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아이와의 첫만남
첫사랑은 왜 이렇게 사람을 괴롭히는 걸까?
어설프게 끝나버린 첫사랑이 있었다. 그게 첫사랑인지 지금에서야 정의를 한다.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고 아쉽기만 한 것이 꼭 첫사랑에 대한 증상과 같아 그렇게 정의하기로 따뜻한 것만 좋아하는 내 마음과 같이 합의하기로 했다.
흔한 스토리지만 그게 더 무서운 법인데, 나의 첫사랑은 성당에서 시작되었다. 3년 후배인 가녀린 아이가 나의 첫사랑 상대, 발렌타인데이에 가나초콜릿으로 시작해 마음앓이의 흔적을 찾아가 보기로 했다.
정말 아무 것도 모르던, 지금의 학생들과는 순진함에서 극과 극을 달리는 고등학교 1학년 시절, 난 안경을 쓴 공부 잘하게 생긴 착한(척하는) 학생이었다. 어느 일요일, 성당을 나서 집으로 가던 중 작은 여자아이가 다가와 초콜릿을 던지듯 건내주고 뒤를 돌아 달린다. 상상도 못했던 3살 나이 차이를 극복할 생각도 못했던 나는, 초콜릿을 받아들고 집으로 가지도 못하고 우두커니 서있었다. 안경을 쓰고 누가봐도 공부밖에 몰라보이는 예쁜 그 아이는 붉어진 얼굴로 버스 정류장을 향해 뛰고 있었다.
같은 성당에서 보이는 친구라 누군지 모르지는 않는데, 고등학생이 중학생을 제대로 볼리가 없기에 그냥 매번 지나치던 무리에 있던 친구 중 하나로 기억하고 있었다. 포항에 있었던 그 작은 성당에는 유난히도 여자아이들이 많아 항상 미사시간에도 시끌시끌함보다 재잘재잘거림이 조금 더 두드러졌다.
집으로 돌아와 전혀 내색조차 하지 않고 방으로 들어갔다. 초콜릿을 싸고 있는 하얀 편지지. 포장을 뜯듯 편지지를 내리면서 안에 적혀있는 글을 읽어내려갔다.
근데 난 고등학생이고, 그 아인 중학생인데 초콜릿을 받고 이렇게 가슴이 뛰어도 되는건가 싶었다. 왠지 죄를 짓는 듯한 느낌이 들어 그 다음 주에는 성당을 가지 못했다. 친구에게 괜시리 그 아이의 안부를 물으니 이상한 놈 취급을 받았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는건가 싶기도 해 더이상 묻지도 않았다.
한달이 지나 화이트데이가 다가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