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형사수첩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드림폴 Apr 01. 2020

여성 인권과 성범죄

포르노그라피


왕권은 신에게서 받은 절대적 권력이라는 왕권신수설이 신봉되고 신분과 계급에 따라 차별이 존재했던 중세시대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프랑스 대혁명과 영국의 명예혁명 등을 거치며 의회 민주주의가 확립되고 시민들의 권리가 높아져 가는 시기에도 여성들은 남성 중심의 사회 권력 구조의 카르텔에 의해 그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였다. 프랑스 대혁명 당시에도 많은 여성들이 투쟁의 선봉에 섰으나 혁명 이후에 여성은 정치에서 배제되어 종속적이고 수동적인 시민의 권리만 부여받았을 뿐이며 미국에서 흑인들의 참정권 보장을 위해 흑인들과 연대했던 여성 단체들도 흑인들의 참정권을 인정하면서도 백인과 흑인을 불문하고 여성들의 참정권은 박탈하는 수정헌법이 발표되자 이에 만족하고 적극 찬성하는 흑인 남성들에게 뒤통수를 맞았다.


우리나라의 경우만 해도 우리의 어머니 세대까지도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학교에 가지 못하고 '감히 여자가'라는 말을 수도 없이 들으며 자라셨고 가정에서 회사에서 많은 차별과 부당함을 표현조차 하지 못하고 그저 참아야만 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여자랑 북어는 사흘에 한 번씩 패야 된다.', '여자가 안 맞아서 버릇이 없다'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었고 남자가 설거지를 하거나 빨래를 하면 큰일이 난 줄 아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다.   


역사 이래로 어쩌면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 여성들은 남성들과 동등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거나 실질적으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여성들은 아이들과 함께 쓸모없는 존재로 여겨져 인구에도 포함시키지 않았으며 남성들의 소유물로 전락하여 남편이나 아버지가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는 존재로 여겨지기도 했다. 여전히 세계 곳곳에는 여성에 대한 명예 살인이 행해지는 나라도 있고 여성에게는 참정권이 없는 나라도 있으며 가부장적인 남성 중심의 권위와 권력에 복종해야 하는 많은 나라들이 있다.


나는 포르노그라피 산업의 발달과 여성을 성적인 대상물로 여기고 이를 상품화하고 이를 별다른 죄의식 없이 소비하는 문화가 형성되는 것이 이러한 여성 차별적인 남성 중심의 사회문화와 구조에도 그 영향이 있다고 본다. 여성을 남성과 동등한 인격체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남성보다 못한 열등한 존재로 여기고 남편의 소유물, 부모의 소유물로 인식하며 남성들에게 보호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사람의 기본적인 생활방식은 물론 사회생활 조차 수동적이고 부수적인 역할로 여성들을 한정해 왔으며 이러한 오래된 잘못된 관습이 여성을 성적 대상물로 여기고 상품화하는 부정적인 문화를 용이하게 하거나 부추겨 왔으며 현재도 진행형이라고 생각한다. 요즘은 여성들도 이러한 성산업의 소비자가 되는 경향이 있긴 하나 아직까지 절대다수의 소비자는 남성이다. 또한 남성들에 의한 여성에 대한 성착취가 반발적으로 여성 사회에 스며들고 권력 있는 여성에 의한 모방 소비 심리로 인해 확산되고 있다고 본다. 쉽게 말해 남성의 여성에 대한 성소비를 보고 배운 여성이 소비할 수 있는 힘과 여건이 조성되었을 때 남성에 대한 성착취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남성이 특별히 악해서가 아니라 현시대의 사회 구조가 남성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고 사회적 권력이 남성에게 집중되어 있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소비자가 여성이든 남성이든 사람의 성을 그저 사고파는 물건으로 취급하고 이를 소비하기 위해서 범죄에 이르는 행동까지 서슴지 않고 행하는 것은 사회의 큰 해악이다. 


여성에 대한 기본적 인권이 보장되고 여러 가지 사회적 또는 문화적 권리가 남성들과 동등하게 주어지게 될 때 여성을 단순히 성적인 대상이나 노리개로 여기는 인식이 사라지기 시작할 것이다. 더 나아가 성별을 떠나 모든 사람을 하나의 동등한 인격으로 존중할 때 서로가 평화롭고 행복하게 함께하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야, 나 어제 000 따 먹었어.' 하는 찌질한 무용담(?)이 그저 남성 집단에서 키득거리며 회자되는 것이 아니라 지탄받는 인식과 말로 여겨지는 세상이 성 바른 세상이라고 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은밀한 공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