는 속으로 예수가 붙잡히시는 것을 보고는 예수를 버리고 달아난 제자들보다 내가 더 나은 믿음을 가진 사람이라고 그래도 예수님을 끝까지 따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어찌도 그리 미련하고 교만했을까.


  예수를 잡아가는 무리들 중 하나가 뒤따르는 나를 보고는 '저 놈도 한 패다.'라며 다른 무리들과 나를 잡으려 달려들 때에 나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혼비백산 줄행랑을 쳤다. 그나마 두르고 있던 얄팍한 믿음도 던져 버린 채. 아! 어찌 이리도 참담한가! 


  이제는 도망치지 말자. 나를 위해 피 흘리신 예수께로 돌아가자. 예수의 곁이 내가 있어야 할 곳이고 내가 살아가야 할 곳이다. 


그런데 어떤 젊은이가 맨몸에 홑이불을 두르고, 예수를 따라가고 있었다. 그들이 그를 잡으려고 하니, 그는 홑이불을 버리고, 맨몸으로 달아났다.

마가복음서 14:5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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