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7시부터 시작된 첫 수업.
전혀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간간히 서로 인사들을 하는 시람들은 있게 마련이다. 어색한 시간이 흘러 드디어 강의가 시작되었다. 개론수업이라 그런지 석사와 박사과정생들이 섞여있고, 누가 석사과정인지 박사과정인지 전혀 알수는 없다.
개론을 시작하자마자 내용들은 대부분 아는 내용들이지만, 그동안 아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입 밖으로 내는 것이 더 중요함을 알기에 조금씩 중얼거리면서 수업을 따라갔다. 다들 석사과정인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은 경영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드물기도 했지만, 직장인들이 대부분이고, 이 내용에 대해 생소해 하고 있는데다 답변하는 태도들이 아직은 어색해 보여 박사과정보다는 석사과정생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말도 안되는 논리이긴 하지만, 뭐 그게 그렇게 중요하지도 않은데, 더 부끄럽지 않으려면 나를 좀 더 채찍질해야 하기에 그렇게라도 박사과정생이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사실 그렇지도 않는데 말이다. 지금와서 보니 석사학생들이 훨씬 더 훌륭한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아버렸다.
간과한 것은 박사생은 직장인이 대부분이다보니 실무에는 강하고 경험이 많으나 학교에서는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었고, 그나마 석사는 그 비중이 적고 나이가 젊어 훨씬 더 빠르게 적응해 나가는 것 같았다. 첫 수업이 끝날 때쯤이 되어가니 조금은 정리가 되는 느낌이었다. 수업 자체의 무게감은 없었지만, 이제 정말 시작이라는 무게감이 더 크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박사는 수업이 아닌 논문을 써야 하는 무게가 크기 때문에 수업에 크게 비중을 두지 않으려고는 하고 있지만, 중요한건 논문을 쓰기 위해 어떤 방향이 맞을지를 그동안 경험한 것들과 조합할 수 있는 ‘숙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이 아마 수업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은 건,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따로 시간을 내서 생각해 본다는 건 쉽지 않기 때문에 짬을 내어 하기에는 수업시간 3시간 들이 가장 좋은 시간일 것 같았다.
그걸 정리하는 시간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일 것이고...
여튼, 첫수업의 어색함과 부담감은 떨쳐버렸으니, 이제 다음 수업부터는 편안하게 자리를 잡고, 카드키가 없어 열지 못했던 과거를 그리워하면서 당당하게 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그 인내를 경험할 시간들.