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양 너머의 첫 질문
제1장. 생존의식 – 「살기 위해 숨 쉬는 도시」
Part 3 – 문양 너머의 첫 질문
잠들지 못한 채 눈을 감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분명 ‘꿈’이었다.
혹은 현실과 꿈의 중간, 의식의 틈새.
나는 허공 속에 있었다.
어디인지 알 수 없는, 빛도 그림자도 없는 평면 위.
그리고 그 너머, 문이 있었다.
그 문은
형체 없이 떠 있는 문양.
내 손끝이 닿을 때마다 문양이 살아 움직이며 빛을 내뿜었다.
그 문 앞에 한 존재가 서 있었다.
얼굴 없는 자, 아르케.
피부엔 살아 있는 기호들이 흘렀고,
그 형체는 말이 아닌 상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 순간, 내 안에서 질문 하나가 떠올랐다.
“감각을 잃은 삶은, 진짜 삶일 수 있는가?”
그 문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내 복부에서 올라온 뜨거운 감각 몇일 전 그녀(루나)의 손이 닿았던 그곳에서
또 한 번 진동이 일었다.
문양은 내 감각에 반응해 열렸다.
아르케는 나를 가로막지 않았다.
다만, 존재 전체가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네가 느끼고 있다면, 지나가도 좋다.’
나는 문을 통과했다.
그 순간, 내 안의 무언가가 ‘살고자’ 하는 생명적 울림으로 불타올랐다.
더 이상 기능하기 위한 삶이 아니라, 존재하기 위한 삶.
그 벽을 통과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다만 감각의 수용, 자각의 진동만이 문을 연다.
통과 후, 나는 다시 침대에 누워 있었다.
손은 복부 위에 얹혀 있었고,
그 감각은 아직도 내 안에서 미세하게 진동하고 있었다.
그때 문득, 꿈속 하늘에 색이 요동쳤다.
회색빛으로 일관되던 상공이 서서히 물들기 시작했다.
붉은빛, 청색, 감청, 자주…
감정의 파동처럼 움직이는 하늘이었다.
나는 중얼였다.
“느껴...진다.”
그리고 그 감각 속에서,
나는 처음으로 잠 다운 잠에 들었다.
살기 위해가 아니라, 존재하기 위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