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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유니버스 Sep 10. 2023

[미래가 온다] 6. 미래가전

미래의 홈과 가전


집에서 가장 많은 걸 시작하기도 하고 마무리하기도 하는 사람의 인생은,

미래가 되더라도 변함이 없거나 집에 대한 중요도가 더 커질 것이다.


미래에는 아마 집이라는 공간이 지금보다 더 많은 것을 해낼 수 있는 집약적인 공간이 되어,

학교가 되기도 하고 직장이 되기도 하고, 호텔이나 카페가 되기도 할 것이다.


환경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이번 코로나를 계기로 집이라는 공간의 중요성과 어쩔 수 없었지만, 집과 친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맞닥들여졌을 때의 우리의 모습을 봤을 것이다.


그만큼 한국인들은 투자처로서의 집을 생각했지만, 그 너머에는 더 중요한 것들이 있었던 것이다.


미래의 집을 구성하는 많은 요소들이 있지만,

아마 집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들이 가구, 가전, 가족 등일 것이다.


그 중에서 가전의 미래에 대해서 좀 더 얘기해 보고자 한다.


가전(家電, Home Appliances)이라는 용어의 구성에서 보듯이, 집과 전기제품의 결함, 집에서의 큰 역할을 담당할 수 밖에 없는 위치에 있음은 어쩌면 당연한 말이다.

요즘은 워낙 가전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작심을 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가격이 많이 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써 온 가전보다 훨씬 더 예쁘고, 더 좋은 기능들이 많아 나의 삶을 업그레이드해 줄 것이라는 믿음 하나로 큰 맘 먹고 구매를 한다.


그 기분을 오랫동안 간직하고자 한번에 구매하지 않고, 여러 해를 두고 기억하면서 나눠서 지불하는 수고로움도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나의 삶은 분명히 나아졌다.

그 나아진 삶을 더 가치있게 하기 위해 가전사들도 여전히 새로운 가전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기 위해 불철주야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


앞으로는 가전이 과연 가전이라는 카테고리에만 갇혀 있으면서 지금처럼 소비자들에게 값비싼 소모품 정도로만 취급을 받을 것인지, 새로운 시장을 열면서 가전의 가치를 다시 한번 끌어올릴 것인지가 관심의 대상이다.



Home Appliances에서 Home Burtler, Life Styler로 가기 위해


서론은 길었지만, 이제부터 가전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해갈지 즐거운 상상을 해보자.

우리가 생각하는 가전제품인 냉장고, 세탁기를 너머 Beyond 가전들이 나오고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 기존 가전의 한계

나의 기억 속에 있는 가전


예전부터 가전하면 떠오르는 모습은, 한번 구매를 하고 나면, 신경이 안가는 전자제품이면서, 또 그렇게 신경이 안가는 제품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곤 했다.


냉장고는 용량이 크고 시끄럽지만 않으면 최고였고, 냉동실에 아이스크림이나 냉동식품 등이 가득 들어갈 수 있는 공간만 제공한다면 무리가 없었다. 세탁기는 원래 시끄러운 가전의 대명사였지만 이제는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으면서 주말이면 하루 종일 제 할일을 해내고 있는 일꾼이다. 에어컨은 이렇게 무더운 날에 없으면 안되는 존재로 여겨지며, 환경 파괴의 주범이라고 손가락질을 받아도 이미 우리에겐 삶의 동반자가 된지 오래다.


하지만, 가전은 점점 노후화되고 언젠가는 교체를 해야 하지만, 집은 점점 좁아지고 있고, 매번 새로운 제품을 사기에도 많은 부담이 된다. 백색가전의 시대가 지난지 한참이 되었고, 가전을 그저 집안 일만 해주는 전자기기로 여기기에는 너무 많은 일을 해내고 있다.


그래도 지금까지는 가전이 많은 역할을 담당해 왔다.

세탁소를 가는 시간과 비용, 횟수를 줄여주었고, 신선하게 유지하는 공간을 제공하여 자주 장을 보러가지 않아도 일주일은 넉넉하게 생활할 수 있게 되었다.

쾌적하고 시원한 공기 덕에 외출을 하지 않음으로 인한 소비를 줄여주었고, 외부에서 견뎌내야 하는 어려움들을 덜어주었다고도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집이라는 공간을 더 머물러도 힘들지 않은 공간으로써 한층 더 끌어올린 공신이다.


