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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큐레이터 에드가 Jan 26. 2023

꿈이요? 제 꿈은 돈이 되는 거요

돌잡이에서 잡은 꿈 



익살스럽게 돈을 벌까? 

침묵 속에서 글을 쓸까? 

중간은 없을까? 


스승님이 내게 말했다. 너는 사업 공부 둘 중 뭘 선택할 건지? 너는 둘 다 잘할 거 같은데 뭘 하고 싶은지 물었다. 이 말을 듣고 입에 귀가 걸렸다. 칭찬이 고래를 춤추게 했던 게 사실이었다. 나는 의문이 들었다. 둘 다 하면 안 되는 건가?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하나를 선택하라 했으니 나는 거두절미 없이 공부를 선택했다. 공부를 선택하는게 왠지 멋있어보였다. 돈과는 거리가 있는 행동을 하는게 멋스러워 보였다. 뿐만 아니라 당시에 나는 공부에 자신이 있었다. 공부를 선택하더라도 돈은 자연스레 따라올꺼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공부를 잡은 내 모습이 마치 돌잡이 아이 같았다. 내 눈에는 여러 선택지가 있었다. 돈도 있었고 연필도 있었고 책도 있었고 박사 학사모도 있었다. 옆에 조금 하게 마이크도 있었다. 작게나마 노래 부르는 것도 도전해보고 싶었다. 나는 박사 학사모를 선택했다. 아직 받지 못한 학사모이지만 받아보겠다는 선언 했다. 한 분야에 전문가가 돼 보는 건 상당히 매력적이라 생각했다. 그렇다. 나는 경제학 박사가 되는 꿈을 꾸고 있었다.


꿈의 불씨는 오래가지 않았다. 석사 문턱에 걸려 넘어지고 말았으니까. 해보니까 영 내 체질이 아니더라. 가로 10m 세로 4m를 넘는 칠판에 수식을 가득 체우고 설명을 하는 교수 얼굴에 내 얼굴을 덧대어 그려 넣어 보았다. 어울리지 않았다. 나는 수식보다는 글자가 좋았다. 대학에서 경제 공부를 할 때는 옆에 있던 사람들과 큰 격차를 못 느꼈다. 석사를 가보니까 괴물들이 많더라. 전국에서 공부를 해보겠다고 모인 고수들과 비교해 보니 나는 한 없이 초라해지더라. 


돌잡이를 다시 했다. 이번에는 돈을 잡기로. 잡아보니 이것 또한 나와 영 맞지 않더라. 나의 부푼 상상력이 사업을 하기에 큰 걸림돌이 되었다. 사람들이 원하는 걸 만들려고 하기보다는 내가 원하는 걸 사람들이 좋아했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 


돌잡이를 또다시 했다. 사람들이 이번에는 마지막이었으면 하는 눈치였다. 이번엔 펜을 붙잡았다. 오른손으로는 펜을 집고 사람들이 보지 않을 때 왼손으로 슬그머니 돈을 집었다. 아무도 모르게 나는 글로 돈을 벌고자 했다. 


마지막 잡은 꿈은 현재 진행형이다. 글로 돈을 벌어본 경험이 없기에. 과연 실행이 가능할까?라는 의구심이 생기기도 한다. 내게 뒤란 없다. 왜냐면 이제 다시 돌잔치를 열어볼 여력이 없다. 또 모르지 먼 훗날 돌잔치를 열고 마이크를 집어들고 불현듯 가수가 될지. 현제는 공부와 사업을 동시에 잡으려는 익살스러운 꿈을 꾸어본다. 돈 잘 버는 글 쓰는 인간. 그게 내 꿈이다. 아니, 돈을 잘 버기보다는 글을 쓰며 돈 걱정을 하고 싶지가 않다. 많은 돈을 바라지 않는다. 딱 경제적인 걱정 없이 글을 쓸 수 있다면 좋겠다 


https://brunch.co.kr/@dreamteller-edg/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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