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걸리는 걸 해결할 용기를 냈다
부모님의 사랑을 가득 받았습니다. 부족한 것 없이 성장했는데도 내향적인 성격 탓인지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할 때가 많았습니다. 내가 하는 말이 다른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건 아닐지 신경을 썼고, 잘못 말한 게 아닐지 자책하는 날에는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도 많았습니다. 이러다 보니 항상 누군가를 의식하며 살았습니다. 사랑받으면서 자란 것 같은데, 혹시 내 안에 결핍이 있는 건 아닐까 생각했죠. 어린 시절 부모님은 아낌없는 지원과 사랑을 했지만, 마음을 표현하고 소통하는 데 익숙하지 않았나 봅니다. 부모님 원망을 하는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 가정환경 영향이 있었을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말로 표현하는 것보다 글 쓰는 게 나을 것 같았습니다. 글쓰기를 공부하면서 마음속 이야기를 표현하는 연습을 하게 됐습니다. 아이들 글쓰기 지도를 하고 있습니다. 독서 교실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저도 글 썼습니다.
2019년, 블로그 이웃이 운영하는 글쓰기 모임에 우연히 참여했습니다. 며칠에 한 편씩 글을 써서 올리는 규칙이었지만, 글을 써서 공개한다는 일 자체가 도전이었습니다. A4 반쪽도 채우지 못하는 글을 몇 시간 동안 붙잡고 앉아 있기도 했습니다. 정해진 날짜에 제출하지 못해 지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다른 사람들의 글을 보면서 소재를 다양하게 잡는 법을 배웠고, 글을 쓰려 애쓰면서 조금씩 변해갔습니다. 글쓰기 모임에 참여했던 한 분이 오마이뉴스 기사 글쓰기를 추천해 주었습니다. 마침 코로나가 시작한 시기라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의 글을 썼습니다. 엉겁결에 기사로 채택되어 오마이뉴스 시민 기자가 되었습니다. 블로그 이웃에게 공유하고 칭찬받았어요. 그러자 잘 써야 한다는 부담이 생겼습니다. 두 편의 기사 작성 후 더는 쓰지 못하였습니다. 칭찬이 독이었을까요? 예의상 말해준 거였는데 잘 쓰고 싶은 부담이 생기자 더 쓰지는 못하였습니다. 부담이 생기면 글을 못 쓴다는 걸 알아차렸던 거지요.
2020년, 자이언트 글쓰기 수업을 수강했습니다. 글쓰기 수업에서는 구성부터 배웠습니다. 구성대로 써보고자 했어요. 주제를 정했습니다. 아버지에 대한 글을 쓰고, 육아 이야기도 쓰고, 독서 수업한 이야기도 썼습니다. 글이 산만했습니다. 초고니깐 쓰고 고치자 했습니다. 하얀 모니터를 보고 한 줄도 못 쓰는 날이 허다했습니다. 숨 고른다고 몇 주, 몇 달 쉰 적도 있었습니다. 쥐어짜듯 원고를 완성했지요. 오래 걸려서 쓴 글인데 부족해 보였습니다. 처음부터 다시 써야 하나 싶었지요. 원고를 재정비했습니다. 많이 빼고 버렸습니다.
첫 개인 저서인《엄마표 문해력 수업》에서는 아버지에 대한 마음과 육아의 내용을 덜어냈습니다. 엄마표로 독서 지도한 내용을 집약해서 담았습니다. 마음을 가볍게 하였더니 글도 질서가 생겼습니다. 무엇을 바랐던 건지 쓰고, 무엇을 전하고 싶은지 쓴 다음에 문제를 해결했던 방안으로 마무리해 보았습니다.
배운 대로 적용해 보니 조금씩 좋아졌습니다. 개인 저서 두 권, 공저 네 권 출간했습니다. 아직도 작가라는 호칭이 익숙하지 않습니다. 작가가 되었다는 설렘도 있었지만, 아직 완성되지 못한 글을 책으로 내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습니다. 글 쓰는 재능은 없어도 글에 대 한 책임감이 늘어났습니다.
글을 쓰는 일은 나답게 살아가기 위한 길이었습니다. 아직 가족과 소통할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어린 시절 불평불만이 많았고, 이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는 걸 엄마에게 고백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해야 합니다. 글을 쓰기 시작하며 나를 돌아보게 되고, 마음에 걸리는 걸 해결하고자 하는 용기가 생겼습니다. 가족에게 미안하다 하고, 서운했던 감정을 풀 기회가 만들어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