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에너지를 능동적으로 사용하는 유일한 종이다. 에너지는 인간의 상상력에 불을 붙였다. 에너지를 생명유지 활동의 범위를 벗어나 도구 활용에 사용하면서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극복해 나갔다. 자동차는 획기적인 시간 단축을, 배와 비행기는 환경과 공간의 한계를 넘어서게 했다. 하늘을 지배하고자 하는 이카루스의 꿈은 현실이 되었다. 파커 위성은 태양을 근접 비행하고 우주탐사선 보이저호는 태양계를 벗어나 인간의 활동 영역을 무한한 우주영역으로 확대한다.
인간의 상상력과 욕심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어 신의 영역에 도전한다. 컴퓨터와 인터넷 기술을 활용하여 가상의 공간을 만든다. 가상공간은 물리적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다. 국경과 이념의 한계가 없으며, 지리적 위치, 시간, 신분상의 제한이 없다. 인간을 대신하는 아바타를 통하여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고 다른 이들과 경쟁하며 때로는 전쟁까지 치르면서 현실세계에서 불가능한 욕구를 충족한다.
AI의 기술 발전으로 가상은 점점 현실과 가까워지고 현실세계와 연결되면서 두 개의 세계가 공존한다. 가상공간은 현실세계의 벽을 허물며 빠르게 영역을 확대한다. 가상공간에 은행이 현실 세계의 은행을 접수한다. 가상공간에서 화폐가 생겨나고 현실 세계에서 가상 화폐가 통용된다. 가상공간에 머무르는 시간은 늘어가고 현실세계에 미치는 영향은 커져 간다.
덥다! 오늘도 온도계는 35도를 가리킨다. 체감 온도는 40도에 근접한다. 저녁 늦은 시간까지 에어컨은 쉴 새 없이 돌아간다. 비가 온 뒤의 습한 무더위는 인간의 인내력과 생존력의 한계를 시험한다.
본격적인 신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하루에 섭취하는 에너지의 양과 소비되는 에너지의 양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 인간의 과도한 에너지 독점은 생태계 에너지 불균형을 초래한다. 2022년 발간된 ‘리빙 플레닛 리포트’에 따르면 1970년 이후 야생동물 개체수는 70%가 감소했다. 그 기간 인구는 3배가 증가했다. 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에너지 소비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태양으로부터 유입되는 복사 에너지의 양은 언제나 일정하다. 에너지 사용 증가는 대기권 내 머무르는 에너지의 증가와 더불어 지구의 기온을 상승시킨다. 지구 온난화는 빙하를 녹이고 해수면은 상승한다. 육지가 줄어들고 남극 황제펭귄이 멸종위기에 처하고 북극곰이 자취를 감춘다. 기온 상승으로 곳곳에서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한다. 바다 해초류의 죽음을 시작으로 먹이사슬에 의해 생태계가 연쇄적으로 파괴된다.
신의 반격은 눈에 띄지 않으면서 오랫동안 서서히 이뤄진다. 인간의 과욕은 지구를 공유하는 생명체의 공공의 적이 되어가고 있다. 어느 시점에 적절한 타협을 이루지 못하면 인간의 흔적은 사라진 문명의 섬 아틀란티스의 전설로 남을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