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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유니버스 Jul 16. 2023

[미래가 온다] 2. 재택 근무의 확대

상업용 부동산의 하락과 디지털 노마드


COVID-19가 시작되던 시점에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


이 바이러스가 이렇게나 큰 사회적인 변화를 불러 올지는...


그 변화는 그동안 가히 상상도 하지 못했던 것이었고,

유럽의 흑사병을 가볍게 뛰어넘는 그 위력은 3년이 넘은 지금 이 시점에도 여전히 위력을 떨치고 있다.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인 모든 변화에 있어서 우리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고, 온 몸으로 그 사회현상을 만들기도 하고 받아들이기도 하면서 어렵게 어렵게 시간을 보내왔다.


COVID-19는 정말 많은 것들을 만들어 내기도 하고, 또 없어지게도 했다.

그 중 가장 큰 혜택을 받은 기업들이 제약회사, 가전회사, 반도체회사, 컨텐츠 회사 등이었고, 피해를 본 쪽은 대면으로 사업을 해나가는 자영업과 호텔, 여행업계였다.


호텔과 여행업계, 자영업을 하던 사업자 중 폐업의 위기를 제대로 넘긴 곳들은 대기업 뿐일 것이다.

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모든 직원들이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잠재 매개체가 되기 때문에, 그 위험을 줄이고자 재택근무를 조금씩 늘려나가기 시작한다.

대기업들은 재택근무의 활성화를 마치 하나의 복지인 것처럼 방송에서 연일 경쟁하듯이 떠벌리기 시작하고, 직원들은 겉으로는 싫은 내색을 지어가며 재택근무에 돌입하기 시작한다.



미국과는 달리, 재택근무가 그리 익숙하지 않았던 한국에서는 처음부터 조금씩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마주보고 앉아서 떠들석하게 회의하고 삼겹살에 소주를 걸쳐야 하루의 일이 마감된 것 처럼 느꼈던 대기업 직원들은 너무나 상실감이 커보였다. 아니, 재미가 없어보였다고 해야 하나?

하지만, 조금씩 적응해 나가면서 재택근무의 순기능에 대해서 서로 얘기하면서 다시 예전으로 회귀하는 것을 오히려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갑작스런 재택근무의 폭발에, 물리적인 회의실 중심의 회의문화는 온라인 회의인 웹엑스, 줌으로 변해가면서 줌(Zoom)이라는 화상회의 업체의 폭발적인 성장까지 가지고 오게 만들었다.


이런 과정에서 회의문화와 더불어 채용면접까지 화상으로 진행하게 되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자, 그렇다면 여기서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 경험하게 되는 일상을 한번 들여다 보자.

다들 한번씩 재택근무들은 해봤기에 상상의 나래가 아니라 그저 경험을 들추어 내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난 직장인 A씨는 아내가 잘 차려놓은 밥상을 먹는 건 고사하고,

재택근무라는 이유로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샐러드와 함께 간단한 식사를 준비한다.


오늘은 A씨가 재택근무라 아이 어린이집 등원부터 하원, 그리고 마트에서 장을 봐오는 것까지 맡아서 해야 한다. 너무나도 익숙하게 아이를 깨우고, 씻긴 후에 식탁 앞에 앉혀놓고는 먹기 싫어하는 밥을 먹인다.


아내는 오늘 일정을 보며 치즈를 듬뿍 올린 베이글을 한입 크게 베어물고 우걱거리면서 남편에게 묻는다.

"오늘 점심에는 뭐 먹을꺼야? 재택이 오늘 하루야? 오늘 회의 있어?"


바빠게 물어보고는 커피 한모금을 더 마신 후에 신발을 신고 휙 사라져 버린다.

A씨는, 아침식사는 고사하고 어린이집 등원에 정신이 뺏겨 허겁지겁 준비를 한 후, 어린이집에 아이를 잘 등원시키고는 집으로 귀가한다.

한숨을 돌리고 나니, 벌써 9시가 다 되었다.

오늘 아침 9시부터 프로젝트 회의가 있어 곧 화상회의로 접속을 해야 한다.

회의를 마친 후, 11시가 되어 늦게 아침을 먹고는 청소를 시작한다.


이제 좀 여유가 생기나 싶어 커피를 내리는 찰라, 어린이집 하원시간이 다가온다. 마트에서 장도 봐야 하는데 언제 또 그걸 다하나 싶다.

어린이집에서 온 아이를 씻기고 나서 잠시 재우고 있으려니, 아내가 도착한다. 아내는 직장에서 힘든 일을 쏟아내면서 A씨의 얘기를 들을 틈이 없다.

아, 재택근무가 참 쉬운 일이 아니네.




재택근무는 집에 쉬는 것이 아니라, 집에서 집안일과 함께 회사 일까지 같이 해야 하는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회사의 상사는 본인이 재택근무를 할 때는 전혀 생각지도 않은 얘기들을 늘어놓는다.

눈앞에 보이지 않으면 일을 하지 않을거라 생각하고, 재택근무 시에 어떤 일을 하는지 보고하라고 한다.

어떤 회사에서는 재택근무 시에 처음부터 끝까지 화상카메라를 켜놓고 일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조금 오래된 얘기라 출처를 밝히려면 기억을 다시 더듬어 가야 겠지만, 사실이다.)


그럴거면 재택근무를 왜 하라는건지 모르겠네.


재택근무, 그냥 집에서 똑같이 근무를 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집에서 근무를 하면서 출퇴근이나 식사 시간으로 소비되는 시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라는 발상에서 시작을 해야 한다고 본다.


역시 재택근무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 문화에는 대면 근무가 제일 좋은건가?