하지만, 여전히 단순한 음식물 보관공간, 보조기기로 여겨지기도 하고, 노동을 오히려 야기시키는 기기이기도 하다. 노동시간을 줄여줘야 하는 전자기기가 여전히 노동시간을 줄이지 못하고 있으니, 주부로서는 가전이 그리 만족스럽지 못할 수도 있다.


시간이 지날 수록 가전의 소음은 더 커지지만, 성능은 떨어지는 모습을 나이가 들어가면서 같이 봐야 하는 안타까움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가전사에서는 이런 어려움들을 시의적절하게 간파하고는 더 좋은 성능의 가전, 조용하고 효율적인 가전을 만들어 내고 있어, 새롭게 구매를 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상대적인 혜택을 받게 되었다.


조금 더 나은 생활을 위해 그럼 가전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 초연결성


모든 걸 연결해야만 하는 세상


집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모든 것이 하기 싫어진다.

그냥 쉬고 싶고, 그냥 누가 다 해줬으면 하는 바램이 크다. 가사를 맡고 있는 아빠든, 엄마든, 혼자살고 있는 젊은 세대든, 1인 가구를 이루고 있는 많은 사람들도 모두 포함한다.


날씨가 더운 날에는 더운대로, 추운 날에는 추운대로 힘이 들고, 집에 가면 해야 할 일이 산더미다.

이럴 때는 정말 내가 집에 가기 전에 우렁각시가 와서 모든 것들을 다 해놔 줬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마련이다.


최근에는 집 밖에서도 스마트폰 앱을 통해 가전제품을 켜고, 해야 할 일들을 예약해 둘 수 있다.

내가 집 근처에 도달했으면, 나의 위치를 파악해서 미리 설정된 에어컨을 온도에 맞춰 켜고, 내가 돌아올 시간에 맞춰 미리 청소를 끝낸 청소기는 제자리로 들어가도록 한다.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려줘서 필요한 식재료는 미리 주문을 하거나 마트에 들러 사갈 수 있도록 알려준다. (사실 잘 쓰지는 않지만 그런 기능이 있다.) 세탁기도 세탁물을 꺼내 건조를 직접 해야 하다보니, 내가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세탁을 끝내도록 시간을 조절하고, 도착하면 바로 건조기에 넣을 수 있도록 미리 준비를 해둔다.


이런 기능들이 있다는 건 잘 알지만, 사용법이 어렵거나 몰라서 접근하기 힘든 경우도 많다.

앱을 통해 내가 가진 가전을 연결하는 작업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가지고 있는 가전이 한 회사의 제품이라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이런 제품을 연결하기도 어려워 한다.

앞으로 모든 가전과 기기들은 연결이 된다.


오래전부터 이미 이런 시도는 많았지만, 이제는 때가 온 것 같다.

다른 가전사의 제품이라도 서로 서로 연결이 되는 시대가 오고 있고, 가전을 떠나 자동차와 주변 인프라와 연결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지금은 개별 산업 카테고리 내가 되겠지만, 진정으로 6G가 상용화가 되는 시점에는 교통과 모든 기기들은 연결되어 상호보완적, 융합적인 효과를 낼 수 있게 된다.

아마 그 시기가 3년 내에는 상용화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데이터가 핵심이다.


또, 데이터 얘기다. 데이터 얘기만 나오면 다들 답답해 하곤 한다.

맨날 데이터, 데이터...데이터가 핵심이면 데이터를 잘 활용하면 되고, 데이터를 잘 모으면 되는거지

왜 데이터에 대한 얘기가 나올 때마다 힘들어 하는 걸까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 잘 모아야 하는 데이터가 잘 모이지 않고, 모아놓은 데이터는 쓸모없는 데이터가 많아 의미가 있는 데이터를 찾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하루에도 엄청난 데이터가 쏟아지는 이 시대를 살면서 나에게 필요한 데이터란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저 뉴스보고 내가 관심가는 기업의 정보를 보고, 스마트폰으로 주고 받는 메세지나 보면서, 저녁식사 걱정을 하는 정도라면 데이터는 극히 일부이며, 또 극히 제한되어 있기 마련이니까.


뭔가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외양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닌, 그 속을 봐야 한다.

