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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림폴 Aug 19. 2020

세월이 가면

아버지의 아들과 아들의 아버지

 헌병을 하셨을 만큼 건장했던 아버지는 지금의 내 나이 무렵 큰 수술을 하시고 나서 점점 야위시더니 지금은 더 왜소해지셨다.

  아버지를 안아드릴 때면 손바닥에 선명하게 느껴지는 당신의 뼈마디가 전해주는 촉감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아들 녀석과 팔씨름을 했다. 작년까지는 내가 이기다가 얼마 전까지는 그래도 막상막하였는데 오늘은 녀석이 힘을 불끈 주자마자 팔에 힘이 쭉 빠졌다. 흐뭇했다.


  어릴 때 무협지를 보면 주인공은 꼭 죽어가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은둔 고수를 만나 그로부터 백 년 내공을 전수받고 무림의 강자로 거듭난다.

  그리고 주인공에게 자신의 모든 무공과 내공을 전수해 준 무림고수는 평범한 노인으로 돌아가 강호의 무대에서 사라진다.


  그런가 보다. 아비는 자식에게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점차 쇠약해지고 자식은 아비를 소진시키며 성장하는가 보다. 그렇게 약해지고 또 그렇게 강해지면서 세대는 교체되고 세월은 가나보다. 그래서 세상은 또 움직이며 성장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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