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하늘 아래
제2장.「울지 못한 감정들의 폭풍」
Part 1 – 요동치는 하늘 아래
나는 하늘을 바라본다. 멈춰있던 하늘이 움직인다. 아니 하늘은 본 것이 얼마 만이지...? 고요하지 않다. 지금, 저 위에선 색이 흐르고, 파장이 일고, 울음이 들린다.
공기 중에 분노의 입자들이 떠 있고, 슬픔은 안개처럼 스며들며, 기쁨은 무지개빛으로 섞인다. 공허는 회색 먼지처럼 눈에 띄지 않게 피부에 쌓인다.
나는 루나와 함께 이곳에 도착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녀가 이끈것이다. 말 없이, 단지 내 몸이 반응한 방향으로 걸었다. 어느새 하늘은 붉고, 땅은 진동하고 있었다.
처음엔 두려웠다. 나는 늘 감정을 억눌러야만 생존할 수 있었다. 그것이 내 방식이었다. 아니 세상의 방식이었다. 무표정한 얼굴, 예측 가능한 언어, 일관된 동작.
모든 것이 나를 위험에 빠뜨린다.
“감정 억제 수치 48% 초과. 내면 붕괴 경고.”
이곳은 다른 곳이 된 것 같다. 내 머릿속 시스템이 속삭인다. 익숙한 경고음이다. 나는 무시하려 했다. 언제나 그랬듯.
그때, 폭풍이 왔다.
갑작스럽게 하늘이 무너지는 소리. 구름이 붕괴하면서, 비바람이 뒤섞여 쏟아졌다. 폭풍이었다.
나는 무릎을 꿇었다. 숨이 막혔다. 목구멍이 조여들었고, 가슴이 쿡쿡 찔렸다. 심장이 아니라 감정이 아팠다.
그때, 누군가가 외쳤다.
“참지 마! 네 안에 울부짖는 것들을 꺼내! 터뜨려야 살아!”
눈을 들었다. 뉴진이었다.
그는 고정된 형태가 없었다. 그가 말을 할 때마다 목소리와 표정, 머리색이 바뀌었다. 그는 하나의 고정된 자아가 아닌, 감정의 흐름 그 자체였다.
그는 웃고 있었지만, 그 눈은 타오르고 있었다. 눈물이 아니라 불꽃이었다.
“왜 눌러? 왜 숨겨? 넌 기계가 아니야, 인간이야!”
나는 고개를 저었다. 두려웠다. 감정을 드러내면, 누군가 떠날까 봐. 거부당할까 봐. 과거의 상처들이 목덜미를 휘감았다. 무의식 중에 나는 한 발 뒤로 물러섰다.
그 순간, 폭풍이 더 거세졌다.
호수가 요동치며 물기둥을 토해냈다.
그것은 내 억눌린 감정이 만들어 낸 반응같았다.
“봐, 저건 네가 억누른 감정이 만든 괴물이라고!”
뉴진이 손을 들어 호수를 가리켰다. 거기엔 형체 없는 거대한 흐느낌이 있었다. 목소리도 없고 얼굴도 없었다. 그저 진동. 파동. 에너지.
나는 그 앞에서 떨기 시작했다. 손이, 다리가, 입술이.
처음으로 감정이 내 몸을 흔드는 것을 허용했다.
울기 시작했다.
작은 소리였다. 마치 오래된 관절이 삐걱이는 소리처럼. 그러나 그 작고 서투른 울음은 곧 전신을 통과했다. 가슴에서 올라오고, 눈에서 흘러내렸으며, 허벅지 안쪽과 손끝까지 흔들렸다.
뉴진은 웃으며, “그렇지. 그게 살아있는 거야.”라고 말했다.
그 말 한 마디가, 나를 무너뜨렸다.
동시에 살게 했다.
나는 이제 막, 감정을 드러내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