내용물이라는 것이 바로 데이터가 된다. 특히, 나에게 의미있는 쓸모있는 데이터이다.

가전에서 사용하는 데이터는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가전을 사용하는 사용자에 대한 프로필 데이터이고, (일명 개인정보) 또 하나는 가전을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가전 데이터이다. (라이프 로그, 타스트 데이터, 사용 데이터)


이런 데이터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뭘까? 당연히 가장 중요한 데이터는, 사용자에 대한 데이터이다.

그 사용자를 알게 되면 거의 50% 이상은 성공한 것이다.

사용자를 알지 못하고 그 사용한 데이터로 사용자를 유추하기란 하늘의 별따기, 장님 코끼리 다리만지는 격이다. 반드시 사용자의 데이터를 확보하려는 경쟁이 더 치열해 진다. 물론, 전 세계적으로 개인정보보호법이 강화되면서 더 민감해 지고 있지만, 법으로 인해 데이터를 사용하지 말라는 것이 아닌, 효과적이고 안전한 사용을 통해 이익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제시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미 '마이데이터'라는 제도를 통해, 나의 금융데이터를 다 같이 공유하는 시대가 왔다.

어떤 금융권에서도 나의 개인데이터와 금융데이터를 결합하여 개인의 재정상태, 투자수준으로 생활 수준을 간파하고, 이에 맞는 상품들을 쏟아내면서 이목을 끌고 있다.

그만큼 사용자에게 혜택과 이익이 있기 때문에, 사용자들은 개인정보가 공유됨에도 불구하고 마이데이터에 호의적으로 바뀌고 있다.


가전의 데이터와 연관지어 얘기해보면, 나의 사용데이터는 나의 예금, 대출, 투자, 연금 등의 정보가 되는 것인데, 이것만 가지고는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기 쉽지 않다. 나이와 성별, 직업과 사는 지역을 결합하는 순간, 고객을 제대로 파악하게 되는 것이다.

가전사에서도 '마이 라이프 데이터'라는 것들로 좀 더 확대하지 않으면 각 회사에서 개별적으로 개인정보를 얻기위해 시간과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마이 라이프 데이터'라는 컨셉은, 각 금융사에서 하듯이 사용 중인 기기들에 입력한 개인정보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하면서,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해야 결국 원하는 개인정보를 취득해 낼 수 있을 것이다.

1)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삶을 위해, 2) 더 많은 쓸모있는 생활의 데이터를, 3) 조금은 정제한 후에 받아서, 4) 고객이 사용한 데이터를 보고, 5) 고객의 생활을 이해하고 원하는 것들을 알아낸 후에, 6)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정보(제품, 사용방법, 행동요령)를 주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사용한 데이터를 인공지능을 통해 가전의 상태를 좀 더 업그레이드시키고, 추가적인 수요에 대한 부분을 예측하고, 정말 원하는 니즈와 의도가 뭔지를 파악해 내는데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 인공지능이 가전을 숨쉬게 한다.


그 전에도 인공지능을 가전에 접목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사람들이 알기 전부터 인공지능이라는 기술은 있었고, 그 기술을 가전에 접목하고 있었다.

하지만, 가전은 컴퓨터가 아니기 때문에 인공지능이란 걸 넣기에는 한계가 많았고, 또 그렇게 쓰지 않더라도 가전을 사용하는데에는 전혀 무리가 없다.


가장 중요한 건, 인공지능을 구성하는 것 중 가장 중요한 데이터가 없다는 것이었다. 학습한 걸로 알고리즘을 만들어서 데이터가 들어오면 학습된 알고리즘으로 더 좋은 결과를 알려준다는 다소 상식적이지만 제한된 환경 내에서는 열심히 달려왔던 것이다.

이제는 단순 입력된 '미리 정의된 데이터'로 인공지능을 통해 예측하는 것이 아닌, 생성형 AI (챗 GPT와 그 이상의 GPT 수준), 적응형 AI를 통해 지속적인 인터렉션을 통해 잠재적으로 원하는 바를 찾아내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가전의 기능을 다 기억하지 않아도 원하는 바에 맞게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어 주는 것과 내가 원하는 미래를 셋팅해 두고 그에 맞게 주변의 모든 것들이 알아서 움직이게 하는 것이 앞으로 가전에서 인공지능과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최근의 전략적인 트랜드를 보면, 홈에서의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는 듯하다.

