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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파리를 떠나며

by 유니버스

벌써 두번째 파리를 떠난다.

이번에는 지난번과는 달리 스위스로 떠나감에서 조금은 덜한 아쉬움이 느껴진다.


파리는 참 이상하다.

파리에 오기 전, 나쁜 이야기들로만 가득했던 것과는 달리,

한번도 나쁜 경험을 해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계속 좋은 기억만 쌓여간다.

더럽다던 메트로는 청소를 자주해서 인지 그렇게까지 더럽지 않았고,

소매치기가 많다고 해서 항상 가방에 신경을 써서 그런지 소매치기로 보이는 사람들 잘 보기도 힘들었다.

시간을 못 맞추기는 했지만 버스와 메트로를 모두 같이 이용하는 것도 편리했고,

뮤지엄패스로 많은 곳을 경험할 수 있었던 것도 좋은 기억으로 남을 거다.


더운 날씨로 조금은 고생했던 지난번 방문과는 달리,

이번에는 쌀쌀하기도 했고, 때로는 덥기도 했고, 급기야 비까지 내리는 걸 경험했다.

비 내리는 파리도 무척이나 낭만적이다.

여행을 하기 위해 파리에 왔던 나와는 달리 생업을 위해 매일 파리에서 살아가는 파리지엔들의 얼굴을 볼 때,

오히려 파리에 사는 것보다 여행을 온 우리가 더 행복해 보이는 건, 그렇게 느끼고 싶어서겠지?


호기롭게 파리의 곳곳을 찾아다니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왔지만,

있는 내내 파리를 조금이라도 여유있게가 아니라 더 많이 눈에 담고 싶었다.

스토리가 있는 도시답게 어딜가나 역사가 있었고 사람이 있었다.

해밍웨이, 빅토르위고, 에밀졸라를 비롯해 잔다르크, 나폴레옹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아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여기 파리를 사랑하고 여기서 살아갔다.


다시 또 언제 파리를 올지는 모르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 다시 찾고 싶은 도시로 이미 우리 마음속에 자리했으며,

나에게는 뉴욕을 넘어서는 사랑을 분에 넘치게 받게 될 행운의 도시가 될 것 같다.


이제 창밖으로 스위스의 목가적인 분위기가 흘러간다.

이제는 파리를 떠나보내야 할 시간, 스위스를 눈에 담으며 깊게 박혀있는 파리의 흔적을 더 깊게 박아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