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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림폴 Aug 16. 2020

코로나

위기의 시작일까

  아이가 방학을 해서 오랜만에 함께 부모님을 뵙고 오는 길, 차 안에서 아이가 문득 말을 꺼냈다. 


  "아빠, 코로나가 사람들이 서로 만나기 어렵게 하고 사람들이 원래 다니던 곳을 가지 못하게 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사람들이 동물들한테 그렇게 해왔잖아요. 하나님께서 사람들에게 동물들과 함께 잘 지내라고 하셨는데 사람들은 동물들이 살고 있는 곳을 빼앗고 함부로 죽여서 강제로 이별을 하게 했잖아요. 그래서 하나님께서 코로나를 보내셔서 사람들도 그런 아픔을 느껴서 깨닫게 하시려고 하는 것 같아요."


  하나님께서 사람들을 벌하시려고 코로나를 보냈다는 것이 온전히 맞는 말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태어나서 처음 겪어보는 세계적 재앙이 왜 닥쳤는지에 대하여 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흥미로운 관점인 것 같다.

  하나님께서는 이 세상천지만물을 창조하신 다음에 마지막으로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만드시고 이 세상을 다스릴 수 있는 능력과 권세를 주셨다. 최초의 사람 아담은 동물들 하나하나의 이름을 지어주었는데 이름을 지어준다는 것은 단순히 편리하게 구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름을 지어준 대상을 존재로서 인정하고 그 가치를 존중하며 그 대상이 나에게 특별한 존재로 구분되었음을 뜻한다.


  그리고 어떠한 존재를 다스린다는 것은 내가 좀 더 우월하다고 해서 내 마음 내키는 대로 시키고 구속하고 처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존재를 더불어 살아가는 동반자로 인식하고, 함께 지내는 터전에서 그들도 잘 살 수 있도록 도우며 때로는 서로에게 유익을 주고받으며 사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연과 동물들을 동반자로 여기기보다는 정복의 대상으로 삼아 끊임없이 그들의 영역을 침범하고 파괴하여 왔다. 현대 물질문명은 사람들에게 많은 편리함과 즐거움을 가져다주었지만 인류 문명의 발전은 수많은 자연과 동물들의 희생을 토대로 이루어졌다.


  사람들은 더 많이 가지기 위해 더 많은 자연을 훼손하였고 그 자연에서 살아가던 많은 동물들이 그 터전을 잃었다. 그리고 사람들의 필요가 아닌 탐욕 때문에 많은 동물들이 남획되어 멸종되거나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동물들은 한순간에 자신들의 터전을 잃고 오갈 데 없이 방황하다 죽어갔으며 순식간에 가족을 잃거나 그 종족이 아예 멸종되기도 한 것이다. 안타깝게도 사람들에 의한 자연 파괴와 멸종 위기는 각종 기상이변과 코로나와 같은 전염병이 주기적으로 창궐하고 있는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사람들은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생활 반경이 좁아지고 감염된 사람들은 가족들과도 격리되어야만 하며 사람과 사람의 직접적 유대는 점차 약화되고 있다. 사람들은 당연히 누리던 것들을 누리지 못하게 되었고 때로는 정말 하고 싶은 일들도 포기해야만 하는 세상이 되었다. 누군가는 전염병 때문에 가족들이나 친구들을 예상치 못하게 빨리 떠나보내며 그 슬픔을 견디어 내고 있다.   


  사람들이 동물들의 터전을 빼앗았던 것처럼 사람들도 삶의 영역을 침범당하고 있으며 사람들의 동물들의 목숨을 이익을 위해 빼앗았던 것처럼 사람들의 목숨도 뜻하지 않은 전염병이 앗아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어쩌면 인류의 생존마저도 위협받아 멸종 위기에 처해질지도 모른다. 아니면 벌써 위기가 시작된 것일지도 모른다. 


  자연과 동물들을 파괴했던 까닭에 사람들이 코로나 19 같은 재앙을 겪는다는 것은 다소 비약적이지만 그래도 우리가 자연을 그리고 그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동물들을 모두 아름다운 생명들을 어떻게 대하여 왔는지 그래서 어떠한 결과들이 도래하고 있는지에 대하여는 한 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조금 엉뚱하지만 코로나 19 같은 신종 전염병들이 지구 입장에서 보면 자신을 조금씩 파괴하고 있는 암세포 같은 사람들을 없애기 위한 백혈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지구가 살아남기 위해 쏘아대는 백혈구에서 사람들이 살아남으려면 지구를 갉아먹는 암세포의 삶을 벗어버리고 이 놀랍고 아름다운 대자연과 동물들을 어떻게 대하고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진지하게 고민하고 행동해야 될 때라고 생각한다. 이미 많이 늦은 것 같기도 하지만.


#코로나 #생존 #사람 #자연 #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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