인공지능을 통해 고객과 인터랙션을 하기 위해 가전에 부착된 마이크나 카메라를 통해 인식된 정보를 중앙에 집중된 곳에서 분석, 처리하여 고객에게 피드백을 주는 구조에서, 가전 내에 장착할 하나의 모듈(AI SoC, System on Chip)을 통해 자체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처리하여 고객과 소통하는 장치에 대한 움직임이 많다는 것이다.

기존 대형 가전사에는 내부적으로 소화하고 있는 이 부분을, 다른 업체에서는 어떻게 접근할 지 개인적으로 궁금한 부분이기도 하다.


이런 방향성에 발맞추어, 드디어 인공지능으로 무장한 가정용 홈 로봇에 대한 니즈가 부각되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많은 시도들은 있었지만, 모두 때가 있는가보다 싶다.

이제는 준비가 되어도 되는 시기가 된 것 같다. 바야흐로, 6G으로 초연결성 사회가 오고 있고, 인공지능의 부흥, 1인 가구의 증가, 경제적인 소화 능력, 개인화 집중 시대 등이 이런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하나의 기술과 트랜드가 사회의 변화를 만들 수는 없다.



■ 모빌리티 가전

움직이는 가전


가전이 직접 움직인다는 뜻에서 모빌리티 가전이 아니다.

실제로 가전이 직접 움직이는 것은 지금은 로봇청소기가 거의 유일하다. 그런데, 다른 가전이 움직여야 할 필요가 있는가가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냉장고? 세탁기? 에어드래서(스타일러), 에어컨? 공기청정기?

굳이 움직여야 하는걸까?


최근 들어,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1인 가구에 대한 수요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인구통계학적으로 조사한 내용을 보면, 22년 기준 1인 가구의 비율은 전체 인구의 34.5%나 된다.

그 비율 중에, 20 ~ 30대가 12.3%, 60 ~ 70대가 9.5%를 차지한다. 1인 가구가 증가해 가면서, 가전에 대한 수요도 많이 달라질 수 있다. 1인 가구의 경우, 오피스텔이나 레지던스처럼 가전이 갖추어진 공간에 거주하는 경우도 있지만, 가전을 구매해야 하는 경우에는 주거공간에 맞는 가전을 구매해야 하는 고민이 있다.

그렇게 된다면, 가전도 소형으로 구매를 해야 하지만, 내부적으로 이동이 쉬운 가전이 좀 더 수요에 근접한 제품이 될 것으로 생각이 된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현재의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되는 부분이다.

1인 가구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가구에서는 가전의 사용은 줄어들고, 외부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들이 늘어나고 있다. 주말에는 여행이나 캠핑을 하는 가구도 많이 늘어나고 있어, 이에 맞는 가전이 있다면 소비자들이 원하는 Needs를 맞춰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된다면, 이동을 하는 가전의 필요성도 부각이 될 수 있다.

가장 Needs에 맞는 이동가전의 경우는 냉장고가 될 것이고, 이 냉장고는 기존 냉장고와 결합될 수 있는 모듈형 냉장고가 될 것이다.

공기청정기의 경우도, 충분히 차량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청기를 성능이 낮은 공청기를 사용하는 것이 아닌 집에서 사용하는 가전과 결합되는 모듈이라면, 활용도가 더 높아질 것임에 분명하다.

자동차 제조사와의 협업을 통해 차량과 같이 결합된다면, 유일무이한 가전사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추가로, 최근 가전 구독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가전사의 경우, 가전을 구독하게 되면 외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준다고 한다.


이 혜택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구독 서비스의 장점을 얻을 수 있을 지는 아직 의문이 들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외부의 세탁서비스, 반찬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업체에 맞는 가전을 기획해서 이를 공급하면서 기존 가전이나 앱과 연계하는 부분을 좀 더 고민해 본다면, 더 확장된 서비스 바운더리가 될 것으로 생각이 든다. (물론, 가전 모델을 하나 만드는데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많기 때문에 전용으로 만드는 것보다 범용으로 만들 수 있다면 서비스 제공업체를 더 많이 수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가전도 이제 움직이는 시대가 온다.



■ 세상에 없던 경제 가전


가전과 경제. 무슨 관계가 있을까?