최근에는 위워크(WeWork)라는 미국의 공유 오피스와 유사한 형태의 한국형 공유 오피스들이 많이 생겨났고, 워케이션(Work+Vacation)이라는 용어를 통해 휴가와 업무에 대한 결합시도들이 일어난다.

결국 워크(Work)를 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생활이라는 것이고, 언제 어디서든지 일을 할 수 있는 자율성과 효율성이 보장된다면 결과를 막론하고 시도할 수 있는 분야가 많다는 것이겠다.


그렇다면, 재택근무가 확대되면서 어떤 잇점을 가지고 왔을까.

먼저,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고,

불필요한 시간을 줄여 절대적인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좀 더 단체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사고를 통해 좋은 결과를 창출해 내기도 했다.

이런 재택근무는 점점 더 증가해 나갈 것이지만, 단기적으로는 혼돈의 시간을 겪긴 할 것 같다.


재택근무와 같은 직장을 벗어난 일을 해야 하는 경우, 재택근무를 위한 여러가지 주변의 환경들이 중요하다. 오피스에서 제공하는 오피스웨어뿐만 아니라, 먹거리, 실내 환경 등 일에 필요한 여러가지 요건들이 갖추어지면 더 효율성을 높일 것이다.


재택근무를 위한 단순히 성능좋은 노트북 뿐만이 아니라,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실내온도, 소음, 루틴에 맞게 생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기기들이 필요하다. 이런 사회적인 현상들에 맞게 공유 오피스가 아니더라도 공유오피스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집과 근접한 곳에서 제공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곳은 어떤 곳이 있을까?


난 가전을 판매하는 곳이나 백화점이 그런 곳이 충분히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오프라인으로 판매하는 행위들은 많이 줄어들고 있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물리적인 공간들은 고객에게 제공하기에 너무나 쾌적한 공간들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낭비되는 공간과 시간들이 많다는 것은 제약사항이 존재해서인지 아니면, 거기까지 접근을 해보지 않아서 인지?


많은 백화점 공간, 식사와 함께 쇼핑을 즐기면서 업무까지 같이 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있을까.


COVID-19(코로나)가 다시 잠잠해지면서, 재택근무의 빈도가 낮아지면서 다시 사무실로 복귀하는 회사들이 많아졌다. 대부분의 제조회사들은 재택근무보다는 직접 현장에서 보면서 소통하고 일하는 것을 선호하는 듯하다. 실제로도 일의 결과적인 면에서 본다면, 분야에 따라 당연히 다르겠지만, 제조업의 경우에는 재택근무와는 조금과 거리가 있다고 얘기할 수도 있다.


미국의 제조사인 테슬라의 경우도 그렇다.


생산현장과 같이 사이클을 하는 모든 업무의 경우, 재택근무를 한다는 것은 그 사이클에 동참하기에는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화상으로 소통하는 것에도 전달하는 방법에 따라 항상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재택근무가 줄어들고 회사로 복귀하는 회사가 많아졌다고 하더라도, 시대적인 흐름을 막을 방법은 없다. 이미 재택근무와 디지털 노마드가 대세가 되어 있는 이 시대에서는 그 대세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기 때문이다.


물리적인 공간으로의 복귀 이후, 다시 재택근무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한국에서는 진정으로 정착이 되어가는 현상들이 두드러지고 있다. 재택근무가 과연 정착이 될까

직업의 유형이나 영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반드시 재택근무가 정착이 되는 사회가 온다고 본다.


다시금 고개를 들기 시작하고 있는 각종 바이러스, 재해재난과 요동치는 날씨, 위험해 지는 사회 등을 맞서기 위해서는 재택근무가 오히려 영속성, 연속성을 확보하기에는 오히려 더없는 솔루션이다.

재택근무가 아직 익숙하지 않아 발생했던 일들도 차츰 해결될 것이다.

하지만, 재택근무가 확대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역기능도 무시할 수는 없다.

사실 역기능이라기 보다는 사회 일부의 경제가 피해를 보는 경우가 될 것이다.



가령,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재택근무와 더불어 올라가는 사무실 렌탈 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점점 사무실을 비우고 재택근무나 시외로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리츠시장으로 정리되는 ETF 시장에서도 상업용 부동산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물론, 반드시 제자리를 찾아 돌아올 수 있는 잠재력은 있지만, 그만큼 시대가 많이 바뀌고 있다는 말이다. 자신이 살고자 하는 집의 가치는 점점 올라가고 있으나, 상업용 부동산의 명성은 그와 비례해서 반드시 우상향하지는 않는가 보다.


최근 부동산에서의 자산을 정리하고, 미국 ETF로 돌아서서 안정된 배당금을 수령하고자 하는 자산가들도 몇몇 있다는 내용을 뉴스나 유투브로 시청을 해보고 나서는 점점 더 확신을 갖게 되었다.



지금은 일하는 장소의 중요성보다, 어떤 일을 어떻게 하면서 어떤 결과를 잘 낼 수 있는가에 더 초점을 맞추는 시대가 왔고, ChatGPT가 쏘아 올린 생성형 AI 시장으로 많은 직업들이 소멸되거나 다른 형태로 변형되고, 또 다른 새로운 직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로봇이 생산현장을 대체하고 있고, 그동안 부동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던 대기업 임원, 판사, 변호사, 변리사, 전략컨설턴트 등의 직업들도 빠르게 대체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이런 시대에서 필요한 것은 효율성과 더불어 인공지능이 갖지 못하는 것들을 갖기 위한 지혜를 얻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저 몸으로 하던 시대말고, 좀 더 인공지능을 지배할 수 있는 시대를 위해 더 현명하고 효율적인 시간관리와 결과를 낼 수 있는 접근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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