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참 좋다

by 유니버스

겨울의 따뜻함이 참 좋다.


요즘 같이 영하의 날씨가 계속될 때면, 따뜻한 실내가 더 포근하게 느껴진다.


언제나 입을 수 있을까하며 드라이클리닝해서 옷장 한켠에 모셔두었던 멋스러운 코드와 패딩을 입고, 차가운 바람을 피해가며 얼굴을 감추고 걸어갈 때면, 왠지 모를 멋스러움이 더 커진다.


가벼운 니트, 시원한 반팔 티셔츠를 입을 때도 좋았지만, 겨울이 옷이 멋스러운건 가릴 수 있는 행복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우락부락한 근육을 자랑하는 남자들을 보는 일도, 눈쌀 찌푸릴만큼 노출되는 옷을 볼 필요도 없기에, 만인이 겨울 앞에서 평등해진다.


더 차가운 도시로 갈수록 더 따뜻하다. 조명은 퍼지듯이 노랗게 빛나고, 그 조명 아래에서는 온기가 느껴지지 않아도 따뜻한 감성을 느낀다. 눈이 내리는 도시는 더 따뜻하다.


펄펄끓는 온천, 뜨거운 커피, 따뜻한 음식을 좋아하는 나는 분명 여름보다 겨울을 더 사랑한다. 가끔 배가 들어가고 근육이 나올 때에는 괜시리 티셔츠를 입고 자랑할 때도 있었겠지만, 기억 속에서 잊혀진지 오래라서 그런지 겨울이 더 사랑스럽다.


겨울이 되면 빨개지는 딸 아이의 볼이 유난히 더 예뻐보인다. 두꺼운 패딩을 입고 다니지 않으면서 젊을 자랑하는 딸이 부럽기도 하고, 사랑스럽기도 하다. 나도 이제 이런 딸의 아빠가 되었다는 것이 자랑스럽기도 하다.


겨울은 추억을 곱씹게 하고, 옛 사람들을 그리워하게 한다. 커피를 마셔도 센티멘탈해지고, 옛날 그 시절의 겨울을 기억하게 한다. 이불 아래 발을 넣고 전기놀이를 하던 성당 아이들과의 추억, 낡은 패딩을 입고 추운 놀이터에 앉아 이야기 꽃을 피우며 서로의 눈치를 살피던 기억들도 이제는 더 아름다운 추억이 되었다.


이 겨울이 가면, 다음 겨울이 올 때까지 한없이 기다려야 한다. 쉽게 오지 않는 이 나이의 이 겨울, 또다시 하나의 멋진 추억을 만들고 서서히 사라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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