가전을 구매하게 되면 이미 비용은 지불한 것이고, 가전 자체는 지속적으로 그 가치가 하락을 하게 된다.


그런데 무슨 가전과 경제를 얘기할 수 있을까?


일단 가전은 가전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전기를 사용한다. 전기가 있어야 에어컨과 TV를 켤 수 있고, 세탁을 하거나 식품을 보관할 수 있다.

충전된 청소기도 이미 전기로 충전을 해놓은 상태에서 배터리가 허락된 양에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말이다.

어떤 경우에는 많은 전기를 사용하고, 나라에 따라서 전기세를 누진세로 적용하거나 동일한 전기세를 적용함으로써, 차등하여 지불하도록 하지 않는 나라도 있다. 계절에 따라 사용하는 전기의 양이 많이 달라지다보니, 전기사용에 대한 민감도가 올라간다.


소비자들은 이 전기세를 조금이라도 절감해 줄 수 있는 가전에 관심을 갖게 마련이다. 에너지 등급에 따라 가전의 가격도 차이가 나겠고, 이후 전기소비량에 따른 전기세도 차이가 날 것이다. 실제로 에너지 소비효율이 가전을 구매하기 위한 의사결정단계에서 큰 작용을 하는 것은 아니다.


가전의 에너지 소비량을 가장 많이 차지하는 가전들을 보면, 단연 에어컨과 TV, 건조기 등이다.

냉장고, 세탁기의 경우, 가전을 통해 전기사용량을 줄이더라도 전기세의 획기적인 감소를 기대하기 어렵고, 그 비용 또한 최대와 최소 간의 간격이 그리 크지 않다.

다시 말해, 내가 쓴 전기에 대한 비용을 줄이는 것에 크게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보다 더 많이 버는 것과 더 좋은 것을 사는 것에 더 열광하는 것이 요즘이다.

줄이는 것에 집중하는 것보다 새롭게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가전을 사용하다보면, 뭔가를 계속 사야 한다. 세탁세제, 공기청정기나 에어컨의 필터 교체, 청소기 먼지봉투(이제는 거의 없지만), 건조기, 스타일러 등의 향기시트 등이 그런 것이다. 필요한 것을 제때(?) 구매할 수 있도록 사용했던 이력을 통해 친절하게도 잘 알려주곤 한다.

자주 쓰는 세제를 내가 직접 구매해서 들고오는 수고로움을 덜어주는 역할을 마트가 아닌 가전사가 이제는 같이 도와주곤 한다. (물론, 싸지 않은 가격이긴 하지만, 수고로움을 몇번 덜어줌으로써)


대부분의 가전사는 고객의 정보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이를 판매와 연결시키고자 하는 시도들은 많지만, 고객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일들에는 다소 소극적이다.


소비자들이 하는 이런 소비형태를 조금 더 생산적으로 바꾸어 이를 돈으로 돌려줄 수 있다면, 가전사와 소비자들간에는 더 이상 구매 후에 이별해야 하는 경우가 더 줄어들 것이다.

내가 생산해 낸 데이터와 라이프 스타일을 가전사들은 너무나 갖고 싶어하고, 나의 개인정보와 나의 행태를 결합한 데이터는 몇명의 직원들이 몇날 며칠을 노력해야 겨우 얻을 수 있는 결과물이다.

물론, 그 결과가 맞는 경우보다 틀린 경우가 훨씬 더 많다.


개인적으로 확인해 본 결과(개인논문), 데이터를 통해 고객의 생활을 유추하는 것과 가전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직접 분석해 본 것과의 비교 정확도는 30%도 채 되지 않았다.

고객의 생활에 침투해 직접 고객(가족)의 정보를 분석하고, 데이터를 매칭해 봐도 잘 되지 않는 것을 그냥 익명의 사용자가 사용한 데이터를 통해 분석하는 것은 정말 힘든 작업이다.

이를 고객이 도와주고, 다시 고객이 사용할 수 있는 실질가치의 돈으로 환산해 준다면 고객은 더이상 헤매이지 않을 것이다.

어떤 방식이 되든 좋으니, 가전이 소비를 위한 대표적인 제품이 아니라, 이제는 생산성을 올릴 수 있는 제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점점 가치를 높여가는 홈(집)이라는 공간에서 가장 힘이 있는 제품으로 거듭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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