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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유니버스 Jul 14. 2023

[미래가 온다] 3. 집에 대한 개념

소유냐, 렌탈이냐


한국에는 전세라는 개념이 있다.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전세는 보증금을 내고 일정기간 동안 아무 문제없이 살 수 있도록 권리를 보장해 주는 제도다.

최근에 집값의 하락과 함께 전세값이 급격히 하락함으로 인해 역전세 등의 현상으로 인해 전세사기가 난무해졌지만, 여전히 목돈이 없는 서민들, 아니 부자들에게도 참 좋은 제도이다.

하지만, 전세는 렌탈의 개념과는 조금 다른 개념이다.


미국의 경우, 월세의 개념이 더 강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집을 렌탈하는 것에 대해 익숙해져 있다.

한국의 경우는, 예전부터 집에 집착하던 문화는 아니었다.

전쟁 이후 폐허가 된 도시에서의 집에 대한 소유란 의미가 없는 것이었지만, 급격한 경제발전과 더불어 주택에 대한 수요와 함께 더 좋은 집에 대한 소유에 대한 열망도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집에 대한 소유개념이 없었던 시절,

한국이라는 작은 땅덩어리에 내 집하나 건사하는 것이 내 아버지, 아버지의 아버지들의 평생의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게 가족을 위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

잘 사둔 아파트 하나가 집안을 일으킬 정도의 재산으로 성장해 가면서 집에 대한 소유 열망을 넘어 집착에까지 이르고 있다. 정말 집이란 뭘까, 내가 살집(House to Live)이 아니라 내가 살집(House to Buy)을 찾아다녀야 하는 이 냉혹한 현실 속에서 어떤 이는 웃고 어떤 이는 눈물을 감춘다.


최근 1인 가구, 초고령화, 디지털 노마드, 경제적 자유 등의 사회현상의 골이 깊어지면서, 집에 대한 또 다른 생각들이 나오곤 한다.

그나마 부유한 중산층을 지탱해 오며, 집 한채 건사하며 살아왔던 베이비부머들의 은퇴소식에, 일부에서는 전혀 걱정할 것이 없다는 의견도 있지만, 그들 역시 집에만 의존한 삶을 살아 실제 은퇴 후 삶에 필요한 현금에 대해서는 준비가 안되어 있는 경우들이 많다.

단순히 국민 연금만을 믿고 집으로만 재테크를 해온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이 한국의 평균이거늘, 개인연금이나 다른 기타 소득을 일으킬만한 준비가 없어 자영업으로 내몰리곤 한다.

이렇게 필요한 자금을 소진해 나가는 과정에서 집이란 준비된 거대한 자산일 뿐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조차도 나름의 재테크를 한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집을 중심으로하는 부동산이 자산의 거의 70% 이상을 차지하니 어쩔 수 없는 구조인 것 같다.


그렇다면, 집이란 소유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그저 빌려쓰고 반납하고 다시 빌려쓰는 것일까?

내가 쓰는 글이라 자연스럽게 나의 의견이 주로 포함될 수 밖에 없어 나의 의견을 말한다면,

한국에서는 집을 소유하는 것이 훨씬 더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봤다.

항상 요동치는 전세와 월세 시장에서 학교와 함께 직장을 몇년간 아니 십수년간을 다녀야 한다면, 항상 정해진 급여생활자로는 감당하기 힘든 상황들에 맞닥들인다.

불안한 전세 세입자는 올라갈 수 있는 전세금으로 인해 기존에 받은 대출 상환에 대한 어려움이 더 가중된다. 현금을 마련해 놓은 세입자는 대응이 가능하겠지만, 현금을 그저 전세금 대응용으로 준비하는 사람들은 잘 없지 않는가. 


월세를 내면서 사는 사람들은 월세가 꼭 버리는 돈 같다.

시쳇말로 '뼈빠지게' 일해서 번 돈을 먹고 마시는데 소비하는 것이 아닌 그저 집에 갖다바친다는 표현을 하면서 까지 아까워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월세에 대한 인식이다.

그러니, 하루 빨리 자신의 집을 소유하고자 청약을 들기도 하고, 무리해서 대출을 내서 집값의 상승을 노려보기도 하다가 대출금리의 역습으로 인해 되려 피해와 고통을 입기도 한다.


이렇듯, 한국은 해외의 여러 국가와는 달리 월세 왕국이 아닌 소유와 그것을 보완할 수 있는 전세의 제국이라고 할 수 있다. 집을 소유를 하면, 내릴 수도 있고 오를 수도 있지만 내가 사는 동안에는 걱정이 덜하니까 말이다.

집을 소유하게 되면 이제부터 그 집에 대한 애정이 과해지기 시작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소비들을 할 수 있도록 합리성을 더해준다. 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고생한 나를 위해 정당한 소비들은 하루 하루를 즐겁게 만든다. 아무도 부러울 것 없는 내 집마련의 꿈을 이룬 사람이 되는 것이다.


나의 소중한 집을 채울 수 있는 건, 각종 가구와 가전들이다.

가장 좋은 것으로 꾸미고 싶지만, 자산화시킨 하지만 감가상각이 일어나는 집을 구매하는데 다 써버리고, 또 더 가져다 써버렸기 때문에 적정한 소비를 하려고 노력한다. 비싼 가구와 비싼 가전을 구매한다고 해서 비싼 집을 산 사람도, 전세를 계약한 사람을 구분하지는 못한다. 이건 그 집에 사는 사람의 성향의 문제이고 소비의 유형이기 때문에 이것을 통해서 추측하는 것은 엄청나게 위험한 발상이 된다.

가구, 가전사들은 그런 것들은 사실 안중에 없다.

모두 같은 고객이고, 그 고객들은 모두 다 구매할 수 있는 능력이 되기 때문이다. (된다고 믿기 때문)

더 많은 자극할 수 있어야 하고, 더 좋게 어필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해, 집이 가전과 가구를 낳는 것이다.


더 소중한 집일수록 나에게 좋은 가구(비싼 것이 아닌 좋은 것)와 가전을 구비해서,그 멋진 집에서의 멋진 라이프를 즐기고자 하는 마음은 다 똑같지 않겠는가.

가전을 구매할 때나 가구를 구매할 때, 넌즈시 물어보는 말들이 있더라.

어느 아파트시죠? 몇 평이세요?


과연 이들이 아파트에 맞는 가구와 가전을 추천하기 위함이었을까? 애초에 그런게 있었을까?

경제력을 가늠해 보고 가능성을 보고자 함이 아니었을까?

나에게 맞는 집이란, 안전하고 내 가족이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는 위치이며, 언제나 먹거리를 쉽게 구할 수 있는 곳에 있는 집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그게 내가 산 집이든, 내가 살 집이든, 잠시 빌려 사는 집이든 그건 중요하지 않다.

그거 그런 집이 좋다고 느끼면 되는 것이다.


여기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포인트, 투자와 살기 좋은 집은 다른 것이다.

살기 좋은 집이 좋은 자산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면 소유하고, 그렇지 않다면 렌트하면 되지 않는가?

미래에도 한국에서만큼은 집에 대한 소유욕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그 공급이 많든 적든, 자신이 원하는 지역에 있는 적절한 가격보다 조금 더 비싼, 브랜드의 아파트는 항상 소유하고 싶어하는 것이 한국사람들일 것 같다.

그 단계에 있는 것들 중 하나가 렌트일 것이다. 렌트를 하면서 금융투자를 하는 사람이 더 현명할 수 있다.

생각의 차이겠지만, 앞으로는 이런 생각을 통해 자산을 이동하여 렌트하면서 투자하는 사람들이 노후에는 오히려 더 편안하게 살지도 모른다. 아마도 이렇게 천천히 변화해 나갈 것이다.


그렇다면, 가구와 가전은 이런 시대가 오면 사야 할까, 빌려야 할까,

아니면, 그 전 세대가 쓰던 걸 그대로 써야 할까?

가구, 가전의 렌탈시대는 집의 렌탈과 맞물리면서 어떤 사이클로 그려가야 부담없이 이용하면서 살 수 있을까를 같이 고민해 봐야 하지 않을까. 집의 렌탈, 이후에 이동해야 하는 수순, 그렇다면 가전은 계속해서 이동해야 하나, 사용한 후 해지하고 다시 새로운 제품으로 렌탈해야 하나?


아마 점점 더 가벼운 이삿짐으로 집을 이동할 수 있는 날들이 올 것 같다.

가방 몇개 정도와 너무나 아끼는 가구 몇개 정도, 항상 사용하는 가벼운 가전 정도 외에는 아마 내가 렌탈을 하든, 그 전에 있던 사람이 렌탈을 했던 내용을 승계를 하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튼, 미래에는 한국이라도 집이든 가구든 가전이든 점점 렌탈의 시대로 